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생명 지배구조. 출처=교보생명

[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교보생명이 사실상 지배회사이자 주력계열사이기 때문에 상장될 때 책임이 증가할 전망이다.

교보생명은 현재 교보문고 외 14개의 계열사를 직·간접으로 지배하고 있어 향후 자본확충을 산정할 때 개별적 위험을 자체적으로 반영해야 하며 자회사 성장에 대한 부담도 안고 있다.

특히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일부 자회사의 결손으로 교보생명이 해당기업에 증자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장에 앞서 기업가치 평가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시점이다.

◇ 인터넷전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 성장성 높지만 증자 지속될 전망

 

인터넷전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 2013년 교보생명이 인터넷보험 가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해 투자를 진행한 자회사다. 교보생명은 당시 320억원의 자본금 중 74.5%의 지분을 확보했고 나머지 25.5%는 일본 온라인 전업 생명보험사인 라이프넷생명이 참여했다.

일본의 인터넷보험사는 한국보다 먼저 설립돼 이미 시장이 성장한 상태다. 한국은 아직까지 대면영업이 보편화돼 인터넷 가입률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지분에 참여했던 라이프넷은 지난해 3월 보유지분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했고 교보생명이 주식 전량을 80억원대로 매입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결손으로 지속으로 올 초에도 교보생명이 추가로 350억원에 달하는 증자를 진행했다. 다만, 성장 궤도에 오르지 않아 자본확충 등 교보생명의 지원이 지속 필요한 상황이다.

교보증권도 상장에 따른 이해관계자가 늘어날 수 있다. 자본규모를 감안할 때 교보생명이 계열사 지원 주체로 책임이 높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또한 현재 교보생명 지분을 가진 사모펀드 등이 최대주주인 신창재 회장에게 상장 전에 주식을 매입하라는 ‘풋옵션’ 갈등도 불거졌다. 협상에 따라 풋옵션 행사가격이 현재시세(주당 20만원)보다 증가한다면 기업가치도 감소해 상장 전 자본확충 산정에 영향이 커질 전망이다.

◇ 보험업계 저축성 일시납 감소로 저성장 지속돼 투자 위축

교보생명이 올 하반기 IPO통해 상장기업으로 안착해도 업계 저성장으로 투자전망이 다소 어둡다.

▲ 출처=교보생명

실제로 생명보험사 중 상장사인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오렌지라이프의 주가 흐름을 볼 때 업계 1위 삼성생명과 인수·합병(M&A) 이슈가 있는 오렌지라이프를 제외하고 모두 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중이다.

이들 기업 모두 신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저축성보험 축소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상황이며 투자부문에서도 이차역마진 등으로 수익률이 하락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장 기업 다섯 곳의 실적이 2017년 대비 축소된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향후 IFRS17과 신지급여력기준(K-ICS) 반영으로 기업의 자본감소가 현실화된다면 각 보험사의 투자 대응 전략에 따라 영업이익이 큰 차이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주요 대형보험사들은 고령화와 저출산 심화로 실버타운 조성 등 새로운 사업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본업 경쟁력이 악화되는 가운데 교보생명도 새로운 이해관계자들에게 보험업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는 투자 전략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교보생명 측은 IPO 진행과 관련해 크레디트스위스(CS)와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고 현재 추가 주관사 선정을 준비 중이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 시장상황이 좋지 않지만 교보생명이 자본확충을 위해 수년간 IPO 추진에 매진한 만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