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임관호 기자] 시장이 사라지고 있다고? 웬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반문하실거다. 사실 뭔가가 사라진다는 것은 엄밀하게 말하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다른 것으로 대체 된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지 모르겠다. 시장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 시장을 다른 형태로 이어갈 다른 시장으로 대체될 뿐이다. 

#광화문 큰 도로 주변에 1층 공실 점포는 왜 늘어나고 있을까

도심 한복판을 걷다보면 번화한 도심상가 1층에 임대라는 표지가 붙어있는 점포들이 많이 눈에 띄인다. 몫 좋은 이곳에 왜 이렇게 빈 상가들이 많이 나와있을까. 아 경기불황이어서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이렇게 비어있는 것일까.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물론 임대료를 감당할정도로 장사가 잘되면 당연히 맞는 말이다. 하지만 임대료를 감당할수 조차 없는 시장 변화가 있다면 틀린 말이다. 비싼 임대료때문이 아니고 시장 자체가 오프라인 상가를 원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그래서 틀리기도 하다.

온라인 쇼핑 매출 규모는 2018년말 기준 111조 1년새 20% 증가했다.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포인트 증가한 26%를 기록했다. 미국이 지난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한국도 50%까지 높아질 추세라면 앞으로 도심 상가의 공실 상태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오프라인 상가, 특히 물건을 팔고 사는 점포의 공실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온라인 소비에 푹 빠져있기 때문이다. 5060세대들마저 쇼핑홀릭 상태이니 앞으로 시간만 기다리면 온라인 쇼핑 대국은 완성되겠다. 온라인 쇼핑의 전체 비중은 26%로 미국의 절반수준도 안되지만 그 비중 증가는 무서운 속도로 미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높다. 그 속도 만큼이나 물건을 파는 길거리 점포들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대신 수도권 등 대도심 주변의 물류창고는 그와 비례해서 늘어날 것이다. 기존 도심에 비치됐던 물건들이 외곽 창고로 옮겨지고 있다. 지금도 물류창고 투자가 성업중인것이 이를 방증한다. 

물론 자영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식당들도 1인가구의 증가와 가정간편식의 발달로 자연스레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며 길거리 음식점들이 줄어들고 있다. 물론 52시간 근무제 확대와 최저임금 상승도 이를 더 촉진시키고 있다. 문제는 이런 심각한 상황으로 몰리면서 점포 주인들이 임대료를 낮춰도 임대상인과 손님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 광화문과 종로 그리고 안국동, 삼청동의 모습들에서 텅빈 상가가 이제는 낯설지 않은 풍경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다.

#서울 남대문 시장엔 수입상가가 없다?

서울 남대문 시장은 대표적인 수입상가다. 어린시절 남대문시장에 가면 꼭 먹고 싶은게 있었다. 초콜릿이다. 그만큼 남대문 상가는 한국 수입품의 메카였다. 그릇 등 명품 혼수품을 구입하기 위해서 꼭 들려야 하는 곳이 남대문 수입상가였다. 특히 C동은 그릇 등 혼수품이 많은 상가다. 하지만 지금은 수입품은 커녕 혼수품도 찾아보기 힘든 상가가 됐다. 남대문 시장=수입상가라는 공식은 깨진지 오래다. 

식당 셰프들은 자기가 선호하는 칼을 사기 위해 남대문 수입상가에 단골 한두곳씩 있던 시절이 있다. 요즈음은 모두 아마존에서 일본 칼을 해외직구로 구입한다. 당연히 남대문 시장에 수입업체들이 사라진지 꽤 지났다. 

해외직구가 활성화되면서 국내 수입업자, 업체들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이 분야에  종사하던 일자리들이 급격하게 줄고 있다. 물론 해외직구 대행쪽으로 신규 일자리가 늘어나겠지만 오프라인 일자리 감소세를 따라가지 못하는게 당연하다. 

해외직구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를 대체해주던 국내 수입업체들과 판매점이 대부분 문을 닫고 있다. 수입업체가 국내 판매를 통해 남는 이익을 국내에 재소비를 하지만 해외직구는 아마존 본사가 있는 미국내에 그 이익이 고스란히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게 된다. 돈은 우리가 쓰는데 일자리는 그쪽에서 일어난다. 요즈음 新경제 효과다. 열려있는 글로벌 시장과 열려있는 온라인 마켓으로 이익의 움직임이 어떻게 어디서 창출될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된다는 의미다. 이 움직임을 도외시하고 아무리 많은 돈을 퍼붓는다고 해도 경제적 효과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이 되기 쉽다. 신경제를 알아야 경제문제도 풀어갈수 있다. 

#길거리 경제 살리겠다고 하면 지원 아끼지 말아야 할 때 

한국의 온라인 소비 비중이 미국처럼 50%를 넘어선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현재의 모습을 미루어 짐작하면 된다. 현재 50대 중년들까지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니 10년이 지나면 소비주체인 10대에서 60~70대까지 모두 온라인 쇼핑을 자연스럽게 일상적으로 하게된다. 대략 40%에 육박하거나 50%를 넘어서게 될 전망이다. 10년 후에 다가올 한국의 소비시장 지형도의 모습은 어찌보면 미국보다 더 빨리 온라인화 되어갈 수도 있다. 길거리 경제는 정말 지금도 그렇지만 식당 , 커피숍, 호프집, 이 정도외에는 보이지 않을 지도 모른다. 신선식품도 공산품도 모두 온라인으로 구매가 일상이 될테니.

오프라인 마켓 자체가 붕괴될 상황인데 우리는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한 대형유통업체가 매머드 급의 매장을 건설하고 그곳에 수영장도 사우나도 성인들이 놀수 있는 레저시설도 그리고 지역 맛집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켜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대형 점포를 열고 있다. 물론 마트도 아울렛도 입점이 되어 있다. 하지만 마트와 아울렛 규모와 버금가는 레저시설과 놀거리 먹거리 시설이 차지하고 있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 사람을 불러모아야 장사를 할수 있을 정도로 소비자들이 이제는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사지 않는다는 의미다. 

마트에는 20대들이 안간다고 한다. 왜 그럴까. 20대들은 전형적인 디지털 세대인 Z세대다. 마트에 갈 필요가 없다. 필요하면 오픈마켓에서 주문하면 당일에 배달까지 해준다. 그러니 당연히 마트에 갈 필요가 없다. 오프라인 마켓은 붕괴되든 또 다른 시장으로 변모하든 두가지중에 한가지다. 후자의 경우 정부는 그냥 구경만 하면 될까. 생태계를 보호하는 정부로서도 미래의 복안을 가져야 할때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골목상권만 외치고 있다. 오프라인 경제가 무너지고 있는데 골목상권만 외치고 있다. 어불성설이다.  

늦었지만 골목상권의 실체부터 파악하는게 급선무다. 10년전과 20년전과 지금 골목상권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부터 짚어봐야 한다. 그나마 오프라인 마켓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기업(개인사업자)이 있을때 그들을 밀어주는 척이라도 해야 오프라인 일자리가 창출된다. 규제라는 이름으로 참여자를 가릴때가 아니다. 다 없어진다음에 들어오라고 고사를 지내도 그때는 소용없다. 키울 소 규제하지말고 무너지는 외양간 보강공사에 어찌 정책을 쓸지부터 신경써야 할 때다. 시장이 사라지고 있다.  오프라인 경제 마인드로 온라인 경제를 바라보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