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미래에셋은퇴연구소, 행복한은퇴발전소 10호)

[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익숙한 행동이나 습관과 결별하지 않으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

상당수 투자자들은 은연중에 몸에 밴 고정관념이나 습관에 사로잡혀 빼곡한 숫자로 증명하는 자료를 무시한 채 투자하여 소기의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안정적인 투자와 초보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ETF((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 투자에서도 같은 오류가 발생한다. 공식처럼 따라한 익숙한 투자행태에 의해 새로운 유형의 투자위험을 방어하거나 회피하지 못해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윤치선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위원은 ‘ETF투자, 고정관념을 바꿔라’는 제하의 기사(‘행복한 은퇴발전소’ 10호)에서 이런 익숙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 변화와 위험에 대응하는 ETF투자를 할 것을 강조한다.

국내 ETF시장은 지난 2018년 기준으로 과거 10년간 매년 평균 약 28%씩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 2008년 말 3조4000억 원에 불과했던 ETF 순자산 총액은 10년 후인 2018년 말에 41조 원을 돌파했다.

동시에 개인의 거래량도 증가 추세다. 5년 전인 2013년에 개인 투자자의 ETF 거래량은 140조 원 정도였으나, 2018년에는 270조 원에 달했다. ETF 종목 수도 2008년 불과 37개에 불과했으나 2018년 말에 413개로 10배 이상 증가하며 시장이 성장 추세다.

윤 연구위원은 “이렇듯 ETF 시장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상당수 개인 투자자는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며” “익숙한 ‘시장 대표지수 투자’, ‘안정된 패시브투자’, ‘단기매매투자’ 등 기존의 익숙한 ETF 투자법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유형과 자산배분법으로 무장한 ETF를 골라 움직이는 위험을 방어하며 성과를 올리는 투자를 할 것”을 권한다.

옛 ETF 투자법의 틀에서 벗어나야 할 고정관념 4가지와 그에 대한 대안을 같이 알아본다.

▶ETF는 시장 대표지수에만 투자한다?

No! 이제는 새로운 투자전략을 지수화해 만든다.

가장 흔한 고정관념은 ETF가 시장 대표지수에만 투자하는 펀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분명 이런 시절이 있기는 했다. 최초의 ETF인 SPY(SPDR S&P 500 ETF Trust)가 미국에 상장된 1993년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가 그 시기다. 그러나 그 이후 ETF 시장에 변화가 시작됐다. 2010년대 초반 이후부터 ETF는 기존의 대표지수를 복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투자 아이디어를 가지고 적합한 지수를 만들어 관련 ETF를 생성해내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 TIGER 로우볼(Low Vol) ETF’는 변동성이 낮은 주식들이 장기 투자 성과가 좋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만든 상품이다. 변동성이 낮은 주식들로 구성된 지수를 만들고, 그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만든 것이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배당을 많이 주는 회사의 주식들로 구성된 ETF도 있고, 기존에 오르던 추세를 가진 주식 들로만 구성된 ETF도 있다.

펀드닥터 제로인의 분류에 따른 유형별 ETF를 살펴보면, 지난 9월말 현재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446개의 ETF 중 가장 많은 108개 ETF가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그 외 유형은 섹터주식형 54개, 테마형 115개, 채권형 41개, 해외주식형 73개, 커머더티(상품)형 18개, 통화 투자형 11개, 혼합자산형 13개, 기타 13개 등으로 다양한 유형의 ETF 상품이 있다.

▲ (출처: 미래에셋은퇴연구소, 행복한은퇴발전소 10호)

▶ETF는 단타매매가 답이다?

