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에 출시된 2020년형 폭스바겐 파사트. 사진=폭스바겐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연식과 연형은 큰 차이가 있다. 어려운 개념은 아니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면 차량 구매 시 손해를 볼 수 있다. ‘2019년형’ 차량이 2019년 생산된 차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이 제조된 해를 알고 싶다면 ‘연형’이 아니라 ‘연식’을 따져야 한다. 그렇다면 자동차 회사들은 왜 연형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일까.

‘연식’이라는 단어는 차량이 제조된 해를 뜻한다. 2018년에 제조된 차량은 2018년식, 2019년에 제조된 차량은 2019년식이다. ‘연형’은 비슷한 의미지만 조금 다르다. 연형은 어떠한 차를 판매하는 완성차 업체가 해당 연도까지 주력으로 차량을 판매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형 모델은 이미 출시된 차에 옵션을 추가하거나 상품성 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연식과 연형, 모델명까지 같은데 자동차의 성능이나 외관에 변화를 주는 경우가 있다. 이런 모델들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혹은 완전변경(풀체인지)이라고 부른다. 자동차 내부 골격인 플랫폼과 엔진은 그대로 두고 외관과 내관 디자인을 바꾼 것이 부분변경 모델이다. 기존 엔진과 플랫폼, 디자인과 성능, 인테리어 등을 모두 바꾼 것이 완전변경이다. 부분변경이나 완전변경된 차들은 연형으로 구분하기보다는 ‘2세대’, ‘3세대’ 등의 단어를 붙이거나 새로운 모델명을 붙인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연초에 다음 연도 연형 모델을 선보이기도 한다. 부분변경이나 완전변경 정도는 아니지만, 첨단 기술들을 새로 추가하거나 기본적용하는 등 상품성을 강화한 모델을 선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2018년인데도 2020년형 모델을 출시해 신차효과를 누리고 꾸준히 홍보하는 회사들이 꽤 많다. 2020년까지 회사가 주력으로 판매하겠다는 차량이라고 할 수 있다.

재규어랜드로버가 2018년에 2020년형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공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회사는 자동차의 미래지향적인 기술과 더불어 경제성을 강조했다. 이보크는 저속 모드에서 48V 전기를 쓰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췄다. 8A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했다.

폭스바겐도 2020년형 중형 세단 ‘파사트’를 2018년에 선보였다. 2020년형 파사트는 이전 TSI엔진보다 출력과 토크가 향상된 2.0TSI엔진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모델보다 역동성을 살린 디자인을 추가하면서도 차분한 내부는 그대로 유지했다.

연식과 연형은 중고차를 살 때 중요한 확인 요소다. 중고차 가격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연식과 차량 최초 등록일이다. 연식이 최신이면 차량 상태가 더 양호할 가능성이 높다. 종종 연형과 연식을 혼용하는 중고차 딜러도 있다. 그러므로 2018년식과 2018년형을 구분해 자동차 등록증에 기재된 날짜를 기준으로 차량의 나이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