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어느새 부터 계단을 오르내릴 때 다리 무릎이 시큰거리거나,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나거나 걸을 때, 양반다리 자세를 할 때도 무릎에 통증이 왔던 경우가 있었을 것이다. 심지어 밤에 자고 있을 때에도 무릎 통증이 갑자기 심해져 제대로 잠을 못 이룰 때도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게 퇴행성관절염의 발병 증상들이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퇴행성관절염 발병률도 높아지는데, 황기복합물이 무릎 연골을 보호하고 관절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 황기가 퇴행성관절염 등 관절건강 개선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출처=농진청

퇴행성관절염 환자 10명 중 8명은 50~70대, 남성보다 여성에 발병↑

모든 관절은 노화와 체중, 외상 등 여러 이유로 연골과 뼈, 인대에 손상이 발생해 염증과 통증이 생긴다. 대표적으로 관절염은 무릎에 많이 발생하지만 관절이 있는 어느 부위에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체중 부하를 많이 받는 과정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골관절염 혹은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에서 연골과 주위 골에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 발생하는 관절염을 뜻한다. 원인에 따라 일차성(특발성)과 이차성(속발성)으로 나눌 수 있다. 일차성 퇴행성관절염은 주로 나이와 성별, 유전적인 요소, 비만 등이 주원인으로, 대부분 고령의 환자에게 많이 나타나지만 과체중 경우에도 발병 확률이 높다. 이차성 퇴행성관절염은 직접 연골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심한 충격이나 반복적인 움직임으로 관절에 무리를 줬을 때 발병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퇴행성관절염 진료인원은 2014년 345만1686명에서 2016년 367만9900명으로 3년 동안 약 6.7% 증가했다. 특히 퇴행성관절염 진료 환자 10명 중 3명은 60대 환자로 조사돼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50대(24.8%)와 70대(24.2%)가 뒤를 이었다. 50대 이상 세대가 전체 퇴행성관절염 진료인원의 80%를 가까이 차지한 것이다.

퇴행성관절염은 남성보다 여성에 발병 비중이 더욱 컸다. 2016년 기준 전체 진료인원의 68.4%는 여성 환자(252만 명)로, 남성 환자(116만 명)의 두 배 이상을 차지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근력이 약하고, 폐경 이후 호르몬 변화로 골밀도가 감소한 이유 때문이다. 여성은 관절을 지지하는 근육 양도 적어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퇴행성관절염 통증을 더 심하게 느낀다.

관절 염증성 질환 중 발병 빈도가 가장 높은 퇴행성관절염은 대개 나이가 들수록, 남성보다 여성일수록 발병률이 높지만 젊은 층에서도 비만이나 운동 중 부상으로 발병할 수 있다.

▲ 인체적용실험에 제공된 황기복합물 시제품. 출처=농진청

하루에 2.25g 황기복합물 섭취 무릎관절 통증 현저히 감소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과 세명대학교 부속 제천한방병원은 공동으로 인체적용실험을 통해 약용작물인 황기와 지치로 만든 복합물이 무릎연골 보호와 관절건강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최근 밝혀냈다. 인체적용시험은 대조군과 시험군 각각 44명씩 총 88명을 대상으로 12주 동안 진행됐다. 대조군은 위약(Placebo, 효능이 있는 약처럼 환자에게 제공되지만 실제 효과는 없는 약)을, 시험군은 하루 3회에 걸쳐 2.25g의 황기복합물을 포함한 시제품을 복용했다. 시험대상자는 만 40세 이상 75세 미만의 남녀로, 모두 퇴행성관절염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다. 2.25g 복용 기준은 성인 체중 60㎏을 적용해 환산한 양이다.

