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는 한국의 시클리컬 업종이 한국 증시 상승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 판단에 투자의견을 시장비중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출처= 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내년 시장의 화두(話頭)는 역시 불확실성이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부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미중 무역 마찰까지 올 한 해 동안 주식시장 불확실성을 확대시킨 변수들이 내년에도 시장을 쥐락펴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22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골드만삭스 투자전략가들은 내년 미국 채권시장은 경기회복과 세계물가상승률 둔화, 중앙은행 정책 완화 미비로 이자율이 소폭 상승하는 등 작은 곰(Baby Bear)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에 대한 시선은 긍정적이었다. 골드만삭스는 ‘아시아-태평양 포트폴리오 전략 : 2020년 비전’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비중(market weight)’에서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의 시클리컬 업종(경기민감업종)이 증시 상승을 이끌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시클리컬 반등과 반도체 수익의 추가 회복이 기대돼 한국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끌어올린다”면서 “한국은 수출 노출도가 높아 세계경제의 회복으로 인해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시장 이외에 골드만삭스가 비중확대 투자의견을 제시한 시장은 인도와 중국시장(역외)이다. 홍콩과 중국(역내), 싱가포르 시장 등은 시장비중으로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아시아 증시의 주요 리스크로는 미중 무역갈등과 미국선거를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미중 1단계 합의와 관련된 뉴스 흐름이 개선되면서 시장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낙관적이 됐지만 지적재산권 보호, 강제 기술이전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합의는 어려워보인다"고 관측했다.

미국 대통령선거는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국증시에 좀 더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행정부와 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한다면 연방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춘 2017년 조세감면, 일자리법의 전부 또는 일부를 폐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 2021년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수익의 11%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수익 감소로 미국증시가 잠재적 20%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아시아 주식의 경우 미국 대통령선거 전에 몇 달 동안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중국 증시에 대한 낙관도 나왔다. 미국과 무역 마찰이 지속되면서 내년 중국 경제 성장률이 6% 아래로 후퇴되고, 하강 기류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주식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최근 발표한 투자 보고서에서 중국 주식의 투자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성장률 둔화와 별개로 경제 개혁이 결실을 이루고 있고, 이는 기업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5세대(5G) 이동통신 관련주를 중심으로 중국의 IT 섹터가 탄탄한 주가 상승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비디오 스트리밍과 전자 결제, 클라우드 컴퓨팅 등 인터넷 섹터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UBS는 평가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한국 시장에 대해 “반도체 업황 반등과 메모리 가격의 안정, 디램(DRAM)과 낸드(NAND) 재고 정상화 등으로 수익 회복을 이끌 것”이라면서 “내년 보여질 5G 스마트폰 수요 증가에 힘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아시아태평양(MXAPJ) 지역 수익률이 내년 11% 오를 것이라면서 특히 한국, 인도, 대만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올해 -33%에서 내년 22%로 반등할 것이라 판단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은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 산업, 자동차 등과 같이 시클리컬 부문의 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면서 “골드만삭스 내 자동차 분석가들은 한국의 자동차 수출이 1년 동안 위축됐지만 올해 2·3분기 반등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