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생활문화기업 LF가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계속적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사업 간 시너지를 높여 생활문화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LF는 내수 침체에 빠진 의류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식음료와 외식사업, 화장품, 부동산 등 여러 분야의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소형가전 유통 사업에도 진출하면서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걸친 포트폴리오 구축에 힘쓰고 있다.

▲ LF가 운영하는 쇼핑문화 공간 ‘라움이스트(RAUMEAST)’ 전경. 출처=LF

LF는 지난 2006년 LG상사로부터 분할한 뒤 패션사업을 승계 받아 의류 기업으로 명목을 이어왔다. 그러다 2007년 외식사업 부문 ‘LF푸드’ 설립을 필두로 현재까지 화장품, 방송, 부동산, 가전유통 등 39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이는 LF가 포화 상태에 이른 패션 시장에서 영업효율 개선과 유통채널 전략에 변화를 주면서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본격적인 LF의 사업 다각화는 지난 2014년 LG패션에서 LF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시작됐다. LF는 사명을 바꾼 후 2015년에 LF는 라이프스타일 전문 케이블방송 ‘동아TV’를 인수하면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이어 2017년 초에는 여행전문 채널 ‘폴라리스TV’도 인수했다. 방송사를 이용한 라이프스타일 관련 콘텐츠 등을 LF몰 중심으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 LF 아떼 주력 제품인 더블 리프트 세럼. 출처=LF

지난해 9월에는 기존 LF 패션 브랜드와 연계한 남성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 맨 룰429’를 출시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어 지난 8일 첫 자체 여성 비건 화장품 ‘아떼’ 론칭을 확정짓고 제품을 출시하면서 국내 여성 화장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는 계절성을 타는 패션산업의 특징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신사업 개척에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정 분야를 넘어서 라이프스타일 전체 분야 마케팅으로 사업 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업계 의견이다.  

▲ LF 아떼 주력 제품인 어센틱 립 밤. 출처=LF

실제로 비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한 LF의 도전장은 의미가 있는 진출이다. 비건 화장품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LF와 같은 화장품 후발주자가 진출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화장품 사업 후발주자로서 타사 화장품 브랜드와의 차별화 포인트, 자금력을 활용한 마케팅 역량, 브랜드 사업에서의 유통 노하우, 패션 사업에서 축적된 소비 트렌드를 중심으로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건이다. 

뷰티 사업에 이어 소형 가전 유통에도 사업을 확장했다. LF는 지난 9월 영국 소형 가전 브랜드 ‘듀얼릿(Dualit)’을 국내 시장에 독점 전개한다고 밝혔다. 1인 가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소형가전 제품군이 리빙 영역으로 확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공식 온라인 쇼핑몰인 LF몰의 리빙관 내에는 토스터기, 에어프라이어 등 가전 섹션을 신설해 1600여개 브랜드의 소형가전, 주방용품, 소가구 등 리빙 제품을 입점 시켜 판매하고 있다.

▲ 듀얼릿 관련 제품컷. 출처=LF

LF는 내년 1월부터 듀얼릿의 대표 제품인 ‘클래식 토스터기’를 비롯해 커피 머신, 전기 포트, 블렌더 등 듀얼릿 특유의 재치 있는 아이디어와 디자인이 적용된 혁신 제품들 위주로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생활 편의 기능이 뛰어난 소형 가전제품에 목말라 있는 국내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는 계획이다.

식품 부문도 기대되는 사업부로 평가받고 있다. LF는 지난 2007년 프리미엄 씨푸드 뷔페 레스토랑 ‘마키노차야’ 인수를 시작으로 LF푸드 사업부를 전개했다. 마키노차야 인수 이후 일본식 라멘 브랜드인 ‘하코야’를 론칭했으며, 2015년 베이커리 브랜드 ‘퍼블리크’, 2017년에는 일본 식자재 유통업체 ‘모노링크’, 유럽 식자재 유통업체 ‘구르메F&B코리아’를 인수했다.

모노링크 역시 인수 이후 2018년 매출액 89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구르메F&B는 올해 상반기까지 연간 12개의 추가 출점을 지속하고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분기별로 전년동기 대비 약 20%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LF는 하반기 LF푸드 레스토랑(마키노야차 1개)과 구르메F&B의 공격적인 추가 출점(6개) 계획에 있다.

▲ LF푸드의 프리미엄 씨푸드 뷔페 레스토랑 ‘마키노차야’ 매장. 출처=LF

LF는 계속해서 다양한 사업 영토 확장을 바탕으로 의식주를 모두 아우르는 라이프 스타일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가장 최근 진출한 여성 화장품 시장은 국내 코스메틱 브랜드 경쟁 심화로 단기 브랜드 성공 가능성을 논하긴 이르지만 브랜드는 키우기 위해 4분기 비용 확대가 예상되며 추후 구체적인 브랜드 전개 방향성과 마케팅, 유통 전략에 따라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증권업계는 LF의 3분기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4032억원, 155억원으로 시장기대치에 소폭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형성장으로 인해 고정비 부담으로 이익률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LF의 공격적인 외형 성장으로 전체 이익 가운데 10% 정도 차지하는 식품 사업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면서 2020년 기점으로 본격적인 마진 개선이 기대된다는 의견이다. 

▲ LF의 의류매출 성장률 회복세. 출처=DB금융투자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인한 본업 실적 개선과 추가 출점 확대 등 공격적인 외형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푸드 사업부를 중심으로 견조한 매출 성장세가 기대된다”면서 “식품 이외에도 계절적 성수기 진입 기대감과 마진이 높은 화장품 부문으로의 신규 사업 진출 역시 하반기 실적에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제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F의 본업 성장 정체와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으로 실적에 대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추세적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외형 성장을 위한 신규 동력 마련해 기반이 안정 되어야 할 것이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