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그남자 - 그 남자가 사랑하는 모든 것. 비앤오 플레이 베오플레이 E8 편

#출퇴근길 황태자_“귀걸이를 착용하면 더 예뻐 보인다는 말 난 믿지 않아.” 그 남자는 지금 폭풍 수다 중이다. “이어폰을 잘 착용하면 멋져 보인다는 말은 리얼 팩트.”

오늘도 이어폰 타령인 그 남자. 무색무취 번들 이어폰이라면 질색하는 그다. 매번 이어폰이 바뀌는 그 남잔 스스로를 출퇴근길 황태자라 생각한다. 남들이 자기 이어폰에 집중한다는 망상에 빠져 산다.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낸다. 새로 장만한 이어폰이겠지. 이번 제품은 뭔가 시선을 제대로 끄는 모양이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애플 에어팟도 아닌 것이, 케이블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 사진=노연주 기자

#에어팟 부럽지 않은_“뱅앤올룹슨.” 그 남자가 그랬다. 뱅앤올룹슨이 완전 무선 이어폰을? 맞다. 지난해 연말에 나온 신상이다. 정확히는 뱅앤올룹슨 캐주얼 라인이라 할 수 있는 비앤오 플레이(B&O PLAY) 브랜드를 달고 나온 베오플레이 E8.

‘완전 무선 이어폰’이라 하면 에어팟이 먼저 떠오르는 현실이다. 에어팟 이후 무수히 많은 도전자가 등장했다. 에어팟의 그늘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역시 디자인의 애플이다.

“에어팟? 꿀리지 않아. ‘디자인’ 하면 B&O 아니겠어?” E8은 대충 스캔해도 아우라가 에어팟 못지 않다. 그 남자는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얘기했다. “E8는 덴마크 유명 산업 디자이너 야콥 바그너가 디자인했지.”

하긴, 지금 에어팟을 사긴 늦은 감이 있다. 신박한 아이템일수록 금방 식상해지는 느낌이랄까. 그 남자의 E8와 내 번들 이어폰을 번갈아 바라봤다.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시그니처 사운드_어떤 소리를 낼까. 그 남자의 E8를 노려봤다. “뭘 봐?” 응? 갑자기 들려오는 청량한 보이스. 카랑카랑은 이 목소리는 분명 그 남자가 아니다. 믿기지 않지만 E8가 입을 열었다.

“궁금하면 한 번 들어보든가.” E8의 카리스마에 눌려 즉각 응답했다. “네! 베오플레이님!” 역시 ‘B&O는 B&O’란 생각이 들게 만드는 깨끗한 사운드. ‘무선’이란 핸디캡도 아랑곳하지 않는 소릴 들려줬다.

그 남자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소리가 제법 파워풀하더라고. 5.7mm 드라이버가 하드캐리해주거든. B&O 사운드 엔지니어들이 시그니처 사운드를 살리기 위해 애쓴 티가 역력해. 베오플레이 앱으로 소리를 내 마음대로 튜닝하기도 쉽고.”

그 남잔 E8의 최대 강점이 따로 있다 얘기했다. 그건 바로 ‘무선 연결 안정성’. 사실 무선 이어폰은 여러 단점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연결 안정성이다. 그 남잔 E8와 함께하면서 ‘연결 스트레스’를 느낀 적이 1도 없다더라.

“블루투스 4.2 버전을 지원하며, 전자유도형 변환기와 DSP(Digital Sound Processing, 디지털 사운드 처리), NFMI(Near Field Magnetic Induction, 근거리 자기유도) 기술을 탑재한 덕분이지.” 아, 어려워.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쥐를 잡자_“조작이 직관적이란 점도 좋아. 사용하다보면 미래에 와있는 느낌?” 그 남잔 E8 자랑에 여념이 없다. 피스를 터치해 재생, 트랙 변경, 트랜스퍼런시 모드 활성화 등을 조작하는 모습이 신기하긴 하다.

트랜스퍼런시 모드? 왼쪽 피스 겉을 두드리면 활성화된다. 음악 청취 중에 외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유용한 기능이다. 외부 소리를 얼마나 들을지 베오플레이 앱에서 3단계 설정이 가능하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4시간 연속 재생이 가능하지. 에어팟처럼 충전 케이스가 있어. 여기 넣으면 자동으로 충전이 시작되지. 케이스 표면 소재가 가죽이라 고급스럽지. 구경할래?”

그 남자가 주머니에서 케이스를 꺼냈다. 아기 쥐처럼 생긴 쥐색 케이스다. 순간, 킬링포인트를 목도하고야 말았다. 쥐꼬리마냥 케이스에 달린 알록달록 패브릭 끈이 시선을 강탈했다.

그 쥐를 내가 잡아야겠단 생각이 솟구쳤다. ‘그 쥐꼬리, 아니 그 케이스와 E8는 내 이어폰이었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