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넥슨이 국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후속작의 글로벌 출시를 예고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그 주인공이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콘솔, PC, 모바일, 클라우드 등 모든 플랫폼을 넘나드는 글로벌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지역별로 서버가 나뉘는 방식이 아닌, 글로벌 매칭을 통해 여러 국가의 유저가 함께 대전을 펼치는 방식으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개발 총괄 박훈 넥슨 디렉터와 카트라이더 라이브 서비스 경력 15년차 조재윤 리더는 지난 3일 판교 넥슨코리아 사옥에서 그간 쌓아온 라이브 서비스 경험을 기반으로 개발한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안착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개발진(왼쪽부터 조재윤 리더, 박훈 디렉터). 출처=넥슨

아시아 넘어 글로벌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그 이름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 지었다. 카트라이더를 표현하는 가장 상징적인 요소인 ‘드리프트’를 부제로 붙임으로써 카트라이더 IP(지식재산권)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들도 직관적으로 게임의 핵심을 알 수 있도록 지었다는 설명이다.

박 디렉터는 “글로벌 진출은 자연스러운 시장의 흐름이다”면서 “특히 국가별 취향 차이가 존재하는 타 장르에 비해, 캐주얼 레이싱 장르는 더욱 유리하다고 본다. 가령 미국의 카트 레이싱 장르 비중은 꽤 크다”고 밝혔다. 또한 원작 카트라이더를 통해 쌓아온 핵심 인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게이머들을 사로잡겠다는 포부다. 

해외 게이머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부단한 노력도 기울였다. 박 디렉터는 “1년에 해외 출장을 10번씩 다녀오며 게임의 조작감, 캐릭터·카트 취향 등의 설문조사를 했고, 해외 게이머의 취향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장 조사를 반영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선 원작과 달리 캐릭터가 3등신으로 등장하고, 감정 표현을 더욱 풍부하게 구현했다.

최근 해외에 공개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팬 페스티벌 X019에서 최초 공개됐다. 박 디렉터는 “행사기간인 3일 내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부스의 줄이 제일 길었다”면서 “게이머들이 시연 첫날부터 능숙하게 게임을 즐겨 둘째 날부터는 튜토리얼도 없앴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유럽 게이머들이 레이싱 게임을 익숙하게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 넥슨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캐릭터 배찌 댄스. 출처=넥슨
▲ 넥슨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캐릭터 브로디 스킨(풋볼스타). 출처=넥슨

글로벌 공략 키워드 ‘크로스 플레이’

넥슨은 크로스 플레이가 글로벌 진출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디렉터는 “국가별로 주요 플랫폼이 다르기 때문에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게 글로벌 진출에 유리할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캐주얼 게임인 만큼 진입장벽을 최대한 떨어트릴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은 우선 PC와 엑스박스로 나온 뒤 향후 모바일과 클라우드 게임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크로스 플레이의 한계 중 하나로 꼽히는 기기 간 환경 차이에 대해 박 디렉터는 “저희 목표는 모든 플랫폼을 비슷한 조작감으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유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밸런스를 맞춰나갈 계획이다. 또한 유저가 원하지 않는 플랫폼 매칭을 조절할 수도 있다.

아울러, 글로벌 유저가 함께 게임에 매칭되는 점은 재미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디렉터는 “타 국가 사람들과 플레이하는 것도 유저들에게 큰 동기가 될 것”이라면서 “매칭은 실력과 지역별 레이턴시(지연시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매칭 시간도 10초 내외로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 넥슨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주행 스크린샷. 출처=넥슨
▲ 넥슨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주행 스크린샷. 출처=넥슨

“페이투윈 전혀 없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비즈니스모델(BM)에는 페이투윈(Pay to Win, 돈을 지불한 유저가 유리해지는 것) 요소가 존재하지 않는다. 게임 내에는 캐릭터와 카트, 스킨 등 수집형 요소가 존재하지만, 결론적으로 게임 밸런스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가령 카트 성능은 스피드, 코너링, 드리프트, 부스터로 구성되며 카트별 개성이 있는 형태인데, 정식 버전에서 모든 카트의 성능치 총 합은 같다. 다만 CBT 버전에선 실험적인 시도가 있을 수 있다. 박 디렉터는 “페이투윈은 아예 없으며, 카트의 외형이 등급을 결정하지도 않는다”면서 “글로벌 기준으로 봤을 때 페이투윈은 통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수익 모델은 시즌패스다. 시즌패스에는 스킨, 스티커, 시즌 부스터 등 꾸미기 요소가 주를 이룬다. 넥슨은 시즌 패스 주기는 연간 4번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시장 포지션을 ‘세컨드 게임’으로 정했다. 다른 게임을 주력으로 즐기는 게이머도 생각 날 때마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는 설명이다. 조 리더는 “시간 날 때 와서 플레이하는 것으로 잠시라도 와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 디렉터는 “그럼에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집중적으로 즐기는 유저를 위해서는 시즌별로 리프레시해 꾸준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작과의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 리더는 “카트라이더를 15년 서비스하는 동안 노하우를 많이 쌓았다”면서 “이 같은 노하우가 녹아들어간 완성형에 가까운 카트라이더를 만드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이며, 원작의 유저를 신작으로 옮기려는 의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12월 6일부터 9일까지 1차 비공개베타테스트(CBT)를 진행한다. 넥슨은 1차 CBT 이후 유저들의 반응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디렉터는 “유저들의 말을 듣고 따라가는 게 저희의 일이라는 생각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테스트에 많이 참여해달라”고 밝혔다. 조 리더는 “카트라이더는 원작과 신작 모두 유저와 같이 만들어나가는 게임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직접 해보시고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넥슨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주행 스크린샷. 출처=넥슨
     
▲ 넥슨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차고 시스템. 출처=넥슨
     
▲ 넥슨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스피드 카트(솔리드). 출처=넥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