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시브로스 GFC점. 출처=주시브로스

[이코노믹리뷰=전진혁 기자]경기침체와 치열한 경쟁으로 많은 이들이 음식점을 창업하지만 시장에 안착하는 업소보다 문을 닫는 없소가 더 많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마케팅 포인트를 잘 잡아내고 자기만의 강점을 내세운 음식점들은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주시브로스,코코이찌방야, 행복가마솥밥의 이야기다. 

수익형부동산 전문기업 '상가정보연구소'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전국 8대 업종 폐업률은 2.5%로 창업률(2.1%)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새로 생긴 업소보다 사라진 업소가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음식업종은 폐업률 3.1%, 창업률 2.8%로 8개 업종 중 창업과 폐업이 가장 빈번한 업종으로 나타났다. 음식업종은 퇴직한 직장인들이 가장 쉽게 뛰어드는 분야지만 성공을 거두기가 만만치 않은 업종이라는 점을 창업률보다 높은 폐업률이 말해 준다. 

이 같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성공을 거두는 음식점들이 있다는 점에서 창업예비생들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치밀한 상권분석, 마케팅 전략 수립과 메뉴 개발 등을 바탕으로 전문화와 목표 고객 공략에 집중한다면 얼마든지 성공의 길을 찾을 수 있는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기업들이 입점해 있는 서울 역삼 강남파이낸스센터 지하 2층 샐러드밥전문점(주시브로스GFC점)은 5월초 개점부터 지금까지 하루 종일 자리에 앉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손님이 줄을 서는 전문점으로 정평나 있다.  15평 매장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은 하루 평균 350만원선이라고 한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주시브로스 그랑서울점도 사정이 비슷하다. 종각 일대 직장인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개점 이후 하루 평균 250만 원대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직장인들이 몰리는 시간부터 밤 9시까지 끊임없이 고객이 이어진다. 샐러드밥이 한 끼 식사로 인기를 얻다보니 인근에 있는 은행 등 기업체에서 20~30개씩 주문이 들어오기도 하는데 이 때가 제일 힘든 시간. 일일이 손으로 만드는 수제품이라 단체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매장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주시브로스’의 성공엔 어떤 전략이 숨어있을까?  샐러드밥과 클랜즈주스 라는 ‘헬시 푸드(Healthy Food)’를 전문화 해 직장인 고객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곳에만 판다’, ‘이 집이 아니면 맛볼 수 없다’는 차별화 전략은 누구나 쉽게 얘기하는 마케팅 포인트지만 그런 아이템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런 아이템만 있다면 오래 줄을 서야 하는 불편함을 감내하고도 소비자는 몰려든다는 점을 주시브로스는 웅변한다.

▲ 주시브로스 GFC점 매장내부.출처=주시브로스

주시브로스의 강점은 이렇다. 우선 산지 직거래로 체류 시간을 최소화 한 최고등급의 과일과 야채들만을 사용해 샐러드밥을 만든다. 이 샐러드밥은 이곳만의 시그니쳐 상품으로 전체 매출액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병아리콩, 렌틸콩, 현미밥 등 슈퍼푸드와 스테이크, 라자냐, 스파게티가 들어가 있는 따뜻한 샐러드밥은 마치 ‘서양식 쌈밥’같은 느낌이라 남성 고객들에게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신선하고 질 좋은 식재료로 최고의 맛을 내는 식당은 소비자들도 다 알아본다"면서 "어중간한 상품 전략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자기만의 차별화된 경쟁우위가 있어야 어려운 시장 환경을 헤쳐나 갈수 있다"고 강조했다. 

착즙주스도 매력 포인트다. 국산 착즙기와는 다른 미국의 특수 착즙기를 사용해 열을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당근, 비트, 밀싹, 케일, 신선초, 사과 등의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껍질까지 통째로 압착 착즙해 자연 그대로 담아낸다.

물, 설탕, 시럽을 한 방울 넣지 않은 이 ‘클렌드주스’ 또한 점심, 저녁시간은 물론이고 식사대용으로 요즘같은 여름이면 식사대용으로 불티나게 팔리는 상품이다. 

아울러 상품경쟁력 우위에 오피스상권에 맞춘 마케팅 전략도 눈에 띈다. 건물 내 기업체들을 대상으로 직원 2명이 배송부터 식사 뒷정리까지 책임지는 케이터링 서비스와 후불결제하는 등 오피스상권에 맞는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현재 주시브로스GFC점의 경우 케이터링 서비스가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한다.

또한 바쁜 직장인들이 대기시간 없이 바로 제품을 살 수 있도록 구성한 '그랩앤고(Grab&Go)도 이곳만의 특징으로, 이 매대 매출만 100만원 선이다. 80여개의 샐러드와 샌드위치가 저녁타임 전에 모두 동이 난다.

