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농협금융그룹이 빅배스(대규모 부실채권 정리) 이후 영업이익이 매년 수직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농협금융그룹의 영업이익은 2017년 한해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초과했다. 

1일 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올 상반기 농협금융그룹의 영업이익은 1조7624억원으로 2017년 결산 영업이익 1조7164억원을 넘어섰다. 올 상반기 농협금융그룹의 영업이익은 농협금융 출범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이다. 농협금융은 농협은행 영업이익 흐름과 유사한 궤도를 보이고 있다.

▲ 출처=금융 빅데이터 딥서치(DeepSearch)

2016년 농협은행은 조선·해운업 부실로 영업이익이 전년 4992억원 대비 28% 하락한 3562억원을 기록하고 농협금융은 그 해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늘어나면서 적자전환했다. 2016년 상반기 농협금융의 충당금 전입액은 1조3589억원에 달하며 영업손실은 263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적자전환으로 농협금융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고 부실채권 매각작업을 진행했다.

농협은행도 2016년까지 부실대출 규모가 총여신의 2.2%에 달했는데 올해 1분기에는 1.38% 비중으로 크게 낮아졌다. 특히 제조업의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절반 이상 줄었다. 올 1분기 기준 제조업 고정이하 여신규모는 4141억원으로 2016년 결산 8552억원 대비 52% 감축됐다. 고정이하여신은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여신을 말하며 부실채권(NPL)으로 분류된다. 농협은행은 이러한 부실채권 규모를 조선·해운산업 등 제조업을 비롯해 부동산임대업, 건설업 업종도 크게 줄였다.

▲ 출처=금융 빅데이터 딥서치(DeepSearch)

부실여신을 상각하면서 농협금융은 1분기만에 다시 흑자로 회복했고 이후 2017년, 2018년, 올해 상반기까지 이자이익과 수수료수익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수직 곡선을 그리고 있다.

◇ 농협금융,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지 8년…농협은행·NH투자증권 실적 뒷받침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2012년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 자산운용, 캐피탈, 선물을 계열회사로 갖추고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올해로 8년째 접어든 지주사 체제는 실적 개선으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은 각각 자산운용, 계절적 영향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지난해 말부터 하락하고 있다. 반면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은 농협금융 실적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2017년 자기자본 4조원 요건 등을 갖춰 초대형 투자은행(IB)에 선정되면서 발행어음 잔고와 수수료수익이 크게 증가해 2017년부터 2년간 4000억원 대 영업이익을 유지중이다. 

▲ 출처=금융 빅데이터 딥서치(DeepSearch)

NH투자증권의 2017년, 2018년 영업이익은 각각 4863억원, 4908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3896억원으로 전년 동기 3415억원 대비 15% 증가했다. 이러한 영업익 추세로 볼 때 NH투자증권은 하반기에 영업익 5000억원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농협금융은 전체 실적 상승에도 하반기 경기하방 가능성에 대비해 경영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농협금융 측은 “하반기에는 일본의 수출규제·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성장 둔화가 지속돼 경기하방 우려가 큰 만큼 내실 중심의 경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