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최근 강의를 통해 삼성이 협력사 쥐어짜기로 세계 1등이 됐다는 취지의 말을 해 논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삼성 퇴직자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강력한 분노의 감정을 표출해 눈길을 끈다.

손욱 전 삼성인력개발원장은 15일 홍영표 원내대표의 삼성 발언을 두고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그는 "TV도 신문도 없는 28일간의 신입사원교육에서 사람의 가치를 배웠다"면서 "과장이 되기까지 모두 C등급 평가를 받으면서도 일의 가치를 배웠다. 10년 만에 뜻밖의 S등급을 받고 노력의 가치를 배웠다. 1997년 세계 최고의 IT교육센터를 완공하고 1등의 가치를 배웠다. 그 후 벤처기업을 키우면서도 항상 삼성인의 자세로 살았다"고 말했다.

▲ 삼성 퇴직자의 글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출처=페이스북 갈무리

삼성맨으로 살았던 과거에 대한 자부심이 엿보인다. 그는 "세계를 이끄는 삼성이 되어 그 출신이란 인증서를 가졌다는 게 너무도 가슴 벅차고 고맙다"면서 "나의 16년보다 훨씬 더 어려운 과정을 극복해 나가고 있는 삼성의 후배 여러분들이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 원내대표의 발언 중 "삼성이 지난해 영업이익 20조원을 풀면 200만명에게 1000만원을 나눠줄 수 있다"는 지점을 문제삼는 한편, 삼성이 협력사 쥐어짜기를 통해 성장했다는 발언에 커다란 불쾌감을 보였다. 그는 "(홍 원내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면)오늘의 삼성이 있기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땀 흘린 선배들, 나, 그리고 지금의 후배 여러분들을 포함하여 1백만이 넘는 삼성인들은 뭘 했다는 건가?"라고 반문하며 "분초를 다투는 세계 곳곳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뛰는 삼성에서 20조원의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앞서서 싸워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던가? 그 정도를 못하는 데 대한 미안함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간 우리가 쏟은 열정을 한 순간에 이렇게 함부로 짓밟아버리는가? 삼성이 걸어온 길에 비하면 한 톨 모래알도 되지 않을 정도의 공으로 국회 배지를 단 것이 그토록 엄청난 힘을 주던가? 삼성은 말이 아니라 오로지 실력과 땀으로 결과를 만드는 곳이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삼성의 후배들아, 우리는 세계가 존경하는 삼성의 배지를 가슴에 붙이고 있고 자랑스러워하는 가족이 있다. 이 때 우리의 침묵은 어떤 가치를 갖는가? 우리가 수많은 협력업체나 쥐어짜 이익을 내는 파렴치한 집단의 월급쟁이로 비치고 싶은가?"라며 삼성이 홍 원내대표의 발언에 침묵하지 말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