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올해 제태크 전략으로 집중투자보다 분산투자를 추천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장은진 기자] 내년 주식시장은 미국 대통령 선거가 향배를 가름할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리서치 센터장들은 내년 증시가 올해보다는 상승세로 출발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하반기 갈수록 경기 둔화 우려 및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 등 변동성 요인이 증가하면서 하반기 전망에는 다소 엇갈린 의견을 제시했다.

내년 초 상승세는 그동안 이어져 온 국내 투자시장 바닥론의 반등효과로 분석된다. 특히 반도체 업황 전환에 따른 IT관련주의 상승세 주도가 뚜렷해질 전망이어서 상반기 호황이 예상된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불안요인이 증가한다. 리서치 센터장들은 최대 불안요소로 2년여간 지속된 미중 무역전쟁을 꼽았다. 스몰딜 합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통상시스템 분야의 결론에는 이르기 힘들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올해 세 번이나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시장 유동성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지만 기존 비둘기파적인 스탠스가 내년 매파로 돌아설 가능성도 높아 불안감이 커지는 추세다.  

더구나 내년 11월 3일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이란 말이 존재할 만큼 재당선된 대통령의 입지는 막강하다. 

만일 트럼프가 내년 재선에 성공할 경우 현재 ‘미·중 무역협상’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은 사상최저 수준의 실업률(3.5%) 등 견실한 경제 성장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주요 경합지역인 ‘러스트 벨트’와 트럼프 지지 지역인 ‘팜 벨트’의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트럼프가 재선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실제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실업률이 상승한 가운데 재선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 트럼프가 재당선에 실패할 경우 자연스럽게 중국의 규제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예상 전망치에 대한 차이가 발생한다.

▲ 코스피 12개월 예상 EPS 추이, KOSPI 지수. 출처=메리츠종금증권

내년 주식시장에 변동성 요인이 지나치게 크다. 이에 리서치 센터장들은 합리적인 재태크 전략방법으로 ‘분산투자’을 권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3년 이상 장기 투자관점으로 저성장·저물가 기조, 글로벌 밸류체인 약화 등에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포트폴리오를 IT 중심으로 슬림화하고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 위주의 매매전략을 제안했으며 배당가치가 높은 '리츠'상품 등의 비중 확대도 적극 추천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금, 달러, 해외 주식 등 비중을 서서히 높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면서 “주식, 부동산 등 한 부분에 집중하기보다 비슷한 비중을 두고 자산배분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하라”고 답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도 “한 가지 자산을 집중 투자하는 것보다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 투자가 중요하다”면서 “주식, 채권, 부동산, 대체상품 등이 적절히 배분된 투자가 성공 가능성이 높으며 아무리 좋아 보여도 너무 비싼 상품(현 시점에서는 미국채가 대표적)에 쏠린 투자는 큰 위험을 동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의 경우 독특하게도 ‘리츠’종목을 재태크 전략으로 추천했다.

오현석 센터장은 “글로벌 저성장, 저물가 기조는 구조적인 측면에서 기인했다”면서 “2020년 순환적인 회복을 예상하나, 과거와 같은 고성장·고물가로의 회귀는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에 따라 이전 과잉투자를 지양할 필요가 있는 분석이다. 주식투자도 사회적인 흐름에 따라 ‘배당투자, 리츠투자’ 등의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또 상대적으로 성장 여력이 높은 해외 시장 투자 비중을 늘릴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손실관리를 얼마나 잘했는지에 따라 장기성과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경수 센터장은 리스크관리와 투자기간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안전자산을 위험자산보다 많도록 구성하는 등 기본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연우 센터장은 “장단기 투자전략을 구분해서 전략을 구사해야 할 시점”이라며  “2020년에는 금 가격이 흔들리거나 약세를 보일 수 있는데, 이 국면을 기회로 장기관점의 적립식 투자를 제안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