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가구를 닮은 프리미엄 가전제품 'LG 오브제'를 출시했다. 출처=LG전자

[이코노믹리뷰=김수진 기자] 침대에 앉아 책을 읽는 여성. 주변엔 원목으로 만든 협탁과 네모난 가구들이 놓여 있다. 아니다. 자세히 보니 냉장고, 공기청정기, 오디오 그리고 TV가 아닌가. 사진 속 제품들은 LG전자가 지난달 공개한 LG 오브제다.

 

▲ 거실 벽면에 액자를 달은 TV '더 프레임'이 걸려있다. 출처=삼성전자

이번엔 한 여성이 거실에 앉아 책을 보고 있다. 벽면엔 사진과 그림을 담은 액자가 가지런히 걸려있다. 정가운데 놓인 반 고흐의 <해바라기>가 시선을 가둔다. 잠깐, 자세히 보니 액자가 아니다. 삼성전자의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이다.

 

▲ LG 오브제는 TV, 오디오, 냉장고, 가습 공기청정기 총 4종이다. 출처=LG전자
▲ 세계적 가구 디자이너 로난∙에르완 부훌렉(Ronan & Erwan Bouroullec)형제가 세리프 TV를 디자인했다. 출처=삼성전자

가구 같은 가전제품이 늘고 있다. LG전자는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스테파노 지오반노니(Stefano Giovannoni)와 손잡고 지난 11월 LG 오브제 컬렉션을 론칭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유명 가구 디자이너 로난 & 에르완 부훌렉(Ronan & Erwan Bouroullec) 형제와 함께 세리프 TV를 디자인했다. 삼성전자는 이어서 2017년 액자에서 영감을 받은 더 프레임을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9’에선 두 제품의 새로운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가구 같은 가전제품이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LG전자는 달라진 소비행태에 주목했다. 기존에는 사람들이 단순히 가격과 성능을 비교해 제품을 구매했다면, 요즘 소비자들은 본인이 만족할 수 있다면 지갑을 여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LG전자는 2016년 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등을 론칭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바 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 불만과 시대 변화에 귀를 기울였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김명환 씨는 더 프레임의 탄생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존 TV는 대개 거실 정중앙에 자리 잡았던 게 사실이다. 아무래도 실내에서의 위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꺼져 있을 땐 검은 화면 때문에 주변 환경과 조화롭게 어울리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자체 시장 조사를 통해 바로 그 점이 소비자를 불편하게 하는 주요 요인이란 사실을 파악했고 바로 그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더 프레임을 개발했다.”

 

▲ 주방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더 프레임. 출처=삼성전자

제아무리 최첨단 기술을 탑재했다 해도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 디자인은 좋은 제품이 될 수 없다. 내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가전제품은 ‘사람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다고 디자인만 아름다운 게 아니다. 제품 본연의 기능에도 충실했다.

LG 오브제 냉장고는 반도체를 활용해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했고, LG 오브제 가습 공기청정기는 6단계 필터로 초미세먼지, 알레르기 유발 물질, 유해가스, 생활 냄새 등을 모두 제거해준다. LG 오브제 오디오는 영국 명품 오디오 브랜드인 ‘메리디안 오디오(Meridian Audio)’의 기술을 사용해 최적의 사운드를 구현하고, LG 오브제 TV는 65인치 슈퍼 울트라 HD TV에 3단 수납장과 사운드 바를 결합한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2019년형 세리프 TV와 더 프레임엔 최초로 Q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TV 본연의 기능을 더욱 강화했다.

 

▲ 세리프 TV는 전원을 켜면 어떠한 로고도 없이 고요하게 시적 감흥을 주는 커튼 모드 화면이 뜬다. 출처=삼성전자
▲ LG 오브제는 주문 제작 방식으로 판매한다. 출처=LG전자

LG 오브제와 삼성전자의 라이프스타일 TV는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LG 오브제의 경우 냉장고와 가습 공기청정기는 각 199만원, 오디오는 149만원, TV는 999만원이다. 삼성전자의 라이프스타일 TV는 비슷한 사양의 일반 UHD TV보다 1.3배에서 1.5배 정도 비싸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격이 다소 비싼 만큼 라이프스타일 TV에만 제공되는 특화 기능이나 디자인 측면에 대한 프리미엄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세리프 TV의 경우 ‘커튼 모드’를, 더 프레임의 경우 1천여 점의 예술 작품을 보여주는 ‘아트 모드’ 등을 탑재하고 있다.

LG 오브제는 주문 제작 방식으로 판매해 프리미엄 모델의 값어치를 강조했다. 사용자는 블랙, 그레이, 네이비, 아이보리, 베이지 등 총 9가지 컬러 중 기존 공간의 인테리어를 고려해 제품 컬러를 선택할 수 있다. 제작 기간은 3주가량 소요된다. 진정 나만을 위한 가전제품을 만들어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 더 프레임은 1천여 점의 예술 작품을 보여주는 아트 모드를 탑재했다. 출처=삼성전자

비슷한 사양에 가격은 보다 저렴한 일반 제품을 선택할지, 비슷한 가격에 (가구와 닮은 디자인은 없지만) 사양이 좋은 모델을 구매할지, 가구를 닮은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고를지 선택은 자유다. 그러나 예산만 맞는다면 ‘인테리어와 어우러지는 TV’, ‘최고급 원목으로 만든 가전제품’이 꽤 매력적인 옵션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