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일상가젯 - 물건이 바꾸는 일상 이야기. 제이버드 런 편

#운동과 멀어진 대가 매년 받는 건강검진. 올해도 운동 부족이란 결과가 나왔다. 하긴. 일주일에 숨찬 운동을 몇 회나 했느냐는 질문지에 당당히 '0'을 택했으니. 예상은 했지만 마음이 헛헛하다. '왜 이렇게 살지.‘

충격은 다른 데서 받았다. 몸무게 앞자리가 달라졌다. 수렁에 빠져들고 있단 느낌을 받았다. 표준에서 과체중으로, 과체중에서 비만으로. 운동 안 하고 먹기만 하니 억울하진 않다. 세상 참 공평하다.

운동을 싫어하는 편은 아니다. 정확히는 운동보다 스포츠를 좋아한다. 농구든 축구든 전엔 열심히 해댔다. 헬스클럽에서 하는 반복 운동엔 취미가 없다. 이런 말 해서 뭐하나 생각이 든다. 지금은 스포츠든 운동이든 내 일상과 거리가 멀다.

▲ 사진=노연주 기자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비만'이란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고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다시 운동을 시작하지 않으면 몸이 더 나쁜 쪽으로만 기울어지지 않을까. 다이어트까진 아니어도 건강을 위해 몸을 굴려야 하겠단 생각이 든다.

마냥 막연하긴 하다. 워낙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터라 영 어색하다. '내가 다시 운동을 시작할 수 있을까?' 심지어 심각하게 추운 날들이 이어지고 있지 않나. 괜히 운동하다가 빙판에 미끌어져 다치면 어떡하니.

아니다. 지금부터 의지를 다져야 한다. 그래야 다가오는 봄엔 몸을 움직일 수 있을 테니. 실천은 어쨌든 나중 일이다. 마침 이사온 동네에 제법 큰 공원이 있다. 운동하러 나온 사람이 잔뜩이다. 그렇다면 무슨 운동을?

▲ 사진=노연주 기자

#러닝을 빙자한 핑계 두터운 점퍼를 걸치고 공원에 염탐하러 나갔다. 남들이 어떤 운동을 하는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뛰거나 걷거나. 농구나 체조를 하는 사람도 간혹 보인다. 줄넘기도. 추운데 참 부지런히들 움직이더라.

현실을 생각하면 걷거나 뛰는 게 제일 간편하다. 생각만 해도 재미없다. 역시 지루한 반복 운동이니까. 대책이 필요한 순간. '그래, 음악이라도 들으며 뛰자.' 좋은 음악이 있다면 '뜀박질'은 우아한 '러닝'이 될지도 모른다.

장비병 아니랄까봐 장비를 물색하기 시작한다. 스포츠 블루투스 이어폰 따위를 알아본다. 검색결과를 살피다 알게 된 사실 하나. 에어팟처럼 완전 무선인 이어폰 신상이 상당히 많더라. 자꾸만 눈이 간다. 운동하다 귀에서 빠지면 분실 각?

#완전 무선 스포츠 이어폰의 탄생 수백 가지 제품을 훑어도 꼭 기억에 남는 하나가 있게 마련이다. 제이버드 런이 그런 물건이다. 런은 로지텍 자회사 제이버드의 완전 무선 스포츠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나온 지 얼마 안 된 신상이다.

왠지 같이 뛰고 싶은 이름이다. 패키지에 이어팁과 이어핀이 크기별로 들어있다. 귀에 이어폰을 단단히 고정시킬 수 있는 액세서리다. 스포츠 이어폰 아니랄까봐 이중 나노코팅 처리로 땀에 강하다. 더 고민할 것도 없다. '너로 정했다.'

제이버드 런 영접의 시간. 세상 잘생겼다는 느낌이다. 실물이 빛나는 물건은 공통점이 있다. 디테일과 재질감이 살아있다는 것. 충전 케이스도 잘빠졌다. 길쭉한 모양이라 손에 착 감긴다. 주머니에 찔러 넣기도 좋고.

런을 착용하고 괜히 미친 사람처럼 머리를 흔들어댔다. 운동하다 빠져 없어지면 큰일이니 테스트 차원이다. 빠질 생각을 하지 않으니 일단 합격. 귀에 차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가볍고 착용감이 괜찮다.

▲ 사진=노연주 기자

#운동이 있는 삶 역시 선이 없어 한없이 편하다. 목을 이리저리 꺾어도 걸리는 게 없다. 자유롭다. 블루투스4.2가 안정감 있는 무선 연결을 보장한다. 소리도 나쁘지 않다. 특히 제이버드 앱으로 세밀한 음장 조율이 가능하다.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설정을 바꾸면 된다.

앱에서 유명 러너나 연예인이 사용하는 음장을 검색해 활용할 수도 있다. '내 이어폰 찾기' 기능도 있더라. 잃어버린 제품 위치를 추적 가능하다. 완전 무선의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유용한 기능이다.

무선 제품은 배터리가 문제 아닌가. 최대 4시간 연속재생이 가능한 스펙이다. 여기까진 조금 모자란 느낌이다. 충전 케이스를 활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총 12시간을 버틸 수 있다. 12시간 연속 운동할 일은 없지 않을까.

급속 충전 기능도 있다. 5분 충전으로 1시간 음악 재생이 가능하다. 배터리가 없어 운동에 못 나가겠다는 핑계를 댈 수 없겠다. 조작도 쉽다. 버튼 하나로 해결된다. 시리나 구글 어시스턴트를 불러낼 수도 있고.

에어팟이 처음 등장했을 땐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이젠 완전 무선 이어폰이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다. 제이버드 런 덕에 '운동이 있는 삶'도 내 일상에 조금 더 가까워진 듯하다. 난 아직 런과 함께 첫 운동을 나가지 않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