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는 1급 발암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92%가 대기 오염으로 인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고했고, 이로 인해 해마다 6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경고했다.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 남녀노소 모두가 발암 물질을 흡수 하게 되는 것이고 결국 ‘암 발병 위험군’에 속할 수 있다. 따라서 모두가 평소 암을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미세먼지는 지속적 흡입만으로 암을 유발한다. 특히 입자가 더 작은 초미세먼지는 인체 안에서 박테리아 병원균에 대한 항체를 무력화해 폐렴을 유발한다. 또 혈관으로 흡수되면 뇌졸중, 심장질환을 일으킨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호흡기와 직접적 연관이 없는 간, 비장, 중추 신경계, 뇌, 심지어 생식 기관까지 손상한다고 밝혀졌다. 또 해외 여러 연구에 의하면 미세먼지는 DNA 복구 기능을 손상시키고 면역 반응을 망가뜨리며, 새로운 혈관의 성장이 촉진돼 종양이 쉽게 퍼지게 한다고 알려졌다.

암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치료하는데도 면역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의 실험으로 이미 증명됐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면역학과의 제임스 P. 앨리슨(James P. Allison, 70) 교수와 일본 쿄토대 의과대 혼조 다스쿠(本庶佑, 76) 교수는 음성적 면역조절(negative immune regulation)을 억제하는 방식의 암치료법을 개발해 암치료 분야에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고 평가 받는다.

 

1세대 화학·2세대 표적 치료 한계 여전해… 새로운 희망 면역치료

암은 DNA의 변화나 돌연변이 때문에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성장하거나 분열해 생기는 일종의 유전적 질병이다. 암은 면역계를 교란하고 파괴한다. 암세포는 정상세포와 달리 외부의 조절 인자들과 무관하게 스스로 성장을 촉진하고 사멸을 피하며 끊임없이 분열한다. 이 과정에서 면역계를 교란하는데,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고 암세포를 방어하는 역할도 하는 면역이 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초기 암연구자들은 암세포가 끊임없이 분열한다는 특징에 착안해 세포 분열 과정을 억제하거나 DNA에 손상을 주는 물질을 이용해 화학적 항암 치료법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런 항암 물질은 골수나 모근 세포와 같은 정상 세포까지 구분 없이 제거해 흔히 항암 치료의 부작용으로 알려진 백혈구 감소, 탈모 등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 이후 연구자들은 다양한 암세포의 특성, 특히 암세포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효소나 성장 물질을 발견하면서 화학 항암제의 문제점을 보완해 암세포들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표적 항암제를 개발했지만, 장기 투여에 따른 암세포 내성은 극복하지 못했다.

 

면역 치료? 외부 약물 투입 아닌, 인체 내 면역세포 강화로 스스로 암세포 없애

이번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은 기존 암 치료 한계를 극복하는 ‘면역 항암 치료법’을 제시했다. 면역 항암 치료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면역계의 생태계를 이해하는 것이 좋다. 면역계는 정상세포와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비정상세포를 구분하고 비정상세포를 제거해 감염을 예방한다. 암세포는 비정상 세포지만, 면역세포들을 속여 정상세포로 인식하게 하거나 면역세포 자체를 무력화시켜 살아 남는다.

노벨 의학상 수상자 엘리슨과 혼조 교수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찾아 완전히 제거하고,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막는 브레이크를  풀고 암세포를 잘 공격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한 것이다.

앨리슨, 혼조 교수 두 사람의 연구 성과가 과학계로부터 주목을 받은 것은 이들이 개발한 면역관문억제요법(checkpoint blockade therapy)이 항암 치료에 있어 암세포 내성을 유발하는 일 없이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해당 요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T세포의 활성화’이다. T세포는 악성종양을 강력하게 공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준다. 혈액속에 있는 림프구(병원균, 암세포를 무력화 시키는 항체 생성)는 T세포와 B세포로 구성돼 있다. 이중 T세포는 백혈구(외부에서 침입한 병원균과 내부에서 생겨난 여러 직접노폐물을 소멸시킴)처럼 병원균을 직접 공격하면서, B세포에 병원균과 암세포 항원 등과 관련된 정보를 전달한다. 정보를 입수한 B세포가 공격 중인 병원균, 암세포 항원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들어 준다.

앨리슨 교수는 교수는 ‘CTLA-4’에 제동을 거는 ‘Anti-CTLA-4’ 단클론항체를 만들어 활성을 차단하는데 성공했고, T세포의 암 살상력을 증강시켰다. 한편 혼조 교수는 T세포 표면에 붙어 있는 단백질 ‘PD-1’을 발견했다. 본래 명칭이 ‘CD279’인 이 단백질은 T세포 활동을 극도로 억제하면서 암을 유발하고 있었다. 혼조 교수가 연구를 통해 선별적으로 ‘PD-1’의 접근을 막았더니 T세포는 자유스럽게 암세포와 싸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