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올해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차례 내렸지만 시장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통상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지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금융채와 채권금리가 반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7월과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하했다. 대표적인 통화정책 수단인 금리조정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선 것인데, 은행에서 판매중인 대출상품 금리는 오름세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16일 1.301%로 최저점을 찍은 5년만기 AAA등급 금융채 금리는 이달 1일 1.801%까지 상승했다. 또한 채권 발행 산정 기준이 되는5일 기준 국고채 10년 금리는 1.817%로 지난 5월 이후 최고점을 찍었고, 국고채 3년(5일기준 1.522%)과 10년 격차(29.5bp)는 지난해 11월 초 이후 최고치로 확대됐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해외경제지표 개선 △미중 무역협상 기대 △위험자산선호 △해외금리 상승으로 채권금리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가산금리 오르며 대출이자도 상승…금리조정 정책효과 없어

이달 한은의 기준금리로 인하로 예금금리는 SC제일은행, 씨티은행 등 외국계를 중심으로 하락하고 있고, 시중은행도 이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가계대출 상품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달부터 주택금융공사는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 최저금리를 2.0%에서 2.2%로 인상했고, 지난달은 시장금리 상승여파로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각각 10bp올랐다.

▲ 11월 1일 기준(스프레드 적색은 강세, 녹색은 약세를 나타냄) 출처=하나금융투자

9월 기준 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 대출금리는 3.31%로 전월대비 0.12%포인트 상승했다. 시장금리가 오르는 원인으로 최근 미중 무역분쟁 이슈가 잠잠해지면서 위험자산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채권의 매도가 이어지면서 채권값과 반대로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도 적자국채 발행을 가능하면 줄여야 하지만 확장 재정정책에 따라 내년부터 대규모 국고채 발행을 앞두고 있어 금리조정을 통한 통화정책 효과가 나지 않고 있다.

정부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내년 신규 적자국채와 만기연장분을 더해 130조원의 국채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채권이 대규모로 풀린 경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다. 또한 부진한 경기와 낮은 물가에 기반한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기대되면서 금리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가 단행되기 위해서는 경기성장과 물가의 추가 악화가 전제되야 하지만 기저효과 등으로 향후 국내 수출과 물가가 개선될 여지가 높다”고 밝혔다.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가계다. 우량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들 대부분은 국내외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반해 예금금리가 낮아지고 대출금리가 오를 경우 결국 가계의 금융소득이 위축되는 현상이 벌어진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은 한은의 통화정책 파급효과에 대해 시장이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간에 정책공조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서로 효과가 나기 위해서는 금리조정 이외에 시장금리를 낮출수 있는 양적완화 수단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하고 추가 완화 정도는 향후 경기상황을 고려해서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물가안정목표제를 통화정책의 운영체제로 하고 있고 중기적인 시각에서 신축적 물가안정 목표를 명확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