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SK건설이 지난해 4월 이후 1년만에 자금조달 시장에 등장했다. SK건설은 지난해 7월 라오스댐 붕괴라는 대형 이벤트로 이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오고 있었다.

SK건설이 회사채 발행을 재개하면서 회사 안팎의 악재들이 하나하나 제거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SK건설 내부적으로는 라오스 댐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공모채 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평가다.

2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SK건설은 차환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 26일 사모 회사채 1700억원을 발행했다. 만기는 2022년, 표면이율은 3.500%이다. 발행실무는 한국산업은행 외 6곳이 맡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SK건설의 미래는 암울했다. SK건설의 회사채 발행 잔고는 2760억원으로 1년 전 7950억원보다 약 40% 줄었다.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 4월 13일을 마지막으로 만기상환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SK건설은 이번 조달 자금로 이달 만기 예정인 공사모 회사채 상환 용도로 쓸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미 이달 14일, 20일 각각 1340억원, 200억원의 만기가 도래했다.

회사채 발행을 재개하게 되면서 회사 안팎의 악재들이 하나하나 제거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SK건설은 회사채 조달 계획을 결정한 뒤 3일 만에 2000억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이는 투자처를 찾는 채권 시장의 풍부한 기관 수요 덕분에 SK건설이 넉넉한 수준으로 사모채 발행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기업 SK그룹의 지원여력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1년 사이 시장금리가 꾸준히 떨어진 영향으로 이자 비용도 낮췄다. SK건설의 사모채 표면 이자율은 연 3.5%에서 결정됐다. 이는 1년 전 발행한 3년물 금리(3.9%)보다 0.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월 13일 공모 회사채 1500억원어치 발행을 마지막으로 SK건설은 공·사모 회사채 발행에서 모습을 감췄다. 같은해 7월 일어난 SK건설의 라오스 댐 붕괴 사고 여파 때문이다. 라오스정부의 사고조사위원회는 부실공사에 따른 인재 가능성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이달 중 사고 원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라오스정부의 사고조사위원회 조사결과 발표가 SK건설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지 않는 분위기다.

그간 SK건설은 기업어음(CP) 시장에서도 모습을 감췄지만 올해 들어서 CP발행도 재개했다.

회사는 1월 총 1200억원어치의 CP발행을 재개했는데 이 중 100억원은 1년물이다. 시장에선 회사채, CP발행 재개와 더불어 SK건설의 기업공개(IPO) 작업도 조만간 재개될 거란 기대감도 나왔다. SK건설의 신용등급은 현재 A-이고 등급전망은 ‘안정적’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SK건설 내부적으로는 라오스 댐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공모채 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을 열어뒀다”면서 “업계에서도 추후 공모 조달의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4월 22일부터 26일, 코오롱글로벌, 대한해운, 삼성중공업, 아시아나항공 등 15곳이 사모채를 발행했다.

▲ 4월 22일부터 26일, 코오롱글로벌, 대한해운, 삼성중공업, 아시아나항공 등 15곳이 사모채를 발행했다. 출처=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