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딥서치, 이코노믹 리뷰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시공능력평가 4위 대우건설의 재무안정성이 비틀거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10조원에 달하는 매출에도 불구하고 비용지출로 인한 영업이익률이 최하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무관리 능력이 낮아 대우건설이 향후 건설업계 내 경쟁우위를 지켜내지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더해지고 있다.

3일 금융빅데이터 전문기업 딥서치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지난 2009~2018년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 평균은 0.56%, 표준편차는 6.29%를 기록했다. 표준편차는 개별기간 동안의 영업이익률이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영업이익률 변동성을 의미한다.

영업이익률은 2009년 3.37%를 기록한 이후 2010년 –14.7%, 2011년 4.23% 2012년 4.20% 2013년 –2.78% 2014년 4.27%, 2015년 1.70%, 2016년 –4.20% 2017년 3.64% 2018년 5.92%로 2010년과 2013년, 2016년에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 변동폭이 비교적 높다.

예컨대 대우건설 2018년 5.92%의 영업이익률 기준 내년 영업이익률 변동폭은 –0.28~11.92% 내외가 된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장기 투자 시 고려하는 기업으로 영업이익률 변동폭이 낮은 기업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매년 해당 회사의 영업이익률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변동성에 대한 수치가 표준편차인 만큼 재무관리 능력이 우수한 회사는 표준편차가 낮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의 영업이익률 평균/표준편차 재무비율은 0.08로 시공능력평가순위상 바로 위인 대림산업이 1.22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영업이익률 변동성을 나타내는 이 수치는 값이 높을수록 재무관리 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 반대라면 재무관리가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우건설보다 시공능력평가가 한 단계 아래인 GS건설의 평균/표준편차 재무비율이 0.49인 것과 비교해봐도 대우건설의 영업이익률 변동성은 턱없이 낮다. 아무리 영업이익률 변동성이 높은 수주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말이다.

이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이 바로 매출액을 총자산으로 나눈 수치다. 총자산회전율(매출액/총자산)은 기업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이 지속해서 높다는 것은 기업의 자산이 낭비되는 것 없이 적절하게 이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대우건설의 총자산회전율은 지난 10년간 평균 95%로 표준편차는 21.5%이다. 총 자산의 95% 수준으로 매년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의미다. 매출액 대비 총자산이 100% 미만인 경우, 비효율적으로 자산을 활용한다고 평가한다. 평균을 표준편차로 나눈 값은 4.42로 영업이익률 변동성보다 안정성은 높지만 타 건설사와 비교하면 이 수치 역시 높은 수준은 아니다.

대림산업의 총자산회전율 평균/표준편차는 11.97, GS건설은 8.09로 대우건설은 이들보다 각각 7.55포인트, 3.67포인트 낮다.

강현기 DB금융투자연구원은 “영업이익률과 총자산회전율이 높음과 동시에 변동성이 크지 않다는 것은 기업의 수익성과 효율성이 우수하면서도 시기에 따라 그 편차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면서 “해당 기업에 경쟁우위 요소가 확립돼 있으며 쉽게 깨지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라는 해당 기업은 경쟁우위가 확립돼 있지 않으며 언제든지 경쟁우위 요소가 깨질 수 있게 된다.

회사의 수익성을 분석하는 또 다른 지표인 총자산대비영업현금비율(영업활동현금흐름/총자산)평균은 0.09%, 표준편차는 5.2%이다. 평균을 표준편차로 나눈 수치는 0.01로 대림산업 1.34, GS건설 0.17, 현대건설 0.84인 것과 비교하면 건설사 간의 격차는 있지만 수치가 가장 낮다.

▲ 대우건설 재무비율 변동성(평균/표준편차 값). 출처=딥서치, 이코노믹 리뷰

이처럼 대우건설 재무비율의 변동성이 타 건설사보다 낮아 경쟁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이 바로 재무비율 자체의 수치가 턱없이 낮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된 회사의 영업이익률과 총자산회전율은 회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지난 10년간 대우건설의 평균은 여타 건설사보다 10분의 1 수준보다도 낮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영업이익률의 경우 10년치 평균은 0.56%로 대림산업 3.77%, GS건설 2.61%보다 무려 4~6배가량 낮다. 심지어 총자산대비영업현금비율은 0.09%로 대림산업 3.95%, GS건설 0.9%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

대우건설의 2018년 매출액은 10조6054억원으로 GS건설 13조1393억원, 대림산업 10조9844억원인 것에 미뤄보면 매출액의 차이는 크지가 않다.

