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봄, 여름철 단골고객인줄 알았던 미세먼지가 이젠 겨울에도 예외없이 찾아온다. 한파가 조금 꺾였다하면 어김없이 미세먼지 공격이 시작된다. 뜻 하지 않게 태풍이나 한파를 기다리게 되는 현실이다.

숨막히는 매일이 이어지자 미세먼지가 유발할 수 있는 온갖 질병 등에 대한 공포가 불안에 떨게 한다. 그러나 아직 이를 대비할 전용 보험은 없다.

미세먼지가 야기할 수 있는 손해율과 위험률 등에 대한 구체적인 누적 데이터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세먼지는 보험에서 재해로 구분되지도 않는다. 또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 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한 실정이다. 다만 미세먼지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추측하고 예상할 수 있을뿐이다.

▲ 자료= 각 사

전용 보험 대신 특약과 실손으로

미세먼지 전용 보험은 없지만 다른 보험 상품을 통해 관련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어린이의 경우는 어린이보험에 들어있는 특별약관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인지한 보험회사들이 주계약을 통해서도 관련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상품을 내놓고 있다.

미세먼지가 우리 인체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호흡기질환 외에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식과 기관지염, 폐암, 중이염, 비염, 염증, 가려움증, 후두염, 뇌졸중, 치매, 모공확대, 피부염, 부정맥, 심근경색 등이 그 예다.

어린이보험을 통해 특별히 미세먼지 관련 보장을 받고자 한다면 환경성질환 특약을 생각할 수 있다.

현재 어린이보험 상품은 32개의 보험회사에서 판매 중이다. 그 중 NH농협생명, 삼성화재, NH농협손해보험에서 환경성질환 특약을 판매 중이다.

환경성질환 특약 외에 미세먼지가 유발할 수 있는 질병과 관련된 특약으로는 NH농협생명의 아토피 관련 특약, 미래에셋생명의 아토피·중이염·축농증 관련 특약, DGB생명의 중이염·급성기관지염 관련 특약, 현대해상의 호흡기 관련 질병·아토피 등 특약, KB손해보험의 호흡기 관련·아토피 등 특약, 한화손해보험의 호흡기질환·아토피 관련 특약, 롯데손해보험의 아토피·중이염 관련 특약, 흥국화재의 호흡기·아토피 관련 특약, AXA손해보험의 호흡기 관련 특약, NH농협손해보험의 호흡기 관련 특약 등이 있다. 

교보생명의 경우는 특약이 아닌 주계약을 통해 아토피 등을 보장하고 있다.

이와 달리 성인이라면 실손의료보험 또는 암보험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다. 미세먼지로 인해 야기된 질병을 치료받고, 이에 대한 실손의료보험 혜택을 받는 것이다. 만일 미세먼지로 인해 암에 걸리게 됐다면 암보험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다.

▲ 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

꾸준히 늘고 있는 폐암…단독 보험상품은 없어

실제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날로 커짐과 동시에 폐암 발별률이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월 2만3490명이었던 폐암 환자수는 같은해 5월 2만4378명으로 늘더니 2013년 1월 2만5600명, 2013년 7월 2만6183명, 2014년 7월 2만7320명, 2015년 3월 2만8719명까지 증가했다. 2016년 3월에는 3만명을 넘어 3만486명, 2017년 3월 3만1963명, 2017년 8월 3만3040명, 2018년 5월 3만4600명까지 늘어났다.

심지어 지난 2017년 국내 사망 원인 1위는 암이었으며, 그 중 폐암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세먼지와 폐암의 관계에 대해 아직 뚜렷하게 밝혀진 것은 없으나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현재 국내 보험사에서는 이렇게 발병률이 높은 폐암과 관련해 단독 상품을 팔고 있지는 않았다.

보험회사 관계자는 "폐암 한 가지만을 놓고 상품을 만들어 팔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어떤 암이 발생할지 모르는데 한 가지 암만 보장되는 상품을 가입할리 없고, 보험회사 입장에서도 굳이 발병률 높은 암을 특화해 강화된 보장의 상품을 제공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미세먼지의 심각성과 함께 발병률이 높아진 질병으로는 폐암뿐만이 아니다.

환경성질환의 경우는 지난 2012년 12월 122만9584명이었던 환자수가 2013년 12월 127만4007명, 2014년 1월 132만4682명, 2015년 3월 144만6196명, 2016년 9월 149만5249명, 2017년 4월 155만11명, 2017년 9월 170만330명으로 증가했다.

▲ 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염 환자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4년 5월 147만5722명이었던 비염 환자는 2015년 5월 151만3643명, 2016년 9월 173만6932명, 2017년 1월 162만1264명, 2017년 3월 187만4814명, 2017년 12월 229만3555명으로 늘었다.

이처럼 매년, 매월 해당 질병에 대해 치료를 받은 최고 환자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소리없이 우리 몸을 공격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가 극대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세먼지에 대한 심각성이 커지자 전용 보험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아직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 전용 보험을 만들만한 누적 데이터가 부족할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을 입증할만한 근거가 부족해 보험 상품으로 만들기에는 아직 어렵다"면서 "만든다 할지라도 소비자들에게 미세먼지를 거론하며 영업을 하기에는 아직까진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