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모두가 ‘설마, 설마’ 했다. 그런데 진짜로 나와 버렸다. 이제 디즈니가 실사영화의 소재로 삼을 수 없는 존재는 이 세상에 없는 듯하다.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은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1994년, 디즈니를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콘텐츠 기업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킨 명작이다. ‘라이온 킹’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모티브로 한 감동 스토리, 매력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훌륭한 음악의 조합으로 영화계에서도 온갖 찬사를 받으며 제67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는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대개 이런 걸작들은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될 때 관객들에게 전달한 느낌이 너무 강해서 다른 표현법으로 대체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를테면 ‘진격의 거인’ 혹은 ‘강철의 연금술사’ 등 일본의 명작 애니메이션들이 실사 영화화가 이뤄졌을 때 관객들은 자신들이 아끼는 원작의 감동을 파괴한 영화를 보고 절망감을 맛보아야 했다. 이 작업이 어려운 것은 디즈니도 마찬가지다. ‘곰돌이 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디즈니 인기 애니메이션들의 실사화도 원작 팬들의 높은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 출처=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그러나 디즈니는 이 어려움을 끝끝내 극복해냈다. 2017년 영화 ‘미녀와 야수’로 원작의 감동과 영화의 표현법을 잘 조합한 수작을 만들어낸 데 이어, 2019년에는 개봉 전까지 쏟아진 온갖 혹평을 한 번에 뒤집어버린 ‘알라딘’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급기야는 ‘라이온 킹’의 실사영화화까지 이뤄졌다. 

라이온 킹이 걱정됐던 것은 주인공들이 모두 의인화된 동물들이라는 점이다. 실제 동물들의 얼굴에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의 얼굴 표정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는 이 작품을 기다리는 모두의 의문이었다. 그러나 11일 언론시사회에서 처음으로 그 모습을 공개한 영화 ‘라이온 킹’은 디즈니가 왜 디즈니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모두의 걱정 따위는 전혀 고려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운 연출은 마치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을 전달했다. 여기에 애니메이션 속에 등장했던 추억의 ‘그 노래들’은 영화를 통해 더욱 한층 더 웅장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원작 캐릭터들의 개성도 거의 그대로 반영돼 옛 작품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아련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참고로, 이번 리뷰에서 작품의 스토리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내용은 25년 전 애니메이션과 완전히 똑같기 때문이다. 물론, 원작의 내용을 알고 모르고는 이번 작품의 감동을 만끽하는 데 있어 그다지 중요한 요인이 아니긴 하지만.

정리하자면 디즈니가 또 디즈니 했다. 영화 ‘라이온 킹’은 애니메이션 원작을 기억하는 이들이 봐도 좋고, 그렇지 않은 이들이 봐도 같은 크기의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자는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