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2018년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오는 28일까지 보름간 열린다.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제네바 모터쇼와 함께 세계 3대 모터쇼 중 하나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심장인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이 모터쇼는 그해 세계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를 읽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된다.

▲ 광저우자동차그룹의 '엔버지(Enverge)' EV 콘셉트카. 사진=광저우자동차그룹

중국발 혁신 시작?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차는 중국 로컬 자동차 업체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의 엔버지(Enverge)다. 독일이나 미국 브랜드 차가 아니라는 것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 별다른 신기술을 선보이지 못했던 중국 업체가 혁신적인 콘셉트카로 주목받아 떠오르고 있다. 

엔버지는 전기차로 최대 항속거리가 600km다. 현시점에서 나온 전기차 중 가장 긴 항속거리를 자랑한다. 특히 사이드윈도우 대신 가상현실(VR)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걸윙(Gull wing)타입 도어를 선보여 가장 혁신적인 콘셉트카로 주목받았다. 이외에 고속 무선충전은 물론 각각 바퀴에 달린 인휠모터는 중국 자동차 기술이 어느 정도 발달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광저우자동차 그룹은 중국의 대형 자동차 업체 중 하나다. 일본 도요타와 혼다, 미쓰비시, 히노, 이탈리아 피아트 등과 중국 내에서 합자회사를 운영 중이다.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하는 EV 콘셉트카 엔버지는 2019년 북미 시장에 첫 상륙 한다.

▲ 광저우자동차그룹의 '엔버지(Enverge)' EV 콘셉트카. 사진=트위터 갈무리

상품성 강화된 신형 픽업트럭 향연

상품성이 대폭 강화된 신형 픽업트럭도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주목해야 할 차다. 디트로이트에 기반을 둔 완성차 3사는 상용 트럭에 상품성을 강화한 것이 눈에 띈다.

아트크라이슬러(FCA)의 RAM 1500은 경량화 소재를 적용해 차체 무게를 100킬로그램 줄였다. 이로 인해 연비와 출력이 기존 모델 대비 크게 개선됐다. 또 RAM 1500은 테슬라 모델 S와 유사한 12인치 대화면 터치스크린을 채택해 사용자 인터페이스 향상에 신경 썼다.

▲ FCA의 RAM 1500. 사진=트위터 갈무리
▲ FCA의 RAM 1500 실내 사진. 사진=트위터 갈무리

포드는 2011년 단종됐던 중형 픽업트럭인 레인저(Ranger)를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통해 부활시켰다. 포드 레인저는 카플레이(CarPlay), 안드로이드 오토, 아마존의 알렉사(Alexa)를 칵핏 모듈(Cockpit Module)에 탑재했다. 칵핏모듈은 인판넬과 각종 계기판, 오디오, 공조시스템, 각종 스위치, 에어백 등으로 약 130여개 부품들이 집약된 부품 조립 단위다. 운전석 모듈이라 불리기도 한다. 포드는 이외에 4G 와이파이 핫스팟을 제공하는 등 차량 커넥티비티 강화에 중점을 뒀다.

GM의 신형 실버라도(Silverado)는 알루미늄 바디패널을 활용해 차체 무게를 200kg이나 줄여내는 데 성공했다. 구체적인 제원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연비와 출력 모두 이전 모델 대비 크게 개선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 렉서스 LF1 Limitless. 사진=렉서스 홈페이지

가속화되는 혁신 경쟁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칵핏 모듈의 진화가 돋보인다. 광저우자동차그룹의 엔버지는 미래 지향적인 전면 디스플레이와 함께 사이드 윈도우 자리에 VR 패널을 장착했다. 렉서스의 LF-1 Limitless 컨셉카는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를 대시보드에 장착해 4D 내비게이션 기능을 구현해 냈다. 앞서 설명한 피아트크라이슬러 RAM 1500의 12인치 대화면 터치스크린 패널과 포드 레인저의 다양한 커넥티비티 기능은 모두 칵핏 모듈에 집중돼 있다.

▲ 렉서스 LF1 Limitless. 사진=렉서스 홈페이지

차체가 무겁고 나쁜 연비로 악명이 높았던 디트로이트 3사는 픽업트럭 경량화와 혁신 기술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미국 시장은 세단 시장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픽업트럭과 SUV 시장에서 경쟁 강도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한 해 자동차 트렌드를 보여주는 행사임을 감안하면, 올해 완성차 혁신 경쟁은 ▲칵핏모듈 혁신 ▲상품성 ▲커넥티비티 부문에서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 이재일 애널리스트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국내 완성차의 차량 상품성 개선이 시급하다”면서 “칵핏 모듈 혁신과 커넥티비티 기능의 적극적인 도입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