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인 ‘파리모터쇼’가 2일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언론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파리 모터쇼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 일본 도쿄 모터쇼,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 등과 함께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다. 이중 파리모터쇼는 유럽 완성차 시장을 직접 공략할 모델들이 대거 등장하는 모터쇼로 유명하다.

다만 올해는 글로벌 완성차들이 대거 불참하며 예년보다 초라해진 규모로 치러졌다. 폭스바겐, 피아트크라이슬러, 닛산 등 굵직한 완성차 업체들이 효율성의 이유로 불참을 선언했다. 아울러 미래차 트렌드가 자율주행 등 정보기술(IT)로 옮겨가면서 전통적인 모터쇼의 인기는 줄어드는 모습이다. 올해 파리모터쇼 참가 업체는 205곳이다. 2014년 271곳과 비교하면 약 24%, 2016년 233곳과 견주면 11% 줄었다.

▲ 르노 준중형 SUV '카자르'. 사진=르노

'안방 전쟁' 르노·푸조·시트로엥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잇따른 불참에도 유럽 주요 브랜드들은 안방을 사수했다. 푸조와 시트로엥, 르노 등 프랑스 업체들의 신차 공세가 두드러졌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완성차업체 르노는 지난 2015년 출시된 C세그먼트 SUV 카자르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과 더불어 경차인 트윙고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전시한다. 두 모델은 인테리어 위주로 디자인이 변경됐다. 카자르는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며 트윙고는 디자인과 사양을 보강해 올해 말 출격을 앞두고 있다.

▲ 르노 자율주행 전기차 콘셉트 '이지-얼티모'. 사진=르노

르노는 미래형 공유 모빌리티인 ‘이지-얼티모’도 선보였다. 르노의 로보 자동차 콘셉트 3부작에 해당한다. 첫 번째 콘셉트카인 도심형 공유 모빌리티 ‘이지-고’, 두 번째 이지-프로와 같은 플랫폼을 갖춘 이지-얼티모는 전기, 커넥티드, 자율주행차로 고급형 로보차라고 르노 측은 설명했다. 특정 경로 이동과 순환 혹은 예약제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이지-얼티모는 자율주행 레벨 4단계로 운전자 없이 이동하는 모빌리티다. 이동 중에도 휴식하고, 직장으로 가는 길에 내 집처럼 편히 쉴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한 차다. 앞 차량과의 거리, 차선 유지와 함께 차선 변경, 교차로 회전 등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예약할 수 있으며 전용 앱은 프리미엄 경험을 위한 고급스러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 푸조 세단 '508 SW'. 사진=푸조

푸조는 508 SW와 e-레전드 콘셉트 등을 공개한다. 신형 508 SW는 푸조 508 세단을 기반으로 한 왜건 제품이다. 길이 4780㎜, 높이 1420㎜의 낮고 슬림한 차체는 역동적인 보디라인을 자아낸다. 특유의 넉넉한 적재 공간을 확보해 실용성을 높였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530ℓ, 매직 플랫 시팅 기능을 통해 최대 1,780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508 SW는 내년 1월 유럽을 시작으로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

▲ 시트로엥 e-레전드 컨셉트. 사진=시트로엥

푸조 e-레전드 콘셉트는 자율주행 전기차다. 푸조 504 쿠페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재해석한 모델이다. 푸조의 기술과 비전, 브랜드 헤리티지가 투영된 모델이다. 운전자는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49인치 대형 컬러 스크린과 선바이저 12인치 스크린, 주요 장치 등을 조작할 수 있는 센터 콘솔의 6인치 터치스크린 등을 이용해 두 가지의 자율주행 모드와 수동 주행 모드에 따라 영화나 게임 등 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456마력급 전기모터와 100kWh 배터리가 장착됐으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초 미만이다. 최고 속도는 시속 220㎞에 이른다.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600㎞, 급속 충전 시간은 단 25분에 그친다.

▲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콘셉트'. 사진=시트로엥

시트로엥은 파리모터쇼에서 C5 에어크로스와 하이브리드 콘셉트 모델을 공개했다. C5 에어크로스는 시트로엥의 플래그십 SUV다. 올해 말 유럽시장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시트로엥은 C5 에어크로스 하이브리드 콘셉트 모델은 파리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되는 모델이다. 이 차는 2023년까지 전체 모델의 80%를 전동화하겠다는 시트로엥의 목표대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고 있다. 앞으로 등장할 시트로엥 SUV의 대부분은 이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셈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본격적인 판매는 2020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시트로엥은 이외에 DS3의 2세대 모델 DS3 크로스백, 뉴C4 칵투스, 뉴 베를링고 등 20여개의 차종을 전시한다.

▲ 메르세데스-벤츠 'AMG A35 4매틱'. 사진=벤츠코리아

역시나 독일 3사

독일 3사도 파리모터쇼에 참가해 월드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를 선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파리모터쇼에서 SUV 라인업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자랑하는 4세대 신형 GLE, 다양한 혁신을 바탕으로 재탄생한 3세대 B클래스, AMG A35 4매틱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신형 GLE는 벤츠의 최신 기술력을 바탕으로 온·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모두 강화했다. 실내공간을 대폭 키우고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 주행 보조 시스템 등을 추가하는 등 안전·편의 품목도 손봤다. B클래스는 스포츠 투어러의 역동성을 강조했다. 실내는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을 적용했다. S클래스에서 차용한 최신 주행 보조 시스템을 적용했다. AMG A35 4매틱은 4기통 2.0 ℓ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 306마력의 성능을 낸다. AMG의 엔지니어들이 바디셸, 서스펜션, 4WD 시스템, 변속기, 주행 프로그램 등을 다듬어 일상의 실용성과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극대화했다.

