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실패에 가장 큰 요인은 ‘준비 부족’이다. 
실패확률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단계가 창업 준비 기간임에도 의외로 많은 예비창업자들이 다부진 준비 없이 느슨하고 부실하게 창업을 하는 경우 많다. 주변 사람들의 성공담에 혹해 ‘퇴직 후 장사나해야지’ 하는 생각은 금물이다.   

퇴직자에게 창업은 제 2의 인생이자 최대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 세밀하고 날카롭게, 단단한 준비를 해야 한다.   구멍가게 식당에도 해야 할 일이 수 십 가지다. 고객 관리, 주방, 직원 관리, 식자재 구매 관리, 매출 관리, 각종 세무 관리 등 사장이 해야 하는 일들이 많기 띠문이다. 

 ‘자신감’은 철저한 준비와 경험을 통해 나온다. 고3 수험생이 1년 간 수험 공부에 인생을 걸 듯, 충분한 시간을 두고 창업을 공부하고 업종 선정에 심혈을 기울여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듯 직접 하고자 하는 업종에 뛰어들어 수년간 경험을 쌓은 뒤 자기 사업장을 차려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창업자들이 있다. 

▲ ‘죽이야기’ 시흥시화점을 운영 중인 손용순 점주. 사진제공=한국창업전략연구소

‘죽이야기’ 시흥시화점을 운영 중인 손용순(67•여)씨는 2010년 8월 실평수 17평 규모의 점포를 열기까지 국내 죽 전문 브랜드 2곳에서 5년 6개월 동안 경력을 쌓은 뒤 창업을 했다. 

손씨처럼 5년 넘게 창업을 준비한 것은 흔치 않은 사례지만 배울 점은 분명히 있다. 유통판매업종에서 15년간 근무하다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퇴직 후 2막인생으로 죽전문점 창업을 준비했다는 그녀는 밑에서부터 확실하게, 감자, 양파, 무, 애호박, 당근까기 등 식자재준비부터 설거지까지 굳은 일부터 하나하나 배워나갔다.

죽집에서 일해 보니 생각보다 일이 많아 놀랐다는 손씨는 주방서브 일을 도맡다가 2년 6개월이 지난 후 메인 주방장이 되었고 그 뒤로 3년 간 죽 조리부터 주방직원을 관리하며 경험을 쌓았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분야에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그 업종을 대표하는 브랜드 2곳 이상은 찾아가 일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는 손씨는 죽집의 계절별 매출 사이클이라던지, 비수기관리, 갑작스런 직원이탈에 대한 자구책 등 현장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경험이 바탕이 되었다고 강조한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하루 평균 20만원이던 매장을 인수해 현재 하루 평균 60그릇, 일평균 매출액이 70만원 선으로 인수 전 보다 3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얌샘김밥 마포역점’을 운영하고 있는 윤동주 사장(46•여)의 경우도 비슷하다. 김밥전문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10년 동안 주방 일을 해온 그는 지난해 5월 본인 가게인 ‘얌샘김밥 마포역점’을 오픈했다. 

사실 나이도 있고 해서 노동 강도가 낮은 카페를 고려했는데, 아무래도 실패확률을 줄이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김밥전문점으로 창업을 결심했다. 
윤씨는 현장경험은 충분했지만, 마케팅이라든지 창업관련 전문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하는 웹 강의를 들으며 1년간 공부해 전문교육까지 수료했다. 

준비기간에 음식의 맛과 회사의 평판을 중점적으로 김밥 브랜드 벤치마킹도 진행했다. 
정보공개서를 토대로 당시 여섯 군데 김밥브랜드 영업사원과 상담을 통해 폐점율을 비롯해 운영 중인 매장에 가 점주들에게 정보를 얻는 등 다각도로 조사를 하며 브랜드를 검토했다. 