특히 대우건설은 2009년 7조1082억원, 2010년 6조7134억원, 2011년 7조195억원, 2012년 8조2234억원, 2013년 8조7821억원, 2014년 9조9950억원, 2015년 9조8899억원, 2016년 11조1059억원, 2017년 11조7668억원 등으로 2012년 이후 지속적인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의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매출총이익에서 영업비를 공제한 것으로 기업 영업활동 그 자체의 업적평가를 나타낸다.

결국 타 건설사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의 10분의 1 수준이라는 것은, 매출액의 대다수가 영업비용으로 지출됐다는 의미로 지난 10년간 효율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못했다는 대목이다. 일각에서 10대 건설사 중 영업이익률이 최하수준인 대우건설의 경영능력을 의심해 봐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대우건설의 최근 5개년 매출액은 공종별로 토목 19%, 주택 및 건축 55%, 발전 및 플랜트 26%이며 발주처별로는 국내 70%, 해외 30%로 구성돼있어 공종별·발주처별 사업다변화 수준이 우수하다.

▲ 출처=나이스신용평가

그러나 부문별 영업수익성을 고려했을 때 2018년 9월 기준 공종별 세전영업이익은 토목 –181억원, 주택건축 6391억원, 플랜트 –1226억원, 기타 368억원으로 총 5352억원을 나타냈다. EBIT 마진율 역시 토목 –1.4%, 주택건축 12.1%, 플랜트 –8.0%, 기타 13.9%로 총 6.4% 마진율을 기록했다.

플랜트와 토목 분야에서 영업이익이 나지 않으면서 전체적인 영업이익 실적을 끌어내린 셈이다. 다행히 해외프로젝트 관련 대규모 공사손실충당금이 계상되고 주택사업부문의 이익창출에 기반할 때 중단기적으로 양호한 매출과 영업이익 시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올해 이후 완공예정인 해외 프로젝트의 원가율 추이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대우건설은 2013년 이후 해외부문의 채산성 저하로 적극적인 주택부문의 사업을 강화한 덕에 주택과 건축사업 비중이 2012년 35% 수준에서 2018년 3분기 63.4%로 늘어났다. 2017~2018년 신규 수준의 70~80%대의 비율이 주택·건축사업으로 구성돼 있음을 고려하면 EBIT 역시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연이은 부동산 안정화 대책 발표와 가계부채 규제 강화, 2017년 4분기 이후 수도권 외곽을 중심으로 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안요인이 확대된 것은 회사가 원활한 영업이익을 실현하기에 부정적인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평균 분양률은 97.8%로 높은 수준이지만 포항 장성과 두호, 경주 현곡 등 경남지역 일부 프로젝트의 분양실적이 다소 부진하고 올해 이후 완공 예정인 분양부진 프로젝트의 입주와 잔금회수가 원활히 이뤄질지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영업이익이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해 회사 신용도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출처=나이스신용평가

대우건설의 재무안정성 지표 역시 평균보다는 다소 열위한 수준에 놓여있다. 대규모 손실인식을 했던 2016년 말 부채비율이 381.7%, 순차입금의존도 17.3%까지 저하됐던 것보다는 2018년 3분기 기준 회사 부채비율은 297%, 순차입금의존도 15.5%로 다소 저하됐지만 회사의 자본과 현금창출력을 고려했을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대우건설의 잉여현금흐름은 2013년 –5735억원, 2014년 1091억원, 2015년 2456억원, 2016년 876억원, 2017년 2723억원, 2018년 9월 –1572억원으로 차입금을 줄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 출처=나이스신용평가

또한 PF우발채무 부담이 높아 회사의 손실전이 위험 역시 높은 상태다. 2018년 3분기 말 기준 회사의 PF보증채무는 조합사업비 대출보증 3401억원을 포함해 1조1446억원이다. 사업 진행에 따라 꾸준히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자기자본의 0.52배로 여전히 높다. 책임준공 이외의 보증제공 형태를 포함할 경우에는 진행 프로젝트의 미분양이 고스란히 회사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김가영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회사의 높은 영업현금 변동성을 고려할 때 부채비율과 총차입금, PF우발채무 규모 등 회사의 재무부담이 회사의 현금창출력보다 높은 수준”이라면서 “재무부담이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으며 공사비 투입 확대와 신규 수주 관련 자금 등으로 재무안정성의 추가적인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