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의 한 수: 귀수편’에서 복수심으로 불타는 광기의 주인공 귀수를 연기한 배우 권상우. 출처= 네이버 영화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익히 알려졌듯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은 2014년 개봉한 영화 ‘신의 한 수’의 프리퀄(작품 이전의 시간대)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신의 한 수의 주인공 태석(정우성)의 스승 격인 주님(안성기)은 감옥 안에서 “‘귀신의 수를 쓰는 자’에게 가르침을 받았다”는 대사로 확장될 세계관이 시작되는 떡밥을 뿌린다. ‘신의 한 수: 귀수편’은 바로 이 귀신의 수를 쓰는 자인 ‘귀수(권상우)’의 탄생을 이야기한 작품이다.  

우선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한 출연진이다. 청불 등급 누아르 영화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를 잘 살리는 거칠고 선 굵은 연기의 대가들이 대거 등장한다. 영화 ‘아저씨’에서 “이거 방탄유리야 이 개XX야”라는 명대사로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김희원, ‘범죄와의 전쟁’에서 살벌한 80년대 조폭을 연기한 배우 김성균, 신스틸러 허성태와 원현준 그리고 떠오르는 신예 우도환까지 가세한 조연진은 호화 캐스팅이다. 어떤 면에서 주인공 귀수 역을 밭은 배우 권상우보다 조연들의 무게감이 더 돋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 신스틸러 김희원의 활약은 이번 작품에서 유독 돋보인다.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는 한 판의 바둑에 전 재산을 걸고 혹은 목숨을 걸고 싸우는 잔혹한 내기바둑 세계의 생존 논리를 복수심에 불타는 주인공 귀수를 통해 그려낸다. 여담으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도박(내기형) 누아르 영화 시리즈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타짜’와의 유사성이다. 각 장마다 특별한 주제가 있는 옴니버스식 스토리 전개 그리고 패배의 대가로 '손목'을 거는 등 타짜가 만들어낸 일종의 클리셰가 등장한다. 

전작이 그랬던 것처럼 영화 내용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극한의 분노와 복수심이라는 성장 동력은 주인공을 한 마리의 괴물로 만들고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 주인공의 복잡한 삶에 얽힌 주변인들은 하나 같이 피를 보는 고난을 겪는다. 권상우라는 배우를 주인공으로 앞세운 만큼 어둡고 피가 튀는 액션 씬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배우 김희원의 깨알 같은 개그로 터지는 웃음 포인트는 전반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영화의 분위기를 조절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작인 ‘신의 한 수’의 확장 세계관을 표방한다면 무엇인가 연결고리와 같은 인물이 등장해 전편을 기억하는 이들이 기대하는 재미를 줄 수 있었을 법도 한데, 이번 작품에서는 아쉽게도 그러한 장치는 등장하지 않는다. 곧 제작될 ‘신의 한 수’의 후속작에서 어떠한 계기로든 연결을 짓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전작에서 던져진 떡밥을 감안하면 이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분명히 할 것은 신의 한 수 시리즈는 오락영화다. 어깨에 힘 잔뜩 주고 이 영화가 오늘 나에게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작품이 절대 아니다. 생각을 내려놓고, 눈에 보이는 장면 그대로를 이해하면 되는 영화다. 이후의 작품에서 더 확장될 신의 한 수 유니버스를 기대하면서 보면 더욱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