최종적으로 김밥브랜드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얌샘김밥’으로 창업을 결정해 현재 12평의 작은 매장에서 현재 월 평균 4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모다기(떡볶이, 튀김, 김밥을 모은 모듬 메뉴)란 얌샘김밥만의 시그니쳐 메뉴와 떡만두국, 얼큰칼국수, 뚝배기부대찌개 등의 계절 신메뉴로 주 고객인 마포역 인근 직장인들과 마포구 지역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화덕초대파불고기' 수원성균관대점 매장 전면. 사진제공=화덕초대파불고기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학교 후문 먹자골목의 25평 규모의 화덕초대파불고기 성균관대점을  오픈한 이춘일(51)씨는 아내의 도움으로 창업을 한 케이스다.  건축시공 일을 15년 하다 퇴직을 준비한 이씨는 눈에 자주 띈 양꼬치전문점 창업을 고려했다. 그러던 중 식당 일을 하던 아내가 현재 운영 중인 ‘화덕초대파불고기’의 소문을 듣고 자기가 주방에서 일을 해본 후 창업을 결정을 하자 제안해 시간을 두고 창업 준비를 진행했다.

이씨와 같이 남편 퇴직을 미리 준비해 아내가 창업전선에 먼저 나가 준비를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씨의 아내는 화덕초대파불고기 수원점에서 5개월 간 주방 일을 하는 동안 고객유입과 매출 현황을 직접 확인하면서 이씨와 의논했다. 

전체 매출에서 40%가 점심매출이고, 꾸준히 월 5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가져가는 것을 확인한 이씨는 아내와 창업을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오픈해 이제 막 3개월이 지났다는 이씨의 성적은 월 평균 매출 5500만원이다.

 
수원 성균관대 후문쪽은 대학가이기도 하지만 유명 브랜드 아파트단지와 원룸, 주거용 오피스텔 등 주택가 복합 상권에 입시어학원이 밀집되어 있어, 학기 중엔 점심시간엔 52석의 좌석이 꽉찬다. 고기집인데 점심시간만 3회전을 돈다.   

▲ '화덕초대파불고기' 성균관대점 이춘일 점주. 사진제공=화덕초대파불고기

참나무숯 화덕에서 이 씨가 직접 직화로 구워 낸 ‘고추장불고기’와 담백한 맛을 강조한 ‘간장불고기’가 가장 많이 팔린다. 가격이 1인분에 6000원 선이라는 가격경쟁력과 더불어 불고기에 대파에 얹어 푸짐하게 나와 학생에서부터 인근 주민들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일선에서 알게 된 브랜드를 오랜 기간 관심 있게 지켜보다 창업을 결정한 사례도 있다. 
10년 전인 2008년부터 정통일본카레전문점 ‘코코이찌방야’의 인테리어를 담당했던 김무진(43)씨는 2016년 크리스마스 이틀 전 문을 연 후 1년이 지난 지금 하루 평균 100만원 선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당시 공사를 맡기 전에도 세계에 잘 알려진 카레 브랜드라 일본 교토에서 먹어보기도 했고, 카레 맛이 뛰어나 좋아하는 외식브랜드 중 하나였다는 그는 오랜 기간 매장 공사를 하면서 가맹점주들 대하는 본사의 태도와 지원 등을 10년 정도 봐오면서 구체적인 창업계획을 짰다.

▲ '코코이찌방야' 울산점 직원들. 사진제공=한국창업전략연구소

가맹점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오픈 준비하는 점주들과 대화를 나누며 농심 직원들과도 창업에 대한 상담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 본사에서 울산에 좋은 자리가 나왔다는 것을 듣게 되었고, 김 사장의 연고지이기도 한 지금의 자리에 매장을 오픈했다.

특히 코코이찌방야의 경우 본사 직영점에서 총 6주간 현장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데 어머니와 함께 주방 관리, 서빙 마인드, 리스크 대응 등 다양한 주제로 반복 교육을 받으면서 코코이찌방야에 대한 신뢰가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울산의 가로수길로 불리는 삼산로의 더테라스가든은 맛집들이 모여 있는 몰(Mall)로 가족나들이고객들이 많고, 특히 1층부터 4층까지가 더테라스가든 상가이고, 5층부터 32층까지가 센트럴자이 주상복합 아파트로 지어져 상층부의 아파트 고정수요를 두고 있다.
몰 특성상 유난히 무더운 지난해 7~8월 여름과 12월과 1월이 성수기였다는 그는 점차 늘고 있는 손님들을 보면서 올해가 더욱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