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스는 인구 5만명의 프랑스 남부의 조그만한 도시이다.

현재 인구의 60% 이상이 향수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고

그와 관련하여 1년에 약 120만 명이라는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향수 연 평균 매출액은 8천억 정도이며 관광으로 인한 간접적 경제적 효과는 훨씬 더 클 것이다.

12세기 물이 풍부한 그라스에서는 제혁업이 발전되었다. 특히 가죽 무두기술이 발전했는데 무두질한 동물의 가죽 악취가 너무 심하자 그라스의 대표적인 퍼퓨머리 중 한 곳인 갈리마르(Galimard)가 가죽 장갑에 향을 묻히면서 인기를 끌게 되고 장갑 제조업자 ‘강티에Gantier’와 향수 제조업자 ‘파푸메Parfumeur’들의 협동조합이 생기게 된다.

당시 루이 13세는 장갑 제조업자를 공식적으로 조향사로 인정했으며 당시 향료를 취급하는 독점 면허권은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그러나 17세기까지 호황을 이룬 제혁업은 가죽에 대한 높은 세금이 부과되고 니스와의 경쟁으로 쇠퇴하면서 가죽 향 생산도 중단되었다. 그라스는 이러한 위기에서 지중해성의 온화한 기후와 높이 325m의 분지의 특징을 살려 자스민, 라벤더, 튜베로즈 등을 대량재배하는 1차 산업 농업에 집중시켜 향수 원료의 꽃들을 재배하고 에센스를 추출해나가는 산업을 확장시켰다. 그 결과 현재 프랑스 전체의 2/3 분량에 달하는 천연 에센셜 오일을 생산하고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향료산업은 노동집약적 사업이다 보니 최근 그라스의 높은 인건비로 모로코, 불가리아, 터키 등에서 향원료 생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그라스에서 향수 원료로 꽃을 키우는 재배업자는 거의 사라졌다. 그러나 그라스만의 자연환경과 향료 추출 기술은 좋은 퀄리티의 원료를 생산할 수 있어 샤넬의 ‘넘버파이브(No.5)’와 크리스찬 디올의 ‘자도르(Jador)’의 주 원료가 되는 센티폴리아 로즈는 오직 그라스에서만 재배하고 있다. 또한 인재 양성을 위한 전문 교육을 선보이고 있는데 샤넬과 디올 등 유명 브랜드의 대표 조향사(노즈)들도 그라스 출신으로 조향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그라스는 선망의 대상이다.

마을 전체적으로 진행하는 향기 축제와 행사 등으로 향수와 관련한 다양한 매력들을 세계에 알리며 향수산업의 권위를 지키고 있으며 그라스의 꾸준한 추진으로 2018년 그라스 지방의 조향기술은 유네스코 무형 문화재로 등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