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환 한화생명 FA.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현재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이럴 땐 쉬는 것도 투자다” 김명환 한화생명 FA(Financial Advisor, 자산관리사)가 최근 경제 불황 속 올바른 자산관리 방법으로 내린 진단이다.

자산관리사란 고객들의 재무상태를 파악해 각종 금융상품·주식·부동산 등 고객 특성에 맞는 자산관리 방법을 조언해주는 사람이다. 2001년 한화생명에 입사한 김명환 FA는 19년째 보험사에서 근무하며 영업일선부터 교육·언론홍보까지 거친 ‘보험통’이다. 2017년부터 자산관리사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그를 만나 자산관리 트렌드에 대해 물어봤다.

금융환경 변동성 커져…“쉬는 게 답”

최근 금융환경은 저금리 기조와 시중은행에서 터진 해외연계 파생금융상품 등의 대규모 손실로 불확실성이 올라가고 있어 자산관리에 더욱 신중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김명환 FA는 대내외 경제 변동성 속에서 한 템포 쉬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명환 FA는 “국제경제·국제정치·국내정치 등 대내외 여러 상황이 다 맞물려서 앞으로도 당분간은 금융환경의 변동성이 굉장히 클 것”이라며 “이렇게 변동성이 큰 시장에선 규모가 크거나 위험성향이 높은 투자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시기에는 쉬는 게 투자다. 유동성이 큰 현금 등의 자산을 보유해 투자를 보류하는 것이 좋다. 향후 1~2년 뒤에는 국내엔 총선, 국제적으론 미중 분쟁 및 트럼프 재선 시즌이 겹쳐있어 금융환경의 변동성은 더욱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 시장을 전망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의 고객 중 한 명은 최근 자신의 자산 40% 가량을 정리했다. 당분간 상승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 생각한 부동산을 대폭 처분했다. 향후 3년간은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갖고 기다리겠다는 전략이다.

김 FA는 “3년 후면 대선 시즌으로 정권의 향배도 결정될 것이기에 그에 따른 부동산 정책 등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이 고객에겐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드렸다. 이 분 사례와 같이 경제가 불확실성이 클 때에는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고 말했다.

▲ 김명환 한화생명 FA.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경제 위기가 기회요인 될 수도

자산가들에게는 경제 위기가 기회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기조에 싼 매물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김 FA는 “경제가 안 좋을수록 가치가 높은 부동산도 싸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가령 갭(gap)투자를 위해 대출을 최대한 받아서 집을 사신 분들은 향후 금리가 올라가고, 대환할 수 있는 규제들이 막혀버리면 늦게 팔수록 연체이자도 커지기 때문에 급매를 하게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때 부동산이 아닌 현금을 갖고 계신 분들은 그만큼 기회를 잡을 확률도 높아지게 되는 것”이라며 “이렇게 불확실성이 큰 시장에서는 유동성이 높은 금융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도 이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큰 수익내기 보단 ‘자산승계’

최근엔 자산승계 플랜을 문의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지금의 경제상황에서는 큰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현재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자산을 이전·분산하는 계획을 세우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김 FA는 설명했다.

김 FA는 “큰 수익을 바라면 그만큼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할 수밖에 없다. 가장 좋은 자산은 가치도 올라가면서 그 자산에서 매년 혹은 매월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자산이다. 이게 바로 기업이다. 부모가 20~30년 동안 구축해놓은 비즈니스 모델이 있기 때문에, 크게 무리만 하지 않으면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도 자식들에게 증여한다. 현재 폭락한 주식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오를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또 현재 부동산 규제는 대부분 다주택자가 그 타깃이다. 다주택들은 앞으로도 보유세가 올라갈 전망이지만 향후 상승 가치가 커 팔기엔 아까워 증여를 많이 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부동산, 환금성 떨어져…“분산투자”

김 FA는 분산투자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자산가들도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에 편중돼 있는데, 부동산은 환금성이 떨어져 노후로 갈수록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김 FA는 “가끔 고객들이 제가 금융사에서 근무하니까 금융으로 포트폴리오를 짜고 부동산에는 투자하지 말라고 권할 줄 안다. 오산이다. 저는 부동산에 투자하라고 한다. 부동산은 상당히 좋은 자산이다.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1~2년을 빼면 부동산의 가치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항상 높았다. 부동산은 안정적이고 수익도 많이 난다. 뜻하지 않게 개발 호재가 생기면 가격도 확 오른다. 종류에 따라서는 임대를 준다면 매월 현금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모든 자산을 여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건 옳지 않다. 부동산의 약점은 현금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아파트라는 게 오늘 내놔서 내일 팔리는 게 아니다. 갑자기 돈이 필요할 땐 급매로 내놔야하는데, 그만큼 손해를 보는 것”이라며 “나이가 많아질수록 금융의 비중이 더 커져야한다. 노후에는 생활비를 써야하고 의료비 수요도 많아져 이런 비중을 조정해 나가야한다. 너무 극단적인 부동산위주의 포트폴리오는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 김명환 한화생명 FA.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장기적 관점에서 재무목표 선행돼야

김 FA는 고객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무목표를 명확히 세울 수 있도록 조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김 FA는 “고객들은 단기적 상품이나 수익률에만 관심이 크다. 하지만 자녀 학비, 결혼 등 왜 자금을 모아야 하는지 이에 대한 재무목표가 먼저 선행돼야 투자해야할 금액과 방법이 나온다. 10~15년이면 웬만한 투자방법은 다 가능하다. 3~5년 뒤에 써야 할 돈이면 부동산이나 보험 등은 활용하기에 부적절하다”고 제언했다.

김 FA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내가 좀 덜 알더라도 현재 아는 내용을 잘 전달해서 고객이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살아가면서 신경써야할 일들이 많지만 그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재무적인 부분이다. 고객이 다른 곳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도록 재무적인 고민을 덜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