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은진 기자] 투자를 시작하기는 쉽다. 그러나 성공하긴 어렵다.

주식투자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경험’이다. 이론은 제대로 알고 있지만 돌발 상황을 대체하지 못해 첫 투자에 실패한 초보투자자들은 생각 외로 많다. 때문에 모의투자로 실력을 기른 후 실전 투자에 뛰어드는 것도 방법이다.

초보투자자들뿐만 아니라 기존투자자들에게도 모의 투자대회는 기회다. 실전 투자 전 본인만의 매매기법을 완성할 수 있고 파생을 막연히 두려워하던 투자자의 경우도 경험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비용부담 없이 실전 투자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모의 투자대회’의 장점이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모의투자대회, 실전 투자 전 최적의 연습장

대다수 증권사들은 일정기간마다 모의투자 대회를 개최한다.

모의투자대회의 경우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실제 거래와 달리 회원가입만으로 신청 가능하다. 때문에 접근성이 좋고 누구라도 투자 연습을 진행하기 적당한 장소란 특징을 갖고 있다.

사이버머니를 이용한다는 점 외에는 실제 투자와 유사하기 때문에 특정한 매매기업을 실현해볼 수도 있다. 특히 국내주식, 해외주식, 선물옵션 등을 실전 상황에 맞춰 세팅할 경우 효과는 더 극대화된다.

예를 들면 미국주식 모의투자에 참여한 경우, 모의 투자대회 거래시간은 ‘오후 11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로 실제 미국 주식시장 열리는 시간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때문에 선물거래처럼 복잡한 거래방식을 가진 금융상품이라도 거의 동일한 조건으로 거래를 해볼 수 있다.

실제 다양한 거래방식을 경험할 수 있어 투자에 대한 감을 익히기에도 좋다. 이론상 적용하기 힘든 투자전략을 적극적으로 시험하거나 자신이 만든 투자전략의 성과를 모의 투자대회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비용적인 부담이 실전보다 적거나 전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모의 투자대회가 실전 투자와 모두 동일한 것은 아니다. 시스템 차이로 지연시세가 발생하기도 하고 모의투자에 적용되는 수수료가 다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부과되는 수수료보다 모의투자에서 수수료가 높다.

특히 시스템 문제를 활용해 무위험 호가차익이 가능하단 점에서 모의투자대회는 실전과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모의투자는 시스템 특성상 대기물량이 있어도 바로 체결된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 방법으로 번갈아 매매하며 차익을 실현하기도 한다.

▲ 정성근 이베스트투자증권 온라인영업본부장(왼쪽)과 이득호 한국증권인재개발원 대표는 주식 트레이딩 전문가 자격증 실기시험 관련 업무제휴를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진행했다. . 출처=이베스트투자증권

우수한 실력 증명 시 '상금·자격증' 제공

모의투자대회에서 우수한 실력을 증명 시 소정의 상금이 제공된다. 과거부터 우수한 성적을 받은 실력자들에게 제공된 특권이다. 

실제 DB금융투자는 지난해 11월 ‘해외선물 모의투자대회’ 진행해 우수한 참가자들에게 상금을 수여했다.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등도 마찬가지다.

상금이 우승자 포상으로 주어지면서 모의투자 대회 본질도 점차 훼손되기 시작했다. 대다수 참가자들은 투자전략을 실험하기보다 단타성 매매로 순위권에 들어갔다. 이에 업체들은 다른 방식을 내놨다.

업체들이 제시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자격증'이다. 모의투자대회를 개최하는 대신 투자실력을 증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격증을 수여하는 방식이다. 업체들 중에서도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자격증 수여에 가장 앞장 섰다.

'주식 트레이딩 전문가(STS, Stock Trading Specialist)'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이 후원하고 한국증권인재개발원이 주관하는 자격증이다. 지난 9월 새로 생긴 STS는 금융위원회에도 민간자격증으로 공식 등록한 상태다.

자격증은 필기와 실기 두가지로 이뤄져 있다. 필기는 다른 시험들과 비슷하지만 실기 과목으로 '6주간 모의투자' 일정이 진행된다. 모의투자에서 수익률 마이너스 기록과 거래대금 1억원 미만이 경우 시험응시자도 탈락하기 때문에 실전매매 경험까지 검증할 수 있다.

시험은 지난 11월 처음으로 필기 취득 시험이 실시됐다. 연 3회 시험을 실시하며, 필기시험 합격시 실기시험을 칠 수 있다. 자격증 취득은 필기 통과 후 실기에서 KRX 300종목과 레버리지, 인버스를 이용해 수익률 상위 30% 안에 들어야 가능하다.

▲ 미래에셋대우 2019 대학생 금융 페스티벌 성료식. 출처=미래에셋대우

상품개발·플랫폼기획 등 프로그램 다양화

주식투자에만 영역을 한정됐던 모의투자대회는 그 기준을 상품 개발, 플랫폼 기획까지 넓히고 있다. 디지털혁신금융으로 발돋음할 프로그램과 인재들을 얻기 위해서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미래에셋대우 '2019 대학생 디지털 금융 페스티벌'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대학생만 참여 가능한 이 행사에서 미래에셋대우는 모의투자 대회인 스탁 페스티벌와 함께 빅데이터 분석대회,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을 진행했다. 

빅데이터 분석대회는 플랫폼 기반을 만들기 위한 대회로 볼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트레이딩 알고리즘과 국면 분석, 해외뉴스 번역을 통해 코스피 주가 흐름을 예측하거나 매도, 매수 트레이닝 알고리즘 개발할 것을 과제로 냈기 때문이다. 

올해 빅데이터 분석대회 우승을 차지한 팀은 국면 분석을 주제로 참가한 스큐노미스트 팀이다. 이 팀은 투자자별 수급과 시장, 산업, 심리매력도 점수와 단기 변동성을 고려한 코스피 등락 예측했다. 이 데이터는 산업적 활용도가 높고 고객의 체감 변화가 빠른 분야로 활용가치가 남다르다.

아이디어 경진대회의 경우 4차산업혁명과 융합시킨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 상품, 서비스 아이디어 등을 제안하도록 했다. 그 결과 올해 선정된 아이디어 수상작은 일상 속에서 QR코드 등을 활용한 주식투자였다. 

다만 눈 여겨볼 사항도 하나 존재한다.  이처럼 영역이 다양화된 투자대회의 경우 참여연령대를 대학생까지로 한정한다는 점이다. 추구하는 인재 발굴을 위해 대회가 이뤄지는 만큼 일반인 참가자의 자격은 제한된다. 또 주식투자에 관심없는 대학생 참가자에게도 접근해 미래 잠재 고객을 확보하려는 증권사들의 전략적인 배경도 다양화돤 투자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