▲ BMW 7세대 '3시리즈' 주행 모습. 사진=BMW코리아

BMW는 X5, M5 컴페티션, Z4, 8시리즈 쿠페 등을 공개한다. 주목받는 BMW의 상징인 3시리즈 7세대와 신형 M5 컴페티션이다. 7세대 뉴 3시리즈는 도심제동 기능이 포함된 충돌 및 보행자 경고 기능을 기본 사양으로 탑재했다. 특히 ‘BMW 인텔리전트 개인비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Hey, BMW”라는 말에 반응하도록 설정된 지능형 개인비서 시스템이다. 다양한 차량 기능들을 직접 설명해주고 연료 상태 등 현재 차량 주행 환경정보도 제공한다. 신형 M5 컴페티션은 M 트윈파워 터보 기술이 접목된 최신 4.4ℓ V8 엔진을 탑재해 최고 625마력의 출력을 발휘한다.

▲ 아우디 Q3. 사진=아우디

아우디는 7년 만에 완전변경을 거친 2세대 Q3를 내놨다. 신형은 확 바뀐 디자인과 실용성, 연결성을 갖춘 게 특징이다. 외관은 플래그십 SUV Q8의 요소를 대거 활용했다. 차체는 1세대보다 전반적으로 커졌다. 폭스바겐그룹 MQB 플랫폼 적용 덕분에 축간거리는 78㎜나 늘어난 2680㎜를 확보했다. 동력계는 가솔린 3종과 디젤 1종으로 구성했다. 1.5ℓ 가솔린 터보는 최고 148마력, 최대 25.5㎏·m의 힘을 낸다. 2.0ℓ 가솔린 터보는 성능에 따라 187마력, 227마력의 두 가지가 있다. 7단 자동변속기가 엔진과 호흡하며 콰트로 시스템을 장착한다. 2.0ℓ 디젤은 최고 148마력을 발휘한다.

▲ GAC모터 'GS5'. 사진=GAC모터 홈페이지

유럽시장 두드린 베트남과 중국

이번 파리모터쇼는 유럽 진출을 모색하는 중국과 베트남 완성차가 등장해 시작 전부터 이목을 끌었다. 중국 브랜드 가운데 파리모터쇼에 처음 참가한 중국 GAC모터(광저우자동차)와 글로벌 모터쇼에 처음 데뷔한 베트남 빈패스트가 주인공이다.

GAC모터는 중국 완성차 업체 중 업계 5위 수준의 완성차 회사다. 현지에서 가장 고가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GAC는 이번 파리모터쇼에 주력모델 GS5 SUV와 엔버지 에너지 콘셉트카 등을 선보였다. GS5 SUV는 실내에는 2mm 울트라 씬 터치스크린이 적용 됐다. 스마트폰으로 실내 공조 장치를 원격 조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 빈패스트 세단 '럭스 A2.0'. 사진=빈패스트

빈패스트 베트남 최초의 완성차업체다. 빈패스트는 이번 모터쇼에서 세단 럭스를 공개했다. 럭스는 세단 A2.0과 SUV SA2.0 두 가지 모델로 구분된다. 두 자동차의 디자인은 베트남 국민 6만2000명의 투표를 통해 선정됐다고 한다. 외관은 국가와 회사를 의미하는 'V' 엠블럼으로 전면을 장식했다. 엠블럼을 중심으로 주간주행등을 연결한 전면부가 눈에 띄는 디자인 요소다. 동력계, 섀시를 비롯한 주요 기술은 BMW와 라이센스 협약에 따라 구형 5시리즈(F10)와 X5(F15)의 것을 활용한다. 빈페스트는 내년 9월 판매를 목표로 두 차의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 현대차 고성능 모델 'i30 패스트백N'. 사진=현대차

현대차·기아차, 고성능 모델로 유럽시장 노린다

국내 완성차 회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프랑스에서 전시장을 열었다.

현대차는 고성능 모델 'i30 패스트백 N'과 'i30N N옵션 쇼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두 모델은 i30N과 벨로스터N에 이은 세 번째 N모델이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i30의 5도어 쿠페 버전인 i30 패스트백을 기반으로 제작된 차급 최초의 고성능 모델이다. 현대차는 올해 연말부터 i30 패스트백 N을 유럽시장에서 본격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i30 패스트백 N은 i30N과 같은 2.0 가솔린 터보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를 장착한다.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 토크 36.0kg·m(퍼포먼스 패키지 기준)의 힘을 낸다.

i30N N옵션 쇼카는 ‘궁극의 성능’이라는 콘셉트로 i30N에 25가지에 달하는 성능과 디자인 커스터마이징 파츠와 사양을 장착했다. 현대차가 향후 선보일 ‘N옵션’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 기아자동차 '신형 프로씨드'. 사진=기아자동차

기아차는 ‘신형 프로씨드’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프로씨드는 씨드 라인업 모델이 지닌 역동성을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길이 4605mm, 너비 1800mm, 높이 1422mm, 축간거리 2650mm로 씨드 5도어나 스포츠왜건 모델보다 차체가 더욱 낮고 길게 디자인해 쿠페 느낌을 살렸다. 신형 프로씨드는 1.0ℓ T-GDI 엔진과 1.4ℓ T-GDI 엔진, 1.6ℓ T-GDI 엔진 등 3종의 가솔린 엔진과 1.6ℓ 디젤 엔진을 갖췄다. 유럽 전략형 모델인 신형 프로씨드는 내년 상반기 내 유럽 전역에서 판매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