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자동차에는 여러 가지 기능이 있다. 볼보가 개발한 안전벨트와 짐을 싣기 위한 트렁크 등 기본 장치부터 시작해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차로유지보조장치 등 첨단 기술까지 다양한 기능들이 적용돼 있다. 다만 SUV 차주라면 SUV만의 다양한 기능을 맛볼 수 있다. SUV ‘Sport Utility Vehicle(스포츠형다목적차량)’라는 뜻 그대로 다양한 방면에 가치가 있는 기술들이 접목돼 있다. 대표적인 예가 네 바퀴 굴림, 뒷좌석 폴딩 기능이다.

▲ 포드 픽업트럭 'F-150'. 사진=포드

레저를 위한 기능 ‘Sport’

SUV에서 ‘Sport’는 사냥, 여행, 캠핑 등의 야외 레저 활동을 의미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SUV의 핵심 기술은 네 바퀴 굴림(사륜구동 시스템, 4-Wheel Drive) 시스템이다. 네 바퀴 굴림은 자동차에 달린 네 개의 바퀴가 모두 동력을 내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엔진에서 전달받은 동력을 배분하는 장치인 트랜스퍼 케이스를 통해 바퀴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모든 바퀴에 동력이 전해지기 때문에 주행 안정성이 뛰어나다. 험로를 주행하기 제격이다. 네 바퀴 굴림 방식은 차체 제어 방식이나 엔진 구조, 개발사에 따라 고유의 명칭과 특징이 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상시 네 바퀴 굴림 방식인 AWD(All Wheel Drive)도 각광받고 있다. 이 기능은 이름 그대로 두 바퀴나 네 바퀴 굴림을 오가지 않고 항상 사륜으로만 달린다. 언제나 구동력이 네 바퀴에 전달되다 보니 동력 전달을 위한 부품이 많다. 이 때문에 연료 소모량이 두 바퀴 굴림과 비교해 더 많다. AWD는 앞바퀴와 뒷바퀴를 이어주는 드라이브 샤프트에 구동력을 설정하는 자동장치를 하나 더 연결한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구동력을 전후좌우로 배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AWD는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상황에서도 구동력을 배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시스템은 곡선주로에서 빛을 발한다. AWD는 곡선주로에서 차의 바깥쪽 바퀴와 안쪽 바퀴 회전력 차이를 만들어 주어 상당히 안전한 궤적으로 운행을 가능하게 해준다.

AWD와 다르게 부분 네 바퀴 굴림을 채택하는 4WD(4-Wheel Drive)는 연비가 좋다. 파트타임 네 바퀴 굴림이라고도 불리는 이 시스템은 상시 네 바퀴 굴림의 연비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인 구동력 배분을 챙긴 것이 특징이다. 평소 두 바퀴 굴림으로 운행하다가 스위치 조작 등으로 네 바퀴 굴림을 전환하는 방식을 대부분의 차가 채용하고 있다. AWD가 고속주행에 안정성을 더했다면 4WD는 비탈길 등 험로 주행에서 실력을 발휘한다. 큰 구동력 없이 눈길이나 빙판길, 진흙 등을 지날 수 있다. 취미로 야지주행을 즐기는 운전자들이 대부분 이 시스템을 선택한다. 단점은 부품 무게가 무겁기 때문에 연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 재규어랜드로버 대형 SUV '올 뉴 디스커버리'. 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네 바퀴 굴림 시스템은 제조사마다 명칭과 특징이 각각 다르다. 아우디의 콰트로(Quattro), 벤츠의 4MATIC, BMW의 xDrive 등이 대표 네 바퀴 굴림 시스템이다. 이들 네 바퀴 굴림 시스템은 AWD와 비슷한 기능을 한다. 벤츠 ‘4MATIC(4-Wheel drive and autoMATIC)’은 네 바퀴 굴림과 자동변속기가 결합했다는 의미로 이름이 붙여졌다. 주행성능 향상보다는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면 주행을 부각한 것이 특징이다.

아우디 콰트로는 포장도로 상시 네 바퀴 굴림 시대를 개척한 시스템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콰트로는 라틴어로 4를 뜻하며 네 바퀴 굴림을 상징해 붙여진 이름이다. 콰트로 시스템은 스키점프를 오르는 힘을 보유할 정도로 성능이 뛰어나다. AWD 고유의 안정성과 도로에서의 민첩성을 포괄하는 뛰어난 반응속도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BMW는 전통적으로 후륜 구동 방식을 고수해왔으나, 변화하는 시대에 대처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1983년 도입, 1985년 325iX를 시작으로 네 바퀴 굴림 xDrive를 만들었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BMW는 ‘달리기 위한 SUV’라는 콘셉트로 만든 SAV(Sport Activity Vehicle) X5가 대박이 나면서 사륜구동 시스템 보급에 박차를 가했다. xDrive는 전륜과 후륜의 동력을 4:6 비율로 나누는 것이 특징이다. 상황에 따라 한쪽 축으로 100% 힘을 이동할 수 있어 바퀴 하나가 허공에 뜨더라도 접지력이 살아있는 나머지 방향으로 힘을 집중시킬 수 있다.

