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중국에 추가로 100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을 지시했다.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이어 중국산 수입품 1300여개  품목에 추가 관세를 물리기로 한 데 이어 나온 3라운드 관세폭탄인 셈이다.

트럼프가 관세폭탄을 들고 나온 것은 미국의 쌍둥이적자(무역적자와 재정적자 동시 발생)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 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중국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 미국 상무부는 5일(현지시간) 2월 무역수지를 발표했다. 출처=미국 상무부

미국 상무부는 이날 2월 상품과 서비스 무역 적자가 576억달러로 1월(567억달러)보다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2월 상품과 서비스 무역적자 규모는 2008년 10월(602억달러 적자) 이후 최대 규모다. 

올들어 두 달 동안 상품과 서비스 무역적자는 총 114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상품 수출입차를 나타내는 상품 무역 수지는 770억달러 적자로 1월( 767억달러)보다 늘어났다.  두 달동안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1537억달러에 이른다.

서비스 수지는 1월 200억달러 흑자에서 2월 194억달러 흑자로 조금 줄었다. 서비스 수지는 두 달동안 39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은 상품 교역에서는 대규모 적자를 내고 서비스 교역에서는 소규모 흑자를 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또한 대규모 재정적자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은 2017 회계연도에 약 666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직전회계연도에 비해 적자 규모가 800억달러 늘었다. 국내총생산(GDP)의 17.3%에 이를 막대한 규모다.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쌍둥이 적자 해소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 아닐 수 없다. 그가  선택한 것은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통해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는 한편, 미국 기업의 실적 개선을 통해 재정수입을 늘리는 쪽을 선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1000억달러 규모의 추가관세를 검토하라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중국은 미국에 대규모 무역흑자를 거두는 국가다. 미국은 지난해 총 810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냈는데 무역적자의 65%이상이 대중 교역에서 발생했다. 미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3750억달러였다.

트럼프는 추가 관세 부과와 함께  중국의 미국기업들에 대한 무리한 기술이전 요구와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미국에 대한 수출을 줄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보복 관세로 맞서고 있는데 감세조치 등 경기부양책으로 투자가 늘면 수입이 증가해 무역수지 적자가 악화할 공산이 있어 트럼프의 구상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대경제연구원 오준범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로 기업과 소비자의 소비를 장려하고 있지만, 무역장벽으로 수입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수입상품 가격은 올라갈 것”이라면서 “관세를 높여, 수입품을 자국의 상품으로 대체하고 기업의 이익을 늘려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준범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미국에서 고용이 얼마나 더 창출되고 일자리를 얻은 사람들이 늘어나 세수가 늘어나 재정적자를 줄이느냐가 열쇠”라면서 “정책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관세로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방안은 소비자에게 명백히 손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