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한국형 도박 누아르(?)의 획을 그은 영화 ‘타짜(2006)’는 주연과 조연들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지금까지도 유행어로 기억될 만큼 화제가 된 작품이다. 허영만 화백의 원작 만화 내용에 충실하면서도 각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살린 배우들의 명연기는 자칫 잘못하면 한없이 가볍고 유치하게도 보일 수 있는 만화 원작 오락영화에 무게감을 실었다.  

여기서 추석기간에 개봉할 타짜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원 아이드 잭’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재미있다’. 추석 극장가 성수기를 겨냥한 오락영화답게 흥미진진한 구성 그리고 연속되는 반전이 계속된다. 그리고 타짜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도박과 관련된 모든 이들은 해를 입는다’는 주제 의식도 상당히 뚜렷하게 나타난다. 

무엇보다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주인공의 가슴 깊숙한 슬픔을 표현하는 연기는 가히 우리나라 탑 클래스 반열에 오른 주인공 ‘도일출’ 역을 맡은 배우 박정민이다. 그는 극의 구성에 따라 한없이 천진난만하거나, 한없이 비굴해지거나 혹은 잔인해지기도 하는 등 어두운 감정의 변화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줄 아는 것처럼 보인다. 박정민의 도일출은 역대 타짜 시리즈 주인공들 중 어떤 면에서 가장 ‘사악한’ 캐릭터인 것처럼 보인다.  

▲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아울러 등장만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배우 류승범의 능청스러운 연기 그리고 그간 예능으로 보여준 이미지와 다른 진지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 이광수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타짜 세계관의 짜임 있는 구성과 주·조연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는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 작품의 재미를 더한다. 아무래도 타짜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신의 손(2014)’에서 보여준 주인공들의 (타짜 1과 너무나도 비교가 되는) 연기에 실망한 관객들이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듯 하다.  

자, 칭찬은 여기까지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의 구성은 발단부터 위기, 절정, 결말까지 첫 번째 작품이 만들어 놓은 스토리의 진행 공식을 거의 그대로 따라간다. 마치 타짜 첫 번째 작품의 가이드라인을 일부러 넘어서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화를 분석할 목적으로 보지 않더라도 타짜 첫 번째 작품을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이거 완전 전개가 똑같잖아’ 라는 느낌을 쉽게 받을 수 있을 수 있을 듯하다. 좋게 보자면 익숙한 재미, 그리고 심하게 나쁘게 보자면 식상함이다. 그리고 마무리 결말 부분에서 다소 급하게 마무리를 짓는 느낌도 없지 않다.  

▲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러나 타짜 시리즈의 원작이 만화인 것을 감안하면, ‘청소년 관람불가’ 오락영화임을 감안하면 ‘원 아이드 잭’은 본연의 역할에 꽤 충실한 작품인 듯하다. 

끝으로 타짜 시리즈의 팬이라면, 특히 첫 번째 작품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영화가 끝난 뒤에 잠깐만 앉아있기를 권한다. 짧은 추가 영상이 있고, 상당히 반가운 얼굴이 등장해 의외의 재미를 선사한다. 물론, 이 재미는 그가 누구인지를 알아야만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