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도미노피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외식 프렌차이즈 피자 부문 1위 업체인 한국도미노피자(회장 오광현)가 새로운 브랜드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최근 한국도미노피자는 광고 영상 말미에 고정적으로 흘러나오는 사운드 로고를 ‘도미노스’로 변경하고, ‘피자’ 카테고리를 벗어나 상품군 확장을 각인시키고 있다.

도미노피자, 새로운 슬로건과 함께 상품군 확장

도미노피자는 올해 2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으로 ‘라이프 푸드, 도미노스(Life food, Domino’s)를 발표했다.

조리법과 배달 서비스를 통해 남녀노소 모두 일상 속에서 제대로 된 한 끼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도미노피자는 앞서 2011년 6월 ‘도미노피자는 피자를 제대로 압니다(We know the pizza, Domino’s Pizza)’라는 슬로건을 내건 지 7년 여 만에 이번 슬로건을 내놓았다.

슬로건 내용의 주요 변화 가운데 하나는 도미노피자에서 ‘피자’가 배제된 점이다. 브랜드 이름에 피자를 빼는 결단은 앞서 미국 본사에서 내렸다. 도미노피자 본사는 2012년 8월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사명을 도미노피자(Domino’s Pizza)에서 도미노스(Domino’s)로 변경했다. 당시 부진한 영업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현지 도미노피자 매장에서는 피자 뿐 아니라 파스타, 샐러드, 샌드위치 등을 판매한 점을 감안했다.

▲ 출처= 도미노피자 공식 유튜브 계정 캡처

한국도미노피자도 과거에 비해 다양해진 상품과 서비스를 강조하기 위해 새 슬로건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재 미국 본사와 마찬가지로 파스타, 리조또, 순살 치킨 등 각종 사이드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고객에게 단품이나 피자 메뉴와 함께 세트로 제공하고 있다.

‘배달 전문 브랜드’라는 정체성에 맞춰 배달 서비스를 고도화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 기준 한국도미노피자의 전국 매장 459개 가운데 10곳 가량을 제외한 모든 매장이 배달 전용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배달 서비스의 고객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배달 주문 앱을 국내 피자 시장 최초로 도입하고 차량에 탑승한 방문객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드라이빙 픽업 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

도미노피자가 최근 본사 실적이나 점포당 매출액을 기준으로 경쟁사에 앞서고 있는 점은 최근 국내 패스트푸드 수요와 맞물려 나타난 성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에 1인 가구가 늘고 배달음식 수요도 증가하는 등 시장 변화가 도미노피자 상품·서비스의 특성 일부 부합하는 모양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함께 발표한 자료 ‘2018년 국내 외식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피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배달 주문하는 방식으로 이용하는 외식 메뉴 가운데 치킨(34.5%), 짜장면(10.7%)·짬뽕(7.1%)에 이어 네 번째(7.1%)로 가장 많이 꼽혔다.

방문 포장해 즐기는 메뉴 가운데에서도 햄버거(10.8%), 김밥(8.0%), 치킨(6.0%)에 이어 4위 수준(5.3%)을 보였다. 배달·포장 1회당 평균 가격이 각각 2만3720원, 1만8673원으로 1~3위 메뉴보다 훨씬 높은데도 고객들 사이에서 높은 수요가 나타났다.

피자 매장이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인기를 끌던 1990년대와 달리 최근 앱 등 첨단기술이 발달하고 가정에서 외식 메뉴를 즐기려는 고객 니즈가 늘어난데 영향을 받았다.도미노피자의 배달 서비스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업황인 셈이다. 도미노피자는 배달 서비스를 비롯해 신메뉴를 지속 출시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도미노피자 관계자는 “도미노피자가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내세운 점은 브랜드 입지를 강화해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에 상응하는 프리미엄 메뉴와 정보기술(IT) 등을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1인 가구 증가, 용량 및 상품 차별화 풀어야할 과제

▲ 도미노피자 사이드디시. 출처=도미노피자 홈페이지 갈무리

다만 도미노피자가 풀어야 할 과제로 상품 차별화가 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사이드 메뉴의 경우 미스터피자, 한국피자헛 등 경쟁 브랜드 업체들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어 도미노피자의 차별적인 강점으로 부각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도미노피자가 제공하는 여러 사이드메뉴의 가격이 다른 제조사 동종 메뉴와 비교해 다소 높은 점을 지적하는 글이 달리고 있다. 예를 들어 7800원에 판매되는 퀴노아 샐러드가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3000원대 가격의 같은 퀴노아 샐러드와 맛 수준이 동등하단 의견도 나왔다.

1인 가구를 겨냥한 피자 메뉴 소용량화 전략에 있어서도 다른 업체에 비하면 미흡한 상황이다. 한국피자헛의 경우 기존 피자 메뉴에 비해 양은 적지만 고객들이 부담없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전용 메뉴들을 제공하는 패스트 캐쥬얼 다이닝(FCD) 매장을 늘리고 있다. 혼자 매장을 방문해 음식을 먹거나 포장해갈 수 있는 간편 먹거리를 찾는 수요를 겨냥했다. 도미노피자는 파격적인 할인 혜택으로 지름 10인치 이상인 프리미엄 피자에 대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지만 지나친 출혈 경쟁을 부추긴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도미노피자가 단순히 슬로건을 재구성하는데서 더 나아가 상품과 서비스 모두 다채롭게 구성할 수 있어야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외식업 컨설팅 업체 피앤에프시스템즈의 김대호 선임연구원은 “도미노피자가 상품·서비스의 다양성을 표방하는 슬로건을 새롭게 발표한 점은 세분화한 고객 니즈를 공략하려는 방안의 일환으로 분석한다”며 “여러 고객들의 요구사항들을 충족시키기 위한 해답을 상품 차별화 측면에서 찾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