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예스터데이'는 비틀즈에 대한 기억이 사라진 세계에서 비틀즈의 곡으로 스타가 된 무명가수 잭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출처= 네이버 영화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전무후무, 전설, 인류의 자산 등 어떤 거창한 수식어를 그 이름 앞에 붙여도 납득이 가는 뮤지션이 있다. 바로 전 세계를 뒤흔든 영국 출신의 청년 네 명으로 구성된 팝 밴드 ‘비틀즈(Beatles)’다. 그들이 노래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한 메시지는 1970년 그들이 해체된 후 약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회자되고 또 다시 불려지고 있다. 

영화 ‘예스터데이’는 전 세계에서 동시에 약 12초간 정전이 일어나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비틀즈가 사라져 버린 상황에서 시작된다. 그들의 노래를 기억하는 몇 안 되는 사람으로 남은 무명 뮤지션 잭(히메쉬 파텔)은 비틀즈의 노래를 다시 부르면서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지만, 마음 한 구석에 남은 ‘찜찜함’을 떨쳐내지 못한다. 예상치 못한 유명세로 자신에게 있어 소중한 이들이 점점 멀어져 가는 것에 슬픔을 느끼던 잭은 ‘어떤 사람’을 만나면서 심경의 변화를 겪게 되고, 큰 결심을 하게 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이자 장점은 ‘비틀즈의 음악’이다. 비틀즈의 음악을 소재로 하는 영화답게 작품에서는 ‘I wanna hold your hands’, ‘Let it Be’, ‘Yesterday’, ‘HELP’, ‘All you need os love’, ‘Ob-la-di ob-la-da’ 등 비틀즈의 수많은 명곡들이 주인공의 목소리를 통해 계속해서 흘러나온다. 당연히 비틀즈의 팬이라면 일단 영화의 내용은 둘째 치고 귀와 마음이 먼저 반응할 수 있는 장면들이 자주 나온다. 

▲ 진짜 에드 시런이 나타났다! 출처= 네이버 영화

아울러 ‘Shape of You’로 전 세계에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의 팝 가수 에드 시런(Ed Sheeran)이 극중에서 가수 ‘에드 시런’ 역할로 등장하는 것 또한 또 하나의 볼거리다. 

다만, 음악영화로써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것은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작품의 클라이막스에서 음악으로 ‘펑’하고 터뜨리는 임팩트가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물론 두 영화가 추구하는 방향이나 성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둘을 두고 비교를 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일 수도 있지만, 비틀즈의 노래들도 극장에서 ‘싱어롱(영화의 노래를 관객들이 함께 따라 부르는 것)’이 가능한 명곡들이 많은 것을 고려하면 이는 단 한 곡이라도 극장의 관객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 사소하게는 우리말 자막의 노래 가사 번역에서 오는 약간의 아쉬움도 있다. (예를 들면, ‘어머니 메리(Mother Mary)’라던가...) 아울러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의 내용이 그렇게 격정적이지 않고 잔잔해서 어떤 면으로는 다소 지루한 감도 없지 않다. 

▲ 평생을 함께할 사랑 그리고 일생에 다시 없을 명예를 얻을 수 있는 기회. 당신의 선택은? 출처= 네이버 영화

비틀즈의 노래가 중심 소재이긴 하지만, 영화의 전체 줄거리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고려하면 사실 극중의 노래들은 ‘수식어’ 역할에 가깝다. 영화는 비틀즈의 노래들을 기억해 낸 것만으로 엄청난 유명세를 얻은 주인공의 양심적 고뇌 그리고 평생을 함께 할 소중한 인연과 인생에 다시없을 기회 사이에서 선택을 망설이는 주인공 잭을 통해 사람의 삶에 있어 가장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관객들에게 넌지시 되묻는다. 작품의 제목은 ‘예스터데이(Yesterday)’지만,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비틀즈의 ‘All you need is LOVE’다.  

영화 ‘예스터데이’에는 비틀즈의 음악 그리고 잔잔한 감동이 있다. 비틀즈의 음악을 잘 알면 더 좋고, 잘 몰라도 영화의 감동을 느끼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