다양한 활용도 ‘Utility Vehicle’

‘Utility Vehicle’은 농사나 군사, 공장 등의 용도로 사용되는 트럭을 의미한다. 다만 이는 초기 SUV의 성격에서 비롯된 의미다. 최근에는 SUV에 장착되는 다양한 기능들을 일컫는 표현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자동차 업계 의견이다.

SUV의 뒷좌석 폴딩기능 역시 레저가 발달하고 다양한 용도가 부각되면서 생겨난 기술이다. 근래 출시되는 자동차의 일반 적재공간의 여유도 중요하지만 공간을 창출해내는 경쟁력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오토캠핑 등과 많은 짐을 필요로 하는 야외 활동을 위해 2열, 혹은 3열까지 모두 폴딩한 상태에서의 적재공간의 경쟁력이다. 특히 캠핑으로 야외취침에 적합한 ‘차박’의 조건을 만족하려면, 적재공간은 ‘아빠차’로써 필수 조건이다.

▲ 혼다 중형 SUV '파일럿' 3열 시트 폴딩 모습. 사진=혼다코리아

넓은 적재공간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모델은 혼다 파일럿이다. 파일럿은 동급 SUV 대비 넉넉한 적재공간을 자랑한다. 5005㎜에 이르는 긴 길이와 너비 1995㎜, 높이 1795㎜에 육박하는 거대한 체격을 가진 혼다 파일럿은 축간거리가 무려 2820㎜에 달한다. 거대한 몸집으로 인해 승차공간은 4296ℓ에 이른다. 3열 뒤 기본 적재공간은 467ℓ지만, 6:4 분할이 가능한 2열과 3열 시트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할 수 있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다. 3열 시트를 접을 경우 1325ℓ, 2열과 3열 시트 모두 접을 경우에는 2376ℓ라는 넓은 공간이 확보된다.

랜드로버 핵심 모델인 올 뉴 디스커버리도 상당한 공간을 자랑한다. 넓은 공간은 넉넉한 체격 영향이 크다. 올 뉴 디스커버리는 길이가 4970㎜, 너비와 높이는 2073㎜와 1888㎜로 큰 체격을 지녔다. 올 뉴 디스커버리는 풀사이즈 크기의 2열, 3열 시트가 탑재됐다. 3열 시트 폴딩 시 1137ℓ의 적재공간을, 2열과 2열 시트를 모두 폴딩 시에는 2406ℓ에 이르는 공간이 제공된다. 두 열을 독립적으로 접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양에 따라 2열, 3열 시트는 전동으로 폴딩된다. 특히 세계 최초 스마트폰으로 2열, 3열 좌석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시트 폴드 기능을 채택해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 푸조 준중형 SUV '5008 GT' 뒷좌석 폴딩 모습. 사진=한불모터스
▲ 푸조 준중형 SUV '5008 GT' 실내공간 활용 모습. 사진=한불모터스

푸조의 7인승 SUV 푸조 5008 역시 적재공간에서는 빠지지 않는다. 4640㎜의 차체 길이는 다른 차들과 비교해 짧은 편이지만 패키징 기술력을 동원해 넓은 공간을 창출해낸다.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사용할 때는 236.8ℓ에 불과한 좁은 공간을 갖췄지만 2열 시트를 접을 때는 952ℓ의 공간이 확보된다. 2, 3열을 모두 활용하면 최대 2150ℓ까지 확장된다. 조수석까지 접으면 앞뒤로 최대 3m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크고 작은 짐을 싣고 나르는 데 무리가 없는 크기다.

이밖에 다양한 SUV 기능들이 존재한다. SUV의 사이드 스탭이 대표적이다. 치마를 입은 여성 탑승자의 경우 사이드 스탭이 없다면 치마가 찢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치마를 속옷이 보일 정도로 끌어올려 탑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사이드 스탭이다. 국내 출시 모델 중에서는 쌍용자동차 렉스턴 시리즈가 전동식 사이드 스탭을 채택, 매력적인 옵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220V 인버터 역시 SUV에서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야외활동 시 전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쌍용차는 최근 출시한 코란도를 비롯해 브랜드 핵심 모델에 220V 인버터를 달았다. 국내 SUV 시장의 돌풍을 일으킨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역시 220V를 지원한다.

▲ 쌍용자동차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전동식 사이드 스텝. 사진=쌍용자동차
▲ 쌍용자동차 중형 SUV '코란도' 뒷좌석 220v 인버터. 사진=쌍용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