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게임빌

#그남자 - 그 남자가 사랑하는 모든 것. 로열블러드 편

(2화 이어서)

“지금부터 로열블러드의 ‘보이지 않는 부분’을 이야기해줄게.”

이제 대중교통 막차시간을 걱정해야 할 때다. 그 남자의 로열블러드 이야기는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정식 출시되지도 않은 게임에 대해 이렇게나 할 얘기가 많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집에 가고 싶다.’

“유니티랑 언리얼이 뭔지 알아?” 그 남자가 질문했다. 자기 말 집중해서 듣고 있나 테스트라도 하려는 건지. 무심하게 답했다. 게임 아니냐고. 그 남잔 씨익 웃더니 세상 친절하게 설명했다.

“게임 엔진은 게임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프로그램이야. 문서 작성할 때 워드나 한글을 활용하는 것처럼. 유니티랑 언리얼은 게임 엔진 양대산맥이지. 로열블러드는 유니티5로 개발한 게임이야.‘

점점 어려워진다. 세계관이나 캐릭터 소개할 때가 좋은 시절이었다. 도통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 남잔 아랑곳하지 않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로열블러드는 유니티5의 잠재력을 최대로 끌어낸 게임이라 생각해. 그래픽이면 그래픽, 최적화면 최적화. 사양이 떨어지는 스마트폰으로도 쾌적한 플레이를 할 수가 있지. 글로벌 흥행에 유리한 조건이야.”

그 남자에 따르면 로열블러드는 유니티 엔진을 개발한 회사 유니티에서도 주목한다. 미국, 네덜란드, 서울에서 개최한 유니티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기대작으로 소개됐다. 특히 유니티 CMO(최고 마케팅 책임자)가 로열블러드를 아시아 투어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게임으로 꼽았다.

▲ 출처=게임빌

그 남자가 생맥주 한잔씩 더 시켰다. 아직도 할 얘기 남았다는 걸 행동으로 드러낸 셈이다. “너 게임빌 게임은 많이 해봤니?” 그 남자가 물었다. 기억을 더듬다가 답했다. ‘피싱마스터’와 ‘서머너즈워’라고.

“서머너즈워는 컴투스.” 그 남자가 다시 비웃음을 머금었다. 또 기분 나빠지려는 타이밍. 그는 틈을 주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게임빌이 아니었다면 내가 이토록 로열블러드가 출시되길 기다리진 않았을 거야.”

‘왜?’라 대답하자 잠깐의 머뭇거림도 없이 말을 이어나가는 그 남자. “게임빌은 컴투스와 함께 국내 1세대 모바일게임 회사지. 올해로 창사 18주년이야. 개인적으로는 2000년대 초반에 ‘놈’을 재미있게 플레이한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흘렀구나.”

▲ 놈3. 출처=게임빌

잠깐 먼 산을 바라보던 그 남자가 정신을 차린다. “게임빌은 2000년 창사 이후 꾸준히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왔어. 다양한 모바일 게임을 흥행시키며 게임 한류를 불러일으켰지. 세계 10여개 거점 지사를 확보한 지금도 ‘글로벌 넘버원’이 되겠다는 자세로 도전을 계속하고 있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게 게임빌은 신뢰의 이름이야. 단순히 게임이 재미잇는 걸 떠나서 운영 노하우가 남다르거든. 현지화도 잘 해내고. 게임빌이 로열블러드로 글로벌 MMORPG 시장을 주도해나갈 거야.”

▲ 로열블러드 스크린샷. 출처=게임빌

그 남잔 가방에서 A4 용지 한 장을 꺼냈다. 역시 로열블러드에 관한 문서였다. 내용을 미처 암기하지 못한 걸까. 문서 내용은 ‘MMORPG 가치 지키기 위한 3대 정책’이다. 게임빌이 게이머를 상대로 내건 ‘약속’으로 볼 수 있겠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누구나 노력한 만큼 확정형 성장.

로열블러드’의 성장 시스템은 확률에 따른 성장이 아닌 확정형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게임에서 캐릭터를 강화하는 데 사용하는 장비와 캐릭터 강화 모두에 해당하며, 성장에 실패가 없도록 구성했다. 모든 장비는 성장 재료만 있으면 최고 단계까지 강화와 진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둘째, 최고 성능의 장비는 팔지 않는다.

로열블러드에서는 최상위 장비를 얻기 위해서는 여전히 게임 플레이가 필요하게 된다. 일부 게임에서 최고 성능의 장비는 확률형 상품에서만 획득 가능한 것에서 차별점을 두고, 최상위급 장비를 ‘레이드’ 콘텐츠에서 기여도 1등을 달성한 유저에게 확정적으로 지급한다.

셋째, 모든 아이템은 인 게임에서.

로열블러드는 게임에 구성되어 있는 모든 아이템을 게임 안에서 획득 가능하다. 과금 없이 오직 게임 플레이 만으로 지속적인 성장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 남자는 문서에 적힌 내용을 장황하게 설명한 다음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 ‘제발 집에 좀 가자 인간아.’

▲ 로열블러드 스크린샷. 출처=게임빌

“로열블러드만 있는 줄 알았지? 게임빌은 대작 10여종을 올해 차례로 출시할 예정이야. ‘빛의 계승자’나 ‘자이언츠 워’는 곧 정식 출시하지. 또 다른 MMORPG인 ‘탈리온’은 2분기에 나오고. 스포츠 장르 라인업도 풍성하니 기대해도 좋아.” 그 남자는 여전히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피곤한 눈으로 회심의 질문을 던졌다. “너 혹시 게임빌 주주 아니야?” 그 남자 눈동자가 흔들린다. ‘이거였구나.’ 확신에 찬 어조로 다시 물었다. “맞지?” 그 남자 표정이 숭고하게 돌변한다. “아니다. 나는 1월12일에 군주가 될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