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모스 매트릭스(Lumos Matrix)가 지난 주 출시한 스마트 헬멧.    출처= Lumos Matrix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사람들은 페달 보조 모터, 초고성능 배터리, LED 조명에 블루투스 조절장치까지 장착된 스마트 자전거를 타고 미래로 달리고 있다. 그러니 이제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쓰는 헬멧이라고 달라지지 말라는 법이 있겠는가? 

지난 주에 출시된 루모스 매트릭스(Lumos Matrix) 헬멧은 도시 사이클의 기술혁명을 위해 특별히 고안되었다. 지난해 선 보였던 루모스 모델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이번 모델은 애플 스토어에서 우선 판매되었는데, 좋게 보이든 안 좋게 보이든, 마치 돌격대원들이나 쓰는 헬멧처럼 보인다. 눈에 더 잘 띄게 하기 이마 부분을 한 줄로 가로지르는 조명의 밝기가 이전 버전보다 두 배나 밝고, 뒷부분에 장착된 72개의 LED는 방향지시등의 역할도 하고 브레이크등 역할도 한다.

애플 워치를 차고 있다면 애플 워치를 헬멧과 동기화할 수 있어 팔을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돌리면 해당 표시기가 헬멧의 등에 깜박인다. 제품에 포함되어 있는 간단한 터치패드를 핸들 바에 부착해도 동일한 기능을 얻을 수 있다. 매트릭스 헬멧은 또 애플 헬스(Apple Health)나 활동 추적앱 스트라바(Strava)에 주행 데이터를 기록하고, 터치패드에는 가속도계가 달려있어 속도를 늦출 때나 브레이크를 밟을 때 이를 감지한다.

물론 이 헬멧이 시장에 출시된 최초의 스마트 헬멧은 아니다. 리볼 블링(Livall Bling)의 BH60도 방향지시등과 브레이크등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코로스 옴니(Coros Omni)의 헬멧에는 원격으로 조절할 수 있는 LED 후미등과 충돌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911을 호출하는 자동 SOS 경보 장치도 장착되어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일반 헬멧의 개량 버전인 그런 헬멧들은 매트릭스 헬멧에 비하면 하찮아 보인다.

▲ 전면의 조명 밝기가 이전 버전보다 두 배나 밝고, 뒷부분에 장착된 72개의 LED는 방향지시등의 역할도 하고 브레이크등 역할도 한다.    출처= Materialicious

사실 오늘날 헬멧 제조사들은 헬멧의 안전 기능에 대해서는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사고분석 및 예방'지(誌)(Accident Analysis & Prevention) 2018년 8월호에 실린 메타 분석 결과, 헬멧 착용은 자전거 부상 사고를 60%, 중상 및 사망 사고를 34%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버지니아 공대(Virginia Tech) 헬멧 연구소의 스티브 로슨 소장은 "스마트 헬멧이 이 수치를 더 향상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통계는 아직 없지만, 높은 시인성과 방향지시등까지 갖춘 스마트 헬멧이 충돌 사고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은 타당하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벨소리와 호각 소리도 낼 수 있는 매트릭스의 가격은 249달러(29만원). 비록 좀 비싸지만 그렇다고 불합리한 수준까지는 아니다.

포틀랜드 주립대학교(Portland State University) 교통연구 교육센터의 존 맥아더 연구원은 "일반 헬멧도 좋은 것은 50달러에서 200달러까지 한다” 말했다. 버지니아 공대의 연구원들이 조사한 상위 3개 헬멧의 가격은 각각 75달러, 150달러, 200달러였다. 전구가 장착되지 않은 헬멧도 40달러에서 300달러까지 다양했다.

맥아더 연구원은 "자전거 충돌 사고의 약 25%는 어두운 밤에, 20%는 비 오는 날 발생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겠지만 조명이 달린 스마트 헬멧이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게 위험을 크게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비록 돌연변이 사이보그처럼 보일지라도 후회하는 것보다는 안전한 것이 낫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