▲ 시계를 디자인한 폴란드 건축가 오스카 지에타(Oskar Zieta). 출처=라도

라도가 트루 디자이너 시리즈를 선보였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각각의 개성이 녹아 있는 시계 여섯 점을 출시한 것. 시계전문웹진 <타임피스 서울투베이징>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여섯 명의 디자이너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섯 번째 순서로 폴란드 건축가 오스카 지에타에게 라도 트루 페이스를 디자인한 비하인드스토리를 직접 들어봤다. 오스카 지에타는 건축가이자 지에타 프로세즈 디자인의 CEO다. 건축가가 디자인을 얼마나 잘하겠냐고? 독일 디자인 위원회 상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비롯한 화려한 수상 경력이 그의 실력을 증명하고, 더 나아가 파리 퐁피두 센터와 뮌헨의 현대 미술관에도 그의 작품이 전시돼있으니 걱정은 붙들어 메도 좋다. 이하는 오스카 지에타와의 일문일답.

 

당신에게 시간은 어떤 의미인가?

나는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항상 세월을 초월하는 무언가를 디자인해야 하기 때문에 나에게 있어 시간은 도전 그 자체다. 만약 꿈의 시계를 가질 수 있다면, 시간을 느리게 하거나 빠르게 해 시간의 경계를 늘리고 싶다.

 

세월을 초월하는 오브제를 디자인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자연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다. 나무나 귀금속으로 만든 작품은 시간이 갈수록 더 멋있어진다. 나의 작업 스타일은 소재를 먼저 선택한 뒤 형태와 기능을 적용시키는 식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맡기 전, 라도와 인연이 있다고 들었다

지난해 트렌드 예측 전문가 리더바이 에델쿠르트(Lidewij Edelkoort)가 맡은 라도의 특별 전시회에 작품 몇 점을 전시한 적이 있다. 플룹 스툴과 타플라 미러를 내놓았는데, 타플라 미러는 부푼 모양의 유광 금속으로 제작한 것으로 주변 환경을 아름답게 반사하는 특징이 있다. 이번에 제작한 트루 페이스 시계에도 동일한 기법을 적용했다.

 

라도 시계를 처음 본 순간을 기억한다던데

2000년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에서 공부하던 시절이었다. 취리히의 중심가인 반호프스트라세(Bahnhofstrasse)에서 일생 처음으로 라도 시계를 마주했다. 라도 시계의 첫인상은 지나치게 기하학적이고 날카로웠다. 그러나 이젠 라도의 미니멀한 디자인이 꽤 마음에 든다.

 

▲ 오스카 지에타가 고안한 트루 페이스. 출처=라도

시계 브랜드와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인가?

그렇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개인적으로도 큰 도전이었다. 최종 작품인 트루 페이스가 미니멀리즘의 새로운 형태라 불린다는 점이 기쁘지만 이 또한 라도 특유의 미니멀한 디자인과 정체성 덕이라 생각한다.

 

트루 페이스를 디자인하기 위한 영감은 어디에서 얻었나?

기능은 물론이고 기술적, 미학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해 시계를 제작하고 싶었다. 트루 페이스는 소재에 힘을 기울여 귀중한 소재가 눈에 띄도록 디자인했다. 광범위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했지만 시계의 미묘한 디테일과 빛의 반사, 트루 페이스가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방식에 계속해서 집중했다.

 

소재를 정말 중요시하는 것 같다

디자인 과정에서 소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소재의 정체성을 최대한 활용해 아름다운 오브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트루 페이스를 디자인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트루 페이스는 하이테크 세라믹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스테인리스 스틸 다이얼을 장착하고 있다. 단,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은 무광 처리하고 다이얼은 유광 처리해 대비되는 매력을 극대화했다.

 

▲ 트루 페이스는 오목하게 들어간 미러 다이얼이 특징이다. 출처=라도

프로젝트 중 어려운 점은 없었나?

원하는 소재를 원하는 방식으로 적용하기 위해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총동원해야 했다. 이전에 부푼 금속 창작품을 디자인하기 위해 고안해 낸 내부 압력 변형 기술이 있는데 이를 시계 제조 과정에 적용하려니 어려움이 있었다. 소규모로 디자인하는 것 또한 새로운 도전이었다.

 

라도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라도는 독특한 브랜드다. 기술면에선 혁신적이고 용감무쌍한데, 디자인은 미니멀리즘을 기반으로 한다. 라도의 이와 같은 반전 매력은 트루 페이스를 디자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거장 디자이너가 만든 시계(1): 스위스 빅 게임 스튜디오

▶거장 디자이너가 만든 시계(2): 미국 인테리어 디자이너 사무엘 아모이아

▶거장 디자이너가 만든 시계(3): 프랑스 디자이너 필립 니그로

▶거장 디자이너가 만든 시계(4): 오스트리아 디자이너 라이너 머치

 

▶ 지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계 집결지 [타임피스 서울투베이징 홈페이지]

▶ 타임피스 서울투베이징  공식 포스트 [타임피스 서울투베이징 N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