‘그랩앤고’란 집고(Grab) 계산해서 가져가는(Go) 스타일로, 용기에 담겨진 음식을 구매해 바로 먹는 방식을 말한다. 조리된 음식을 바로 집어갈수 있기 때문에 테이크아웃과는 다른 개념이다. 아침을 거른 직장들이 기다리지 않고 손에 간편하게 들고 이동하면서 먹을 수 있도록 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코코이찌뱡야 문정점. 출처=코코이찌방야

서울 송파 문정동 법조타운에서 점심시간 줄을 서서 먹는 카레집으로 하루 평균 200만원 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코코이찌방야 문정점 또한 공무원 직장인들을 사로잡는 방법으로 자릴 잡은 사례다.

이곳은 처음부터 대박 점포는 아니었다. 지난해 1월 개점 초반에는 법조타운 전체가 아직 입주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1년 적자를 각오하고 들어왔다는 ‘코코이찌방야’ 문정점 손민석 점주는 매장을 알리기 위해 6개월간 지하철 문정역 옥외광고부터 인근 아파트 관리비 수납용지에 들어가는 광고까지 비용을 투자해 매장을 알렸다.

그는 한번 온 고객을 단골로 만드는데 주력했다. 명함 추첨 이벤트로 고객정보를 얻은 후 생일고객 무료토핑 서비스 알림, 단체고객 토핑서비스 쿠폰 알림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주 고객인 공무원들의 얼굴을 익히고 친절한 대면서비스와 함께 무료 토핑이나 샐러드를 제공해 충성고객 확보에 힘썼다.

그 결과 점심시간의 경우 38석의 좌석이 3.5회전이 도는 식당으로 자리매김했다.

테이블 회전율을 더욱 높이기 위한 전략도 눈에 띈다. 태블릿 메뉴판으로 주문을 클릭하면 바로 주방으로 전달되어 바로 조리가 들어가 시간을 대폭 줄였다.

문 점주는 오피스상권 특성 상 주말동안의 매출 공백을 ‘혼밥족’을 겨냥한 배달전략으로 공백을 잡았다.직접 거주민 조사를 한 문 점주는 싱글 직장인들의 배달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 현재 토요일은 쉬고, 일요일엔 배달에 집중, 40%의 추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코코이찌방야 가맹점의 평균 배달가능 금액은 1만6천원 선인데, 우린 혼밥족을 타깃으로 가격을 낮춰 9천9백원부터 주문이 가능하도록 했다. 배달수수료, 용기 값을 생각하면 남는 것이 많진 않지만 코코이찌뱡야의 카레를 한번 맛을 본 고객이 내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 과감히 가격을 낮췄다.”고 전했다.

▲ 채선당 행복가마솥밥 대학로점. 출처=채선당

원가 우위 전략으로 줄서먹는 식당 대열에 합류한 곳도 있다.

줄서먹는 대학로 가마솥밥집으로 하루 평균 400명 이상이 방문한다는 ‘행복가마솥밥’의 이야기다. 지난해 2월 개점한 ‘행복가마솥밥’ 대학로 직영점은 30평대 매장에서 월 평균 6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곳은 ‘셀프경영’을 통한 ‘가성비 극대화 전략’으로 판매가격을 낮췄다. 가마솥밥을 메인으로 한 한상차림의 가격은 평균 5000원 대로 여느 백반집보다 저렴하다 .

인건비를 대폭 줄인 대신 질 좋은 식재료를 쓰고 요리에 집중했다. 주문과 동시에 조리를 시작해 식재료의 신선함이 그대로 살아 있다.

대표 메뉴는 ‘가마솥밥&순두부찌개’다. 3일 이내 도정한 국내산 브랜드 쌀을 정수한 물로 밥을 지어 밥알이 한 톨 한 톨 살아 있고 윤기가 흐르는 가마솥밥과 얼큰한 순두부찌개가 조화를 이룬다. 게 특징이다. 갓 지은 가마솥밥을 다 먹고 나면 구수한 누룽지까지 즐길 수 있다. 판매가는 4900원이다.

가마솥밥&순두부찌개 외에도 갓 지은 가마솥밥과 함께 참치, 돼지고기김치찌개, 차돌된장찌개, 버섯뚝배기불고기를 한상차림으로 5천원 선의 가격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은 주문은 식권 자판기에서 직접 하고, 전광판에 자신의 대기번호가 나오면 음식을 받아 가면 된다. 음식을 다 먹은 후 식기를 반납하거나, 솥에 누룽지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둥굴레차 등을 리필하는 것도 모두 셀프다. 모든 과정이 셀프로 이뤄지기 때문에 매장 직원들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혼자 밥을 먹기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