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체 종근당이 지난해 ‘오너리스크’로 뼈아픈 경험을 했지만 착실한 매출 성장에 힘입어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룹사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약기업 종근당의 공이 컸다.

▲ 사진제공=종근당.

종근당그룹은 지주회사 종근당홀딩스와 자회사인 제약사 종근당, 경보제약, 생명공학회사 종근당바이오, 건강기능식품 업체 종근당건강, 부동산임대업체 종근당산업, 홍보대행사 벨커뮤니케이션즈, 보안업체 벨아이앤에스, 자산관리업체 벨에스엠, 플랜트설비업체 벨이앤씨, 투자회사 CKD창업투자 등 11개 회사로 이뤄져있다.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해 1조 클럽에 드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재작년보다 매출이 늘어났다. 종근당의 지난해 3분기 실적은 64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이 중 제약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는 종근당, 경보제약, 종근당바이오, 종근당건강 등 4곳이다.

종근당은 유한양행, 광동제약, 녹십자에 이어 지난해 국내 제약사 매출액 4위에 오른 상위권 제약사다. 경보제약은 원료의약품 분야에 강점을 지닌 회사로 지난 1987년 설립돼 1996년 종근당에 인수됐다. 종근당바이오도 경보제약과 마찬가지로 원료의약품이 주요 매출원인데 화학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경보제약과 달리 발효 원료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종근당건강은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회사로 오메가3, 유산균, 홍삼, 비타민 등이 주요 생산 제품이다.

종근당, ‘1조 클럽’ 실패했지만 강력한 성장세 

종근당 그룹을 대표하는 기업은 단연 종근당이다. 이 회사는 지난 1941년 5월7일 ‘궁본 약방’으로 시작해 1956년 1월10일 ‘주식회사 종근당 제약사’로 법인 등록했다.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것이 주 사업으로 2015년 매출액 5925억원, 2016년 매출액은 8320억원을 기록하는 등 계속 성장했다.

지난해 초반에는 매출액 1조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아쉽게 실패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정확한 매출액은 나오지 않았으나 지난해 매출은 1조원을 넘기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2016년보다는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 자누비아.출처=종근당

당뇨병치료제·뇌질환치료제 등 전문의약품군 ‘강세’

종근당의 매출액 성장은 전문의약품이 견인했다. 전문의약품은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과 달리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지난해 종근당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2016년 초 미국MSD로부터 도입한 당뇨병치료제 자누비아다. 자누비아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868억원이다. 이는 종근당 전체 매출액의 13.57%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어 뇌혈관질환치료제 글리아티린 335억원(5.24%), 고혈압치료제 딜라트렌 315억원(4.93%),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로우 295억원(4.62%),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젯 247억원(3.86%) 순이었다.

올해 판매 품목도 대폭 늘었다. 종근당은 올해 ▲알레르기 비염치료제 나조넥스 ▲인플루엔자 감염증 진단 퀵나비플루 ▲안구건조증 치료제 제노벨라 ▲안면부 주름 개선제 하이알듀, 하이알 ▲진통제 펜잘더블유이부프로펜연질캡슐 ▲발기부전치료제 센글라정 ▲과민성방광 치료제 솔리토스구강붕해정 등 7개 제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종근당이 개발 중인 신약 후보 물질은 총 19가지다. 개발 완료에 가장 근접한 약물은 고지혈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CKD-391로 1월 기준 임상 3상을 완료했다.

▲ 종근당이 2017년 새롭게 출시한 제품 목록.출처=종근당

경보제약·종근당바이오, 종근당과 함께 성장

경보제약과 종근당바이오는 종근당에 원료의약품을 제공하는 등 상부상조 관계다. 종근당 완제의약품의 원재료 중 고지혈증 치료제인 리피로우의 원료인 아토르바스타틴 칼슘은 경보제약으로부터, 면역억제제인 타크로벨의 원료 타크로리무스는 종근당바이오로부터 매입했다.

종근당의 성장과 더불어 경보제약과 종근당바이오도 함께 컸다. 경보제약의 2016년 매출액은 1867억원으로 2015년에 비해 4.9% 증가했다. 종근당바이오의 매출액은 같은 기간 1066억원에서 1130억원으로 6% 올랐다. 경보제약의 시장점유율은 대웅제약의 계열사인 대웅바이오, 동아제약의 계열사인 에스티팜에 이어 3위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