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오염이 심각하다면 숨을 쉬는 행위만으로 치매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오늘날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 환경 요소로 손꼽히는 미세먼지는 많이 알려진 폐 건강 외에 뇌 질환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초미세먼지 흡입이 많아질수록 알츠하이머, 파킨슨, 자폐스펙트럼장애, 뇌졸중 등의 질환 발생 확률도 함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세먼지는 더 이상 자연재해가 아닌 산업 환경 재해다. 미세먼지는 사람의 머리카락(50~70 μm)이나 해변의 모래(90 μm) 보다 지름이 작은 입자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PM10)보다도 훨씬 작은 2.5μm 이하의 크기로 미세먼지 보다 건강에 더 치명적이다. 미세먼지는 단순히 흙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다. 황산화물·질소산화물뿐만 아니라 철이나 니켈, 카드뮴 같은 중금속이 들어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위해성은 많은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PM10에 장기 노출될 경우 호흡기계 건강과 사망률이 증가하는데, PM2.5는 더 강한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 대기 중 미세먼지 10 μg/m3 증가할 때마다 일간 사망률은 0.2~0.6% 증가하며, PM2.5에 대한 장기 노출의 평균치가 증가하면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6~13%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 알츠하이머, 자폐스펙트럼장애, 뇌졸중 등 뇌 질환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영국에서 진행한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서 살다 숨진 37명의 부검 연구 결과 뇌 조직에서 초미세먼지가 발견되기도 했다. 미세먼지는 여러 신경염증 매개체들을 활성화 하는 등의 영향을 끼쳐 뇌 질환을 일으킨다.

미세먼지는 어떻게 뇌 질환을 발생시킬까. 얼굴을 살펴보면 코 위쪽으로 뇌 앞부분까지 연결된 후각신경이 있다. 미세먼지는 바로 이 후각신경을 타고 뇌 안으로 침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스크 등으로 걸러지지 않은 미세먼지 가득한 공기를 코로 들이켰다가 뇌에 점점 미세먼지가 쌓이게 되는 것이다. 미세먼지가 뇌로 침투하면, 뇌 안에서 중금속이 산화하면서 염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런 과정은 뇌혈관을 딱딱하게 만들어서 뇌졸중 위험도가 높아진다. 더 나아가 기억과 운동을 담당하는 뇌 부위를 파괴해 치매나 파킨슨병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 여러 실험실 연구를 보면 노출량이 많을수록 피험자들의 인지기능은 더 빠르게 감소 했으며 미세먼지 10 μg/m3에 더 노출될수록 인지적 노화 속도는 2년 가량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적 예방은 평소 면역력을 높이는 생활습관과 체질에 맞는 음식 섭취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흔히 알려진 민간 요법으로 “먼지 많은 날 삼겹살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과일, 채소 등 다양한 항산화 물질을 함유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뇌 속 염증을 감소 시키는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