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양인정 기자] STX조선 노사가 여전히 법정관리의 불씨를 남긴 채 협상을 끝냈다. 공은 이제 채권단에게 넘어갔다.

STX조선 관계자는 10일 새벽 “노사가 자구계획 이행방안 중 인건비 부분에 대해 상호 합의에 근접했고, 10일 낮 조합 내부절차에 따라 세부 사항을 결정하고 결과를 채권단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TX조선 노사는 인건비 부분에 대해 큰 테두리에서 긍정적인 합의에 이르렀으나 확정적인 합의는 이르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도 “세부적 안에 대해서는 조율이 더 필요하다”며 “완전한 합의에 이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TX조선 관계자는 최종 노사확약서는 10일 오전 중으로 제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은행과 실사 회계법인은 노사 간 인건비 절감 부분을 제외한 원가 절감 등 나머지 자구계획안에 대해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협상은 자정 무렵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가 데드라인인 자정을 넘겨서야 큰 틀에서 합의점에 다다랐다.

STX조선 관계자는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하되, 임금수준을 최저임금수준으로 맞추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노조가 호전되는 조선 시황을 감안해 상당기간 고통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채권단의 자구계획안을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사 간 합의가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법정관리의 불씨는 남게 됐다.

우선 이날 노사 간의 합의는 노조 내부의 설명과 동의절차를 거쳐야 한다. 최저 임금 수준의 임금을 근로자들이 받아들일 것인지 현재로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STX는 노사확약서 제출시한을 넘기긴 했다. 

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이전까지 노사 간 합의를 이끌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산업은행은 회사의 자구계획안과 노사확약서를 이날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STX조선 관계자는 “정부가 정한 시한을 넘겨 도출한 합의에 대해 노사확약서를 정부가 수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금융업계는 정부가 이날 노사합의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산업은행은 STX조선에 대해 RG 발급을 중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G 발급이 중단되면 회사는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가 불가피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