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리웨이 매장 전경. 출처= 코레일유통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일부 전철·기차역에 자리 잡고 있는 코레일유통 운영 편의점 스토리웨이가 ‘매출 효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 다만 공공기관으로서 금전적 수단으로 공익을 실현하는 동시에 최근 매장 점주의 이익을 보장하느라 수익성에 노란불이 켜진 상황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인 코레일유통의 작년 매출액은 2983억원으로 전년(2838억원) 대비 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03억원에서 25.2%나 증가한 129억원을 기록하는 등 2014년 이후 매년 상승폭을 기록했다.

코레일유통의 각종 사업 가운데 편의점 스토리웨이 부문의 매출액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코레일유통에 따르면 스토리웨이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액이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스토리웨이는 19일 현재 기준 여객을 소화하는 전국 전철역·기차역 내에서만 28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철도 이용객으로 구성된 유동 인구가 꾸준히 나타나기 때문에 스토리웨이 점주 입장에선 일정 수준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수익성이 꾸준히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사업 영역이 제한적인데다 최근 유통업계 업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 코레일유통의 2009~2018년 당기순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 출처= 딥서치

금융데이터 솔루션 딥서치에 따르면 2009~2018년 기간 동안 코레일유통의 영업활동현금흐름과 당기순이익은 적잖은 기복을 보였다. 코레일유통은 현재 스토리웨이 사업, 역내 상업시설 운영 사업을 비롯해 물류, 광고, 임대 등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역이나 코레일유통 관련 시설 등 한정된 영역에서만 사업을 영위한다. 동시에 원자재,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이 상승하는 등 유통 분야 기업으로서 민간업체와 동일한 고충을 겪고 있다.

스토리웨이 사업 부문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도 코레일유통의 다른 사업에 비해 양호한 수준의 수익을 창출한다는 이유로 철도 산업 발전에 드는 비용의 많은 부분을 그간 부담해왔다. 코레일유통은 현재 ‘캐시카우’인 스토리웨이 사업의 수익 가운데 통상 30%에 달하는 금액을 코레일에 노후 철도 시설 개선 명목으로 투입하고 있다. 작년 기준 시설개선 비용 730억원 가운데 220억원 가량은 스토리웨이 사업 부문의 몫이다. 역 내 상업시설 운영 사업과 함께 전체 사업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다.

코레일유통은 최근 공공서비스와는 별개로 스토리웨이 점주들의 수익을 보장하는데 지금보다 더 큰 비용을 들여야 할 상황에 놓였다. 코레일유통은 지난 11월 7일 스토리웨이 점주의 임금을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스토리웨이 편의점 매장 운영자와의 상생 실천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10월 24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스토리웨이 점주들의 최저 시급이 올해 법정 최저시급 7530원에 미달한 7440원이라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스토리웨이 점주는 현재 월 매출액 규모에 따라 차등적인 수수료율을 매겨 수입으로 거둬간다. 역별 편차는 있지만 당시 코레일유통 방침에 따라 정해진 수수료율이 일부 점주의 최저임금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레일유통은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저수익 구간대를 확대하고 수수료율도 조금씩 높였다. 스토리웨이 점주를 모집하기 위한 공고에 기존 매장 운영 실적을 토대로 예측한 매출액과 수수료 규모를 공개해왔다. 점주들이 해당 액수를 사전 인지하고 사업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수수료율 적정성 논란에 따른 비판적인 여론을 감안하고 점주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제도를 손보기로 결정했다. 새 방안을 도입함에 따라 추가로 드는 비용은 현재 공식 추산되지 않은 상황이다.

코레일유통이 공익과 점주 수익을 모두 실현하거나 강화하기 위해서는 사업 이윤을 현 수준보다 더욱 끌어올려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매출액을 끌어올리기 위해 사업을 무턱대고 확장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업계 일각에서 코레일유통의 각종 사업들이 공익성을 초월해 민간 기능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연구 보고서 ‘공공기관의 민간기능 위축 사업 분석과 시장경쟁의 중립성 개선방향’에 따르면 코레일유통은 스토리웨이 등 편의점 사업이나 철도광고 사업 등을 수행함으로써 사실상 민간 영역의 사업까지 확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역 내 민간 편의점 프랜차이즈 업체와 경쟁을 치르고 있는 점이 지적 대상에 올랐다.

보고서를 작성한 당시 한경련 소속 김영신 연구위원은 “공공기관 사업 가운데 민간에서 잘 할 수 있는 부분은 민간에 맡겨야 한다”며 “공공기관은 본연 역할인 공공서비스 제공에 집중함으로써 국가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비효율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코레일유통이 현재와 동일하거나 더 높은 양적·질적 규모로 공익을 실현하려면 현재 수익성을 일정 부분 포기해야하는 셈이다. 수익성을 더욱 강화할 만한 묘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코레일유통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투자처가 늘었다고 해서 기존 공익 분야에 대한 비용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는 없다”며 “결국 (코레일유통의) 수익성의 일정 부분을 희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코레일유통이 편의점 사업의 공익성을 공공재 투자 외 분야에서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코레일유통이 영업 수익을 늘리는데 당장으로선 한계가 있는 만큼 금전 외 수단으로 공적 성과를 거둘 수 있어야 한다는 관측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토리웨이는 다른 편의점 업체에 비해 미약한 점포망을 갖춘 반면 특수상권을 자유롭게 활용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며 “코레일유통은 스토리웨이 사업의 공익성을 국민에게 납득시킬 수 있도록 사업 성과를 적극 공개하는 동시에 영업망을 활용한 공적 기능을 새롭게 발굴·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