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스태디아를 공개했다. 출처=유튜브 갈무리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글로벌 IT 기업 구글이 베일에 싸여있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스태디아(Stadia)’를 공개했다. 게임을 다운로드 없이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즐기는 서비스다. 크롬 브라우저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어떤 디바이스라도 같은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별도의 셋톱박스가 필요하지 않으며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받을 수 있는 인터넷 환경만 있으면 된다. 디바이스·시간·장소를 모두 뛰어넘으려는 이번 구글의 도전이 게임 시장에 적지 않은 지각변동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3월 19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DC 2019에서 키노트 연설을 통해 자사의 게임 플랫폼 스태디아를 공개했다. 지난 2018년 10월 크롬을 통해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를 플레이하는 테스트를 진행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 구글 선다 피차이 CEO는 모두를 위한 게임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유튜브 갈무리

이날 구글의 선다 피차이(Sundar Pichai) 최고경영자(CEO)는 ‘모두를 위한 게임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피차이 CEO는 지난해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테스트를 겪으며 고사양의 AAA 게임도 크롬 브라우저로 가져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게임 구동은 구글이 지금까지 구축해온 클라우드 서비스와 서버 하드웨어, 데이터 센터 등을 통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구글 데이터 센터가 전세계에 퍼져있다. 출처=유튜브 갈무리

모두를 위한 플랫폼이라는 건 모두가 가지고 있는 디바이스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스태디아는 크롬 브라우저를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디바이스에서 구현할 수 있다. 노트북, 데스크톱, 스마트폰, 태블릿, TV에서 동일하게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이날 구글 측은 현장에서 각각의 디바이스로 어쌔신 크리드를 시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현장 참여자들은 환호를 보냈다. 모든 기기에선 사양에 관계없이 동일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구글은 시연을 진행하며 모든 디바이스에서 AAA 게임을 문제없이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 구글 스태디아는 여러 디바이스를 지원한다. 출처=유튜브 갈무리
▲ 노트북에서 크롬브라우저를 통해 게임을 즐기는 모습. 출처=유튜브 갈무리
▲ 모바일로 게임을 즐기는 모습. 출처=유튜브 갈무리
▲ pc로 게임을 즐기는 모습. 출처=유튜브 갈무리
▲ 테블릿으로 게임을 즐기는 모습. 출처=유튜브 갈무리
▲ tv에서 크롬캐스트로 게임을 즐기는 모습. 출처=유튜브 갈무리

스태디아의 전용 컨트롤러도 공개됐다. 이 컨트롤러는 앞서 GDC 발표 전 이미지가 유출된 바 있다. 이날 공개된 컨트롤러는 앞서 유출된 이미지와 디테일에서 차이가 조금 있었지만 거의 일치했다. 컨트롤러는 와이파이를 통해 기기와 연결할 수 있다.

구글은 이날 PC와 노트북 게임 시연에서는 키보드와 마우스로 플레이하는 장면을 보여줬고 모바일과 테블릿, TV처럼 물리키가 없는 기기에서는 컨트롤러를 사용했다. 이는 기존 모바일 플랫폼에서 한계로 지적되던 ‘조작성’에서의 해법을 제시했다고 볼 수도 있다. 유저는 화면만 빌려 패드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 구글 스태디아 콘솔 기기가 공개됐다. 출처=유튜브 갈무리

별도의 셋톱박스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이는 잠재적 게이머들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추는 동시에 여러 플랫폼으로의 이동이 자유로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그렇듯 사용자들은 TV와 노트북, 모바일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구글 마지 바카((Majd Bakar) 엔지니어링 VP는 지난해 프로젝트 스트림 단계에서 구글은 게임 환경을 1080p에 초당 60프레임으로 제공했지만, 스태디아는 4K 해상도에 초당 60프레임, 서라운드 사운드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에는 8K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사양 트리플A 게임을 질 좋은 화면으로 즐길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구글은 자사의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와의 연계 가능성도 언급했다. 유튜브는 전 세계 많은 게이머들이 스트리밍으로 게임 방송을 진행하고 시청하는 창구다. 유튜브 콘텐츠의 상당 부분이 게임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연계 시너지는 기대해볼 만하다. 구글이 제시한 연계 방식은 이렇다. 만약 어쌔신 크리드의 트레일러 영상이 게재되면 거기에 시청자가 게임을 바로 플레이해볼 수 있는 버튼을 넣는 식이다. 이용자는 다운로드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이날 프레젠테이션 화면에선 클릭 후 약 5초 안에 게임이 시작되는 모습이 확인됐다.

▲ 예를 들어, 유튜브의 어세신오디세이 트레일러에 'play now' 버튼을 누르면 5초안에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출처=유튜브 갈무리
 

구글은 이날 스태디아의 게임 개발을 위한 퍼스트 파티 스튜디오 ‘스태디아 게임 &엔터테인먼트’를 소개했다. 최근 구글로 이직해 화제를 모은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개발자 제이드 레이먼드가 대표를 맡는다. 게임 유통을 넘어 자체 개발 스튜디오를 만든 건 제대로 게임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재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소니와 닌텐도는 강력한 퍼스트 파티의 게임들이 자리 잡고 있다.

훌륭한 서드 파티 게임을 어느 정도 스태디아에 끌어들일 수 있을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사용자는 콘텐츠가 좋은 곳에 몰리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에 당분간은 소니와 닌텐도 MS 등 기존 콘솔 플랫폼 강자들에게 별다른 타격이 없을 거라는 평도 나온다. 그러나 플랫폼이 담는 콘텐츠가 커지기 시작하면 기존의 강자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스태디아에서 이드 소프트웨어의 ‘둠 이터널’을 스태디아에서 즐길 수 있을 예정이다. 

▲ 둠이터널 모습. 출처=유튜브 갈무리

스태디아는 올해 안에 북미·유럽 지역에 론칭할 예정이다. 그 외 아시아 등의 서비스 일정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스태디아의 운영 방식과 가격 등도 올해 따로 공개할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