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여가 플랫폼 스타트업 야놀자의 매출이 지난해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여름 시작한 레저·액티비티 부문이 전체 실적 성장을 견인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모텔 비즈니스로 시작해 최근 그 이미지를 벗어내고 투자, 리모델링, 레저 등 대규모 투 자를 받으면서 비숙업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상장을 앞당기기 위한 기반 다지기로 풀이 되고 있다.

관건은 야놀자의 자본 흐름이다. 지난해 손실 규모가 소폭 줄었지만 4년째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정곤 경영전략가는 야놀자의 수직계열화를 답으로 꼽았다.

시장 확장에 손실 이어가는 '야놀자'

야놀자는 모텔 비즈니스란 시장을 형성하고 음에서 양의 영역으로 전환시켰다. 더불어 호텔, 펜션 등을 포함 한 종합 숙박 예약 브랜드로 인식을 전환시키는 유의미 한 실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야놀자는 4년 연속 순손실 을 이어가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야놀자는 개별기준으로 지난해 영업수익 739억원, 영업손실 1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100억원의 투자 유치를 시작으로 야놀자는 성장과정에서 여러 차례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 IB 업계가 평가한 기업 가치는 1조1000억원이다.

▲ 야놀자 영업실적 추이.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지난 2016년 최초 공개된 야놀자의 개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의 매출은 299억이다. 2016년 337억원, 2017년 545억원을 기록하면서 해마다 평균 35%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야놀자의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광고수입, 판매수수료수입, 객실판매수입으로 나타났다.  광고료 수입은 2017년 217억원 에서 342억원으로 약 58%가량 증가했다. 이는 전체 영업수익의 46%를 차지한다. 판매수수료 수입도 지난해 243억원, 객실판매수입 110억원을 기록하면서 매출 성장의 주된 역할을 했다.

그러나 4년간 흑자를 기록한 적은 없다. 같은 기간 야놀자의 영업비용(판매관리비)은 영업수익과 비례해 늘어났다. 2015년 375억원, 2016년 398억원, 2017년 661억원, 2018년 892억원으로 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야놀자는 동기간 76억원(2015년), 61억원(2016년), 116억원 (2017년), 153억원(2018년)의 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은 국내 대형 스타트업 공통의 행보며, 시장 장악을 위한 당연한 패턴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그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것이 지급수수료다. 송금, 결제수수료, 용역수수료등을 포함하는 지급수수료는 지난해 186억원이다. 전년(110억원) 보다 69%(76억원) 늘어났다. 이는 연평균 35%씩 늘어나는 매출 증가율의 2배 수준이다.

인건비도 163억원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야놀자의 인건비는 2017년 110억에서 지난해 163억으로 48% 증가 했다.

유정곤 경영전략가는 "영업·사업 영역의 확대로 인원이 계속 확충되고 있어 인건비 증가는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시장이 작다보니 시장을 키우기 위해 마케팅활동비와 영업비가 많이 사용됐다”면서 “적자 수준은 헷지(hedge) 가능한 수준이고 시장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모텔 · 국내 넘어 '글로벌 여가 플랫폼'으로 도약

야놀자는 전체 매출에서 자회사 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야놀자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는 야놀자씨앤디(418억원), 야놀자에프앤지(42억원), 야놀자비즈(11억원), 와이시너지(11억원), 봉봉랩(8억원) 등이다. 그 밖 지분을 투자한 곳은 프렌트립, 더블유디자인호텔, 여행대학, 레저큐, 알티잔골프 등이 있다.

그 중 가장 매출이 높은 곳은 숙박업 리모델링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야놀자씨앤디(구 야놀자디자인랩)다.

야놀자는 자체 숙박시설 확보를 위해 리모델링 사업을 하고 있었다. 이를 지난 2017년 별도 회사로 물적분할해 100% 지분을 소유한 것이다. 야놀자의 야놀자씨앤디 지분가치는 지난해 기준 225억이다.

야놀자씨앤디는 감사 받지 않은 2017년 매출 112억, 121억의 비용으로 9억의 손실을 냈다. 2018년 매출 418억, 비용 421억으로 3억의 손실을 봤다. 야놀자씨앤디는 4배에 가까운 매출 증가율을 보이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과 수익성을 올리고 있다.

야놀자씨앤디는 지난해 8월 숙박비품 유통업체 한국물자조달을도 인수했다. 즉 야놀자씨앤디는 야놀자의 온라인 숙박 비즈니스의 후방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야놀자는 이로써 창업, 자체 보유 숙박시설 관리와 리모델링 수주, 비품 등 물품 유통·납품까지하는 수직계열화를 갖추게 됐다.

숙박 비즈니스는 주기적인 리모델링 등 유지보수관리에 많은 비용이 든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전국 모텔급 숙박업소는 지난해 기준 3만여개다. 모텔 1곳당 월 매출은 평균 4000만원 수준으로 국내 모텔시장 규모는 14조4000억원에 이른다.  상당히 큰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 야놀자 자회사 실적.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유정곤 경영전략가는 "수주 경험을 쌓아갈 경우 야놀자 브랜드 파워와 시너지를 내 빠른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창업 혹은 리모델링 수주 후 가맹 계약·비품 및 소모품 납품, 유지보수관리 등 부속 비즈니스로 연결될 가능성도 높아 영업 프로세스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숙박업 특성상 대규모 공사 수주는 제한적이므로 관리 비용 증가를 제어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을 수 있다"면서 "야놀자씨앤디는 향후 야놀자의 성장에 많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놀자는 오프라인사업 확대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는 새해 첫 인사로 김진정 전 테슬라코리아 대표를 오프라인부문의 신임 대표로 영입했다. 김 대표는 스타벅스코리아에서 18년 동안 근무하면서 1000여 곳이 넘는 스타벅스 매장의 운영을 총괄하며 역량을 쌓아온 프랜차이즈전문가다. 야놀자의 사업영역을 숙박 예약·중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호텔 가맹·직영사업까지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야놀자의 최종 목적지는?

야놀자 관계자는 “비숙박영역을 집중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그 부분에서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수직계열화 보다는 레저·액티비티 부문과 글로벌부문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놀자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진출의 포석을 닦았다. 지난해 3월 글로벌 진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야놀자를 글로벌 여가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올해 해외 진출도 실질적으로 첫 삽을 떴다. 야놀자는 16일 중국·일본·미국·유럽·동남아시아 등 세계 38만8천여 개의 호텔 예약 서비스를 개시했다.

뿐만 아니라 레저·액티비지 예약 서비스도 개시했다. 현지 관광지 티켓과 유명 액티비티를 앱에서 손쉽게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야놀자는 숙박 중개를 넘어서 체험, 축제, 교통, 클래스 등 여가관련 티켓 판매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

박성의 진짜유통연구소 대표는 “야놀자는 모텔로 시작한 기업으로 아직 에어는 시작하지 않았지만 액티비티 서비스를 시작했다기 때문에 여행에 관련한 모든 분야에 손을 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