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지난 3월 29일 개막한 ‘2019 서울모터쇼’가 막을 내렸다. 개막 이후 10일동안 63만여명의 관람객이 서울모터쇼를 방문해 모빌리티 현재와 미래를 확인했다. 이번 서울모터쇼의 핵심은 친환경 차다. 출품된 차량 모델 3대 중 1대가 친환경차다. 전기차(EV)의 비중이 컸다. 특히 도로를 누비는 전기차와 앞으로 출시될 전기차들이 대거 전시됐다.

업계에서는 친환경차 개발에 대한 방향성 설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로 당장 대체되기 어려운 시점이긴 하나 에너지의 방향이 전기와 수소차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전기차, 장기적인 관점에선 수소차 개발에 몰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7일 서울모터쇼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서울모터쇼에 참가한 완성차 브랜드 21개 중에서 친환경차는 총 63종이다. 전체 출품 차종(187종)의 34%를 차지한다. 직전에 열린 2017 서울모터쇼 친환경차 출품비중(20%) 대비 약 14%포인트 증가했다.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우는 브랜드가 월등히 많았다. 유형별로 수소전기차(FCEV)가 1종, 전기차(EV)가 42종, 하이브리드차(HEV) 13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7종이 출품됐다.

▲ 기아자동차 이매진 바이 기아 컨셉트 카. 사진=박재성 기자

전기차는 기아자동차가 크로스오버 EV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Imagine by KIA)’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대담하고 역동적인 외관과 인간 중심적으로 설계된 실내공간이 특징이다. 전면부는 전조등을 둘러싼 독특한 형태의 조명 라인을 통해 기아자동차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호랑이 코’ 그릴을 당당하고 세련된 형상으로 재해석했다. 기아차의 새로운 로고가 자리 잡은 것 또한 특징이다. 기아는 니로 EV와 쏘울 EV 등 국내 도로를 누비는 전기차도 전시했다.

기아차의 전기차 라인업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인기 모델로 꼽히는 쉐보레 ‘BOLT EV’도 만나볼 수 있었다. 1회 충전으로 무려 400km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자랑하면서, 소형 SUV급의 휠베이스로 넉넉한 탑승공간을 체감할 수 있다.

르노는 이미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TWIZY(트위지)’와 함께 신개념 컨셉트카 ‘EZ-PRO’를 공개했다. EZ-PRO는 완전자율주행의 컨셉트로 미래 택배물류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며, 부스 한 켠에서는 EZ-PRO를 이용해 간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다.

▲ BMW i VISION DYNAMIC 컨셉트 카. 사진=박재성 기자

비엠더블유에서는 EV 콘셉트카 ‘i 비전 다이내믹스(BMW i Vision Dynamics)’을 한국 최초로 선보였다. 201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전기차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 받는 콘셉트카다.

i 비전 다이내믹스는 4도어 그란 쿠페 모형태로 E-모빌리티를 추구하는 BMW 그룹의 미래를 잘 나타냈다. 차체 측면부를 깨끗하고 돌출된 부분이 없도록 해 주행거리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측면부가 아주 깔끔하게 디자인돼있다. 전체적으로 전기차로서 불필요한 부분들을 최소화한 디자인이다.

i 비전 다이내믹스는 1회 충전으로 최대 60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최고 속도는 시속 200km다. 제로백은 단 4.0초만 소요된다.

▲ 테슬라 모델3. 사진=박재성 기자

국내 취재진의 문전성시를 이룬 브랜드는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다. 서울모터쇼 최초 참가한 데다 EV 세단 ‘모델 3(Model 3)’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모델3는 테슬라가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내놓은 약 4000만원대 보급형 차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만 15만대가 팔린 인기 모델이다. 1회 충전으로 346km를 주행할 수 있고, 국내에서는 2019년 4분기 이후에 판매될 예정이다. Model 3 외에 Model S, Model X 등 전기차 역시 함께 전시됐다.

▲ 재규어 I-PACE. 사진=박재성 기자

중후한 외모를 자랑하는 재규어 ‘I-PACE’는 ‘2019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된 고급 SUV다. 국내에도 지난 1월 출시되면서 수입차 EV 시장에서 판매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I-PACE는 1회 충전으로 약 333km 주행할 수 있다. 제로백은 4.8초에 시스템 출력 400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ㅎ나다.

닛산의 ‘All-New LEAF’는 해치백 스타일의 전기차로, 최근 국내 출시된 바 있다. 세계 판매 1위 전기차로 잘 알려진 ‘LEAF(리프)’의 신형으로 디자인은 물론이고 가속 성능 역시 대폭 향상된 것으로 전해진다. 주행거리는 231km이고, 페달 하나만으로 가속 및 감속, 제동까지 가능한 e-페달을 탑재했다.

하이브리드차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 렉서스 ‘UX 250h’가 한국 최초로 선보였다. 이외에도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아발론 하이브리드’ 등이 출품됐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포르쉐의 ‘카이엔 E-하이브리드’가 대표적인 모델이다. 수소전기차는 현대자동차가 ‘넥쏘’를 출품했다.

이제는 현실이 된 친환경차, 다음은?

이번 서울모터쇼 주제는 ‘지속가능하고 지능화된 이동혁명’다. 그만큼 지속 친환경 자동차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단순한 콘셉트카가 아니라 이미 도로에서 쉽게 졸 수 있는 전기차부터 곧 출시될 전기차가 대거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모습이다. 시트로엥과 마세라티 등 아주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완성차 브랜드가 전기차를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기 위한 준비과정에 있다고 판단한다. 다만 동력원별로 균형적인 성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이에 단기적으로는 하이브리드 등 내연기관 동력원을 사용하는 차량을 개발하면서 전기차 기술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소전기차 기술력을 가진 국내 업계 특성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소차 개발과 인프라에 투자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석유수요가 2030년대 초 최대치에 도달해 2035년부터 전기차 보급량이 1억대를 상회하면서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면서 “반면 수소에너지는 2020년 이후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주요국들은 수소차 등의 미래차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책 확대 방향성이 정해지고 있다. 중국의 경우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고 수소전기차 보조금을 늘리는 선택을 했다”면서 “중단기적으로 수소차와 전기차가 병행해 발전할 것으로 보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소사회 전환과 함께 수소차 시대가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에너지부는 수소생성 연구에 3100만달러를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켈리포니아주는 2030년 수소차 100만대를 보급하고 수소충전소 1000개소를 구축키로 했다. 중국은 2030년 수소차 100만대를 보급하고 2025년 수소충전소 300개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일본은 세계 최초의 수소사회 실현 목표로 2020년 충전소 160개, 2025년 수소전기차 20만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유럽도 미래 6대주요 과제로 연료전지기술을 선정했다.

▲ 주요국 수소차 보급 및 지원계획. 자료=현대차 및 각사

이기형 한양대 교수는 “자동차 동력원별 시장 전망은 다양하다”면서 “기술적 장단점을 고려해 특정 기술을 집중하기보다 기술별 균형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친환경 에너지의 인프라가 확대될 때까지 내연기관의 전동화 및 후처리 장치, 하이브리드 기술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자동차(전기차, 수소차)의 핵심기술 개발 및 인프라 보급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 교수는 “미래 자동차 산업 경쟁력 확보 관점에서 세계적인 수소차 기술력을 가진 국내 자동차 산업의 강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철 한국가스공사 수석연구원은 “중·대규모 수소 추출 공장을 대도시 주변이나 천연가스 인수기지 등에 설치할 필요가 있다”면서 “수소 배관으로 수소를 공급하면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 수소충전소도 조기 경제성 확보로 안정적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