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전국 곳곳의 새 아파트에서 혹파리떼가 출몰해 주민들이 골머리를 썩고 있다. 동탄2신도시 금강펜테리움 아파트, 화성시 남양읍 시티프라디움 1차 아파트, 화성시 송산그리시티 아파트 등 완공한지 채 1년이 안 된 새 아파트들에서 혹파리떼가 나타나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혹파리는 파리목 혹파리과에 속하는 해충으로 2mm 이내의 크기에 검은색이다. 유충은 노란색이다. 번식력이 강해 한 번 나타나기 시작하면 박멸하기가 어렵다. 대개 한국과 일본에 분포하며 1929년 서울 비원과 전남 목포에서 최초로 발견된 뒤 1990년 제주도 서귀포시, 울릉도까지 발생해 현재는 강원도 일부지역을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 확산됐다.

이 해충은 특히 나무를 갉으면서 수액을 빨아먹고 자란다. 혹파리 떼가 나타나면 나무는 광합성을 잘할 수 없게 돼 고사하고 만다. 문제는 식물 뿐만아니라 사람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크기가 작은 유충 껍데기나 성충 사체 등에 오랜 기간 노출되면 알러지성 피부질환이나 호흡기질환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혹파리가 스트레스를 불러 신경증 등 정신질환을 앓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림대성심병원 이재갑 교수는 “최근 파리 다리의 미생물 DNA를 분석한 결과 생각보다 많은 미생물이 전파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이전에는 연관이 없다고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 역시 파리로 옮겨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재갑 교수는 “흔한 집파리에 의해 매개되는 병원체는 영‧유아, 노인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위장관 감염‧폐렴과 같은 호흡기 감염과 중증 전신 감염에 이르는 심각한 감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영철 을지대학교 위생해충방제연구소 교수는 “혹파리는 1~1.5mm 정도 되는 작은 개체이기 때문에 사람이 호흡할 때 혹파리가 호흡기로 들어가 기관지 점막에 달라붙어 비염이나 천식을 유발할 수 있다. 또 폐렴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위험성을 지적하고, 사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피해가 생긴 것을 입증하려면 곤충전문가, 의사 등 전문가들의 감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걸려 피해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의성의 김현희 대표 변호사는 “손해 보상은 세세한 금액환산과 청구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면서 “당장 피해자가 할 수 있는 것은 가처분 신청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탄2신도시 금강펜테리움4차 입주자 대표 김기현 씨는 “우리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에게 의뢰를 맡겼고, 그 결과 가구 등의 단면에서 벌레 껍질, 성충, 곰팡이 등이 곳곳에서 발견됐다”면서 “생활의 불편함은 물론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문제가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