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청소년들의 고민과 불안을 해소하는 익명 앱 나쁜 기억 지우개가 고객 데이터 판매설에 휘말렸다. 이준호 대표가 이끌고 있는 나쁜 기억 지우개는 지난해 청소년 상담센터와의 연계는 물론 서울청소년아동쉼터, 대구시청소년일시쉼터와 만나 청소년들의 고민을 덜어주는 '좋은 기업'으로 알려져 있어 그 충격은 상당하다는 평가다.

6일 SNS 등 업계에 따르면 나쁜 기억 지우개는 지난해 익명으로 고민을 풀어놓은 고객의 데이터를 상품으로 판매하려고 했다. 고민 글 작성 날짜와 작성자 출생년도, 성별, 고민 키워드, 고민 글 전문, 데이터 추출 날짜를 특정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고객들은 충격에 빠졌다. 어렵게 작성한 나의 고민글이 누군가의 데이터 장사에 활용되는 격이기 때문이다.

▲ 구글 앱스토어에 올라온 회사의 반론. 출처=갈무리

논란이 커지자 나쁜 기억 지우개는 5일 구글 앱스토어의 답근 형식으로 사과문을 올렸다. 회사는 "약관에만 적어놓고 고민 나눔에 올라온 고민 글을 통계 등의 용도로 판매하려고 하였다는 점"이라며 일정부분 논란이 사실이라고 밝혔으며 "그렇게 한 이유는 나쁜기억지우개의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인정보를 캐내지는 않는다. 이름에 대한 확인 절차도 없고, 주민등록번호도 받지 않는다"면서 "잘못한 일이 있다면 벌을 받다. 다만 저희가 잘못한 일을 지나친 루머로 확대하는 일은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나쁜 기억 지우개의 행동은 분명 고객들의 반감을 살 수 있는 행위로 평가된다. 다만 실제 판매 여부 등을 고려하면 법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나아가 국내에 빅데이터 판매와 관련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상태에서, 소규모 스타트업이 생존을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남는다는 평가다. 물론 회사도 책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재발방지에 나서, 지금의 순기능 서비스를 더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