No! 기본적으로 장기 투자 상품이다

한국의 개인 ETF 투자자들이 단기 매매를 선호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단기 매매에 자주 사용되는 레버리지(Leveraged)와 인버스(Inverse) ETF의 거래 현황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2018년 한 해 동안 개인 투자자의 전체 거래금액에서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거래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68%였다. 하지만 ETF는 기본적으로 단기 투자가 아닌 장기 투자에 더 적합한 상품이다.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수수료다. KOSPI 200지수를 추종하는 일반 펀드의 총보수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전용 클래스인 e-class 기준으로 연 0.8% 정도이지만, ETF는 0.07% 수준에 불과하다. 10배 넘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러한 저렴한 수수료는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자 성과에 크게 영향을 준다. ETF의 투자 대상이 다양해지면서 장기 투자에서 반드시 필요한 자산 배분을 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됐다.

현재 ETF를 활용하면 국내 주식과 국내 채권뿐 아니라 해외 주식, 해외 채권, 부동산, 원자재, 환율, 각종 스타일·섹터·테마 주식까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자산군에 투자할 수 있다.

특히 주식에서 발생되는 배당금을 자동으로 재투자해주는 TR(Total Return) ETF나 꾸준히 현금 흐름이 발생하는 자산들에 투자하는 인컴형 자산 ETF, 4차 산업 관련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테마 ETF 등은 연금계좌를 통해서 투자해도 좋을 장기 투자형 상품들이다.

▲ (출처: 미래에셋은퇴연구소, 행복한은퇴발전소 10호)

▶ETF로는 패시브 투자만 할 수 있다?

No! 알파(α)를 추구하는 액티브형도 있다

ETF 투자자의 뿌리 깊은 고정관념 중 하나는 ETF로는 패시브(Passive) 투자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패시브 투자란 사전에 설정된 지수를 그대로 추종해 운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시

장 대표지수 ETF 혹은 위에서 설명한 새로운 투자전략을 지수화해 만든 ETF들도 크게 보면 어쨌든 패시브 투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야를 해외 ETF까지 넓혀보면 아예 이러한 틀을 벗어나서 자유롭게 운용되는 ETF들도 있다. 즉 정해진 벤치마크 지수를 추종할 필요 없이 자유롭게 운용되거나, 아예 벤치마크보다 높은 수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운용되는 ETF들이 있다. 캐나다의 ETF 운용사인 Horizons ETFs가 운용하는 ‘HAC(Horizons Seasonal Rotation ETF)’가 그 예에 속한다.

이 ETF는 벤치마크 지수가 캐나다 대표 주가지수인 S&P/TSX이다. 그러나 운용방식은 이 지수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전 세계의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해서 벤치마크 지수보다 높은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운용되고 있다.

▲ (출처: 미래에셋은퇴연구소, 행복한은퇴발전소 10호)

▶ETF는 절세 투자가 어렵다?

No! 연금저축, IRP, ISA 이용해 절세 투자 가능

국내 주식시장에만 투자하는 ETF의 경우는 별로 고민할 이유가 없다. 국내 주식의 매매차익이나 평가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없어서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 다양한 ETF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세금 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자본 이익에 대해서 15.4%의 배당소득세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세금이 부담스럽더라도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ETF 투자자들도 세금을 줄일 방법이 있다. 연금저축, 개인형 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을 활용하면 된다.

IRP는 2012년, 연금저축은 2017년 말부터 실질적으로 ETF 투자가 가능해졌다. 이 두 종류의 연금계좌를 통해 ETF에 투자하면 투자하는 기간 동안 세금이 없다. 연간 일정 한도로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나중에 연금을 수령할 때 투자이익과 세액공제 받은 원금에 대해 연금소득세를 부담하기는 하지만, 세율이 3.3~5.5%에 불과하므로 일반 계좌에서 투자할 때 발생하는 세금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연금계좌에 오랫동안 자금이 묶이는 것이 싫은 투자자들은 5년 이상만 투자하면 되는 ISA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ISA는 해당 계좌 내 모든 자산의 손익을 통산해 순이익 200만 원(서민과 농어민은 4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통산수익 한도(200~400만원)를 초과하는 수익은 9.9%로 낮은 세율을 구분 적용한다.

▲ (출처: 미래에셋은퇴연구소, 행복한은퇴발전소 1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