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KEB하나은행은 이달 후순위사채 발행총액을 5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감액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은 BIS자기자본비율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하나은행은 측은 “이번 후순위채 발행효과를 제외하더라도 바젤Ⅲ 규제 자본비율을 상회하고 있지만 내부적인 건전성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기존 계획보다 2000억원 감액발행한 이유는 채권 발행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발행금리가 최근 상승하고 있는 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1일 종가 기준 3년물 국고채 금리는 1.47%로 지난달 1일 종가 1.32% 대비 0.1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지난달 25일에는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1.52%까지 올랐다. 투자은행(IB) 전문가들은 "금리가 더 이상 인하되기 어렵겠다는 판단에 단기물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상승했다"고 해석했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으로 하나은행의 BIS총자본비율은 올해 2분기보다 0.18%포인트 상승한 16.0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 하나은행은 총자본이 27조3767억원으로 전년 말 26조6840억원 대비 2.59% 늘었지만 위험가중자산은 5.23%(8조5979억원) 증가한 17조27897억원을 기록했다. 위험가중자산이 자본증가 규모를 웃돌아 총자본비율이 6개월간 0.41%포인트 하락했다.

이달 하나은행 후순위채 발행은 올해 4월 3000억원 발행에 이어 두 번째다. 하나은행은 4월 BIS 총자본비율 개선을 위해 3000억원을 2.4%에 발행해 총자본비율이 약 0.18%포인트 올랐다.

하나은행이 올들어 두차례 자본확충하는 이유는 우량채권을 중심으로 투자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4월 하나은행의 후순위채 발행금리는 2.40%로 지난 5년간 가장 낮은 이자율로 조달했다. 지난해 6월 발행한 후순위채는 3.34%(3000억원)에 발행했고, 2017년과 2016년은 각각 2.8%(2000억원), 2.45%(2000억), 2015년은 3.04%(3000억원)에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일부 감액했지만 회사채 발행환경이 우호적인 점을 반영해 한차례 더 자본을 확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발행하는 후순위채 수요예측일은 이달 4일이다. 한편 하나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조109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2조3919억원 대비 11.9% 감소했다. 하나은행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4대 시중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 가운데 가장 낮았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달 금융권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자본확충을 진행했다. 메리츠화재는 이달 25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다. 메리츠화재의 후순위채 발행은 지난 2015년 9월 이후 4년만이다. 이번 자본확충으로 메리츠화재는 지급여력(RBC)비율이 상반기보다 16.8%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 상반기 메리츠화재의 RBC비율은 235.7%를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1000억원은 국내 채권을 매입할 예정이며 나머지 1000억원은 대출채권을 매입하고 500억원은 해외자산에 투자할 계획이다.

산업권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300억원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들어 5차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달 추가 발행에 진행하는 이유는 은행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서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이달 무보증사채 발행금액 300억원은 단기차입금 상환의 재원으로 사용할 예정이고,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향후 재무건전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며, 부족 자금은 보유 자체 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