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올해 ‘2018 베이징 모터쇼’의 주인공은 친환경차였다. 1022대의 전시차 가운데 174대가 친환경차였다. 특히 스포츠형다목적차량(SUV)와 전기차를 합친 개념인 'EUV(EV+SUV)'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간 소형차나 세단을 중심으로 전기차와 수소차가 모터쇼에서 공개됐으나, 베이징 모터쇼에서는 친환경차 대세 흐름이 SUV까지 도달했다. 

▲ BMW 그룹이 2018 베이징 모터쇼에서 선보인 iX3 콘셉트는 5세대 e드라이브 기술과 새로운 플랫폼을 앞세운 SAV 라인업 최초 순수 전기차다. 사진=BMW코리아

EUV와 플랫폼의 변화

2018 베이징 모터쇼에 공개된 차량의 플랫폼만 두고 보면 BMW와 폭스바겐은 앞으로 다양한 차종에 전기차 시스템을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눈에 띈다.

BMW자동차그룹은 브랜드 최초로 ‘iX3’ 콘셉트카를 베이징 모터쇼에서 공개했다. 이름에서 볼 수 있듯 BMW의 전기차 브랜드인 ‘i브랜드’와 자사 SUV라인 'X시리즈'가 결합한 차다. 

BMW iX3 콘셉트에서 볼 수 있는 혁신 기술은 '5세대 BMW e드라이브'다. 5세대 전기모터(200㎾)를 장착해 270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70㎾h 고전압 배터리가 장착돼 1회 충전 시 최대 400㎞(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 기준)가량을 주행한다. 

특히 iX3 콘셉트는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전륜구동과 후륜구동, 사륜구동 시스템을 모두 지원하는 이 플랫폼은 향후 개발되는 BMW 그룹 내 내연기관 엔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 배터리 방식 등 다양한 드라이브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다. 모듈화된 설계를 통해 부품 확장성을 높였는데, 통합한 e드라이브 시스템은 어떤 형태에 차량에도 장착할 수 있다.

폭스바겐도 미래 전기 자율주행차 ‘I.D. 비전(VIZZION)’을 ‘2018 제네바 모터쇼’에 이어 베이징 모터쇼에서도 선보였다. I.D 비전은 모듈식 전기 전용 플랫폼인 MEB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 MEB 플랫폼은 SUV, 밴, 대형 세단 등 대부분 세그먼트에 적용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 GM 산하 브랜드 뷰익의 전기 콘셉트카 ‘엔스파이어’. 사진=GM

고성능 SUV에서 고성능 '전기' SUV로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사 최고급 세단인 마이바흐의 콘셉트카 ‘얼티메이트 럭셔리’를 선보였다. 고급세단과 전기차, SUV가 결합한 차다. 벤츠의 대형 SUV 라인인 GLS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얼티메이트 럭셔리의 최고출력은 738마력으로 스포츠카 수준의 힘을 낸다. 80kWh급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으로 최대 322km를 주행할 수 있다. 배터리는 고속충전 시스템을 활용하면 5분 충전으로 약 100km를 달릴 수 있다.

GM의 산하 브랜드 뷰익은 전기 콘셉트카 ‘엔스파이어’를 선보였다. 엔스파이어는 최대출력 557마력의 힘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4초 이내다.  무선 및 급속 충전 기능이 지원되며, 급속 충전 시에는 단 40분 만에 배터리의 80%를 채울 수 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SUV ‘베리테6’도 선보였다. 이미 중국 시장에 출시한 베리테5의 후속 모델이다. 4기통 1.5ℓ 가솔린 엔진과 두 개의 AC 영구자석 동기식 모터가 결합해 차가 움직인다. 베리테6의 최대 주행거리는 약 700km로 쉐보레가 현재 판매중인 볼트(Volt)보다 긴 주행거리를 가졌다.

▲ 혼다자동차 '에바루스 EV 콘셉트'. 사진=혼다

일본 완성차 업체, 중국 전기차 시장 적극 참여

혼다는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 ‘에버루스(EVERUS)’ 출범과 함께 ‘에버루스 EV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이념(理念)’이라는 뜻을 지닌 에버루스 EV는 콤팩트 SUV 전기차로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혼다는 에바루스 EV를 혼다가 출자한 중국 카셰어링 기업 리치스타의 서비스를 통해서 이용할 수 있도록 조처할 예정이다.

토요타는 중국 주력 준중형 코롤라와 레빈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동력계를 부착했다. 전기모터로만 50km 주행이 가능하다. 토요타는 코롤라와 레빈 PHEV를 시작으로 오는 2020년까지 중국 내에 10종의 전동화(전기차,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개념)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코롤라와 레빈 PHEV는 토요타가 일본이 아닌 곳에서 최초로 만드는 PHEV 차다.

닛산은 베이징 모터쇼에서 중국 전략형 순수전기차 ‘실피 제로 이미션’을 최초로 공개했다. 실피 제로 이미션은 닛산의 첫 중국 내 대량 생산 전기차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338km까지 주행 가능하다. 닛산은 실피 제로 이미션을 기반으로 향후 5년동안 20개 이상의 전동화 차종을 내놓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편 '2018 베이징 모터쇼'는 지난달 25일 개막했으며 오는 4일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