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다 커피>에서 커피를 구입한 고객이 커피 포장의 QR 코드를 스캔하면 농장 수확에서부터 세척, 건조, 제분, 수출, 로스팅, 매장에 도달하기까지 모든 거래의 날짜와 위치를 볼 수 있다.     출처= Pinteres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많은 회사들이 데이터 공유를 개선하고 거래 과정을 신속히 하기 위해 가상화폐 이면의 원장으로 알려진 블록체인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덴버의 ‘코다 커피’(Coda Coffee Co.)는 최근 고객들이 커피 공급망의 모든 기점을 따라가면서 그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원장에 접속하게 함으로써,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 추적 커피’를 제공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고객은 구입한 커피 포장의 QR 코드를 스캔하면 농장 수확에서부터 세척, 건조, 제분, 수출, 로스팅, 매장에 도달하기까지 모든 거래의 날짜와 위치를 볼 수 있다.

‘코다 커피’의 공동 창업자인 토미 스웨이트는 이렇게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은 직접 확인할 수 없는 가방에 정보를 입력했지만, 이로 인해 고객들은 커피를 구입한 자리에서 자신이 산 커피를 재배한 농부까지 추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도구는, 기술을 잘 아는 소비자들이 자신이 구매하는 제품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알기 원하고, 기업들은 공급 업체와의 관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추적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원하면서 제공되기 시작했다.

금융에서 유통, 식품,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많은 산업의 기업들이 데이터 공유를 개선하고 거래 과정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 이면의 원장으로 알려진 블록체인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글로벌 해운 회사인 ‘머스크’(Maersk)도 IBM으로부터 이 기술을 받아 선박에 실린 컨테이너를 추적함으로써 운송과 통관을 보다 빠르고 쉽게 관리하고 있고, ‘월마트’와 ‘크로거’, ‘네슬레’, ‘타이슨 푸드’(Tyson Foods), ‘유니레버’ 등과 같은 유통 회사들도 물류 추적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거래 회사인 ‘에버렛저’(Everledger)는 전 세계에 인증된 모든 다이아몬드에 대해 블록체인 기반 등록부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블록체인을 이용해, 다이아몬드 등 귀중품 공급망 관리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농업 대기업 ‘카길’(Cargill)은 구매자가 자신들이 사는 칠면조를 상점에서부터 사육 농장까지 추적하게 해주기 위해 블록체인의 적용을 테스트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회사 ‘크노텔’(Knotel)도 뉴욕, 샌프란시스코, 런던에 있는 45개 건물의 단기 임대용 사무실 공간을 게시하는 데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 많은 산업의 회사들이 데이터 공유를 개선하고 거래 과정을 신속히 하기 위해 가상화폐 이면의 원장으로 알려진 블록체인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출처= Whiz Solutions

공급 업체가 전 세계에 퍼져 있고, 도매 시장 및 지역 유통업체 등이 관련되어 공급망이 복잡한 커피 생산 업계는, 투명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이 시스템이 가장 필요한 이상적인 업종이다.

‘스타벅스’(Starbucks Corp.)는 지난 3월,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르완다 농장을 대상으로 ‘추적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년간의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에서 추적 가능성(Traceability) 업무를 맡고 있는 아더 카루레트와 이사는 “이 기술은 그동안 국경과 바다를 가로지르는 방식에 그다지 혁신이 없었던 커피 산업에 마치 지진이 일어난 것 같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우간다 동부에서 자란 밝은 색의 레몬향 커피인 ‘코다 커피’의 커피 원두는 농장에서 원두를 분석해 고객이 추적할 수 있도록 로트 번호를 부여하는 새 기계를 통해 들어왔다. 덴버의 스타트업 ‘벡스트360’(Bext360)이 설계한 ‘벡스트머신’(Bextmachine)은 분당 약 50㎏의 커피를 처리할 수 ​​있다.

‘벡스트머신’은 또 3D 스캔을 통해 원두 열매의 외부 크기를 ‘코다 커피’ 같은 공급 업체에 제공해 준다. 이미 농장 단계에서 커피 원두의 품질과 특성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이 기계는, 도매 업체나 로스터가 어떤 특성이 특정 맛을 만들어 내는지 알게 해줌으로써, 앞으로의 구매 결정을 조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벡스트360’은 자신의 기계와 블록체인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대가로 커피 생산자와 로스터에게 원두 도매 가격의 1%에서 2% 사이의 수수료를 청구한다. 이 회사의 서비스가 서류 작업이나 기타 일상적인 과정을 없앰으로써 공급 체인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크게 줄여 주기 때문이다. ‘코다 커피’의 경우 블록체인으로 추적 가능해진 우간다 원두 12온스에 (수수료를 포함해) 14.25 달러를 지불하는데, 이는 다른 벌크 커피 12온스와 거의 같은 가격이다.

‘벡스트360’을 창업한 다니엘 존스는 회사의 시스템이, 커피 품질을 평가하고 공정한 가격을 매기는 데 중개인에게만 의존해온 커피 생산 지역의 농민들에게도 불확실성을 제거해 주었다고 말했다.

“가치가 높은 작물에는 더 많은 돈을 지불해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상품을 생산하는 사람들의 손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해 줄 수 있다면, 공급망도 함께 개선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