그 결과, 시험군 복용 전후를 비교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절건강 주요 지표들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지수(바스, VAS)는 44.7% 줄었고, 한국형 무릎관절 점수(케이에스, KS)는 35.8% 증가, 무릎관절 기능 점수(워맥, WOMAC)는 38.2% 감소했다. 반면에, 대조군은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참고로 통증지수는 통증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작을수록 통증이 적은 것을 의미한다. 한국형 무릎관절 점수는 통증과 증상, 기능, 바닥생활 평가, 사회정서적 기능 등을 전혀 없음(4점)부터 극도의 어려움(0점)까지 점수로 환산·평가한 지수다. 수치가 클수록 무릎 상태가 좋다는 것을 뜻한다. 무릎관절 기능 점수는 무릎관절의 전체적인 관절기능의 점수를 나타내는 지료다. 통증과 강직, 신체적 기능을 0(전혀 없음)~4점(극도의 어려움)까지 점수로 환산해 평가한다. 수치가 작을수록 무릎 상태가 좋다.

또한, 황기복합물로 만든 시제품을 복용하는 12주 동안 특이증상은 나타나지 않아 황기복합물이 안전한 원료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금숙 농진청 연구관은 “황기복합물의 인체적용시험에 앞서 세포·동물실험을 통해 황기복합물이 무릎연골 보호에 효과가 있는지도 검정을 마쳤다”며 “동물실험에서는 퇴행성관절염을 유도한 동물 무릎관절에 황기복합물을 주사했는데, 대조군보다 연골조직 손상이 37.1% 억제됐다”고 설명했다.

농진청과 세명대 제천한방병원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황기복합물이 건강기능성식품 소재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필수자료로 제출할 계획이다. 김금숙 연구관은 “황기복합물에 대한 동물실험과 인체적용시험 등 관련 자료가 확보됐지만, 학술논문 게재와 함께 여러 부가자료가 준비돼야 하는 만큼 내년 말 정도에 기능성원료 특허신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지치 건재. 출처=농진청
▲ 황기와 지치, 황기복합물 분말. 출처=농진청

가정에서 황기분말 4~5g 물과 꾸준히 복용해도 효과

이처럼 관절 건강 개선에 효과가 입증된 ‘황기’와 ‘지치’ 모두 약용작물이다. 황기는 콩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주로 피로와 식욕감퇴,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치료하고 쇠약해진 기운을 회복하는 약초로 알려졌다. 아울러 항염증과 항고혈압, 항산화, 면역증진, 항노화 등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황기는 시중에 판매되는 홍삼농축액 대부분의 제품에 포함됐고, 이 외 다양한 식품의 주원료 또는 부원료로 사용돼 분말과 음료, 티백, 환 등의 형태로 유통·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는 황기추출물 등 복합물이 어린이 키 성장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성식품의 기능성 원료로도 등록되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황기 재배 전체면적은 207헥타르(ha, 207만㎡), 생산량은 49만1000t이다. 강원도 정선이 국내 황기 생산의 약 50%를 차지하는 주산지다.

지치는 쌍떡잎식물 꿀풀목 지치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자초나 자단, 지초, 지혈이라고도 불리며, 과거에는 식용색소와 염료로 이용되기도 했다. 지치는 혈액순환 촉진과 해열, 해독작용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토혈과 혈뇨, 변비, 화상, 습진, 요로감염 등을 치료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최근에는 항염증·혈당강하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밝혀졌다. 지치는 지방특산물인 진도홍주의 주원료로 활용되는 약용작물이다. 지치 역시 시중에 분말과 추출물 파우치, 환 등으로 유통·판매되고 있다.

그렇다면 하루 기준 황기복합물을 얼마나 먹어야 관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에 김금숙 연구관은 “황기는 파우치 일반식품 기준으로 하루 1회 1포(18g) 또는 가루제품을 하루 4~5g 정도 물과 함께 복용하면 된다. 지치는 분말 형태의 일반식품 기준으로 따뜻한 물 한 잔에 지치가루 1~3스푼 정도 넣어 잘 풀어서 섭취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