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지난 16일 발표된 '주택 안정화 방안 대책'(이하 12·16 대책) 이후 첫 서울 강남권 분양 레이스가 시작됐다. 27일 GS건설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자이(Xi) 갤러리'에서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인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 견본주택을 열었다. 

이날 기자가 찾아간 견본주택은 방문객들 사전예약을 받았다. 오픈 전부터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풍경은 없었다. 입구 앞에는 경호원들이 사전 예약자인지 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은 서울 주요 지역(강남 4구·마용성)에 거주하며, 연령대도 높았다. 

▲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 견본주택은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일대 자이(Xi) 갤러리에 마련됐다.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드디어 분양, 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는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189번지 일원에 조성되는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 사업으로 지하 4층, 지상 7층~35층·35개동으로 총 3375세대 규모이다. 

전용면적 39~114㎡ 25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전용면적 별로는 ▲39㎡ 54가구 ▲45㎡ 19가구 ▲49㎡ 27가구 ▲59㎡A 75가구 ▲59㎡B 8가구 ▲59㎡C 2가구 ▲78㎡A 15가구 ▲78㎡C 1가구 ▲84㎡A 24가구 ▲102㎡A 1가구 ▲102㎡B 11가구 ▲114㎡A 1가구 ▲114㎡B 10가구 ▲114㎡C 7가구다. 

GS건설 이상국 분양소장은 “개포동역과 대모산역이 인접하고, 양재도로와 영동대로가 있다”고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의 입지적 장점을 설명했다. 이어 “커뮤니티 시설은 큰 장점인데, 루프탑 인피니티 풀과 스카이라운지가 있어서 대모산을 한눈에 조망하며 수영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는 입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에 공을 들였다. 이 분양소장은 “앞서 분양된 개포주공 2단지 ‘래미안 블레스티지’와 3단지 ‘디에이치 아너힐스’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2·3단지 입주자 카페에서 얘기 되는 건 디에이치는 전망대가 있고, 블레스티지는 조식 서비스가 있다는 것이다”고 말하며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는 두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반 분양물량으로 나온 세대가 대부분 저층에 위치했다. 몇몇 방문객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이 분양소장은 "재건축 아파트들은 중층이나 고층은 조합원들이 먼저 분양을 받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사항이다"고 답했다. 

▲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 견본주택 내부.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평균 9억원 이상,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전면 규제 영향 없을까

평균 분양가는 3.3㎡당 4750만원이다. 다소 비싼 가격으로 느껴지지만 지난 9월 분양한 상아2차 재건축인 '래미안 라클래시'가 동일한 가격으로 분양이 진행됐다. 이 단지는 1순위 청약 경쟁률 평균 115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전용별 분양가는 ▲39㎡ 7억3100만~8억3300만원 ▲45㎡ 9억100만~9억9400만원 ▲49㎡ 9억9600만~10억9600만원 ▲59㎡A 11억3500만~12억4900만원 ▲59㎡B 11억3900만~12억200만원 ▲59㎡C 11억7200만~11억9900만원 ▲78㎡A 14억5800만~15억700만원 ▲78㎡C 14억6000만원 ▲84㎡A 15억7300만원 ▲102㎡A 18억7000만원 ▲102㎡B 18억2000만~19억2700만원 ▲114㎡A 20억6700만원 ▲114㎡B 20억7300만~22억6500만원 ▲114㎡C 20억6700만~21억8700만원이다. 

스탠딩 청약 상담석에 있는 안내 관계자는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를 찾는 방문객들은 이미 현금을 어느정도 갖고 계신 분들이다"며 "대출과 금액면 보다는 당첨 가능성에 대해 물어보신다"고 답했다. 

▲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 견본주택 내부.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일단 청약은 무조건 넣어 보는게 맞다" (반포동서 온 40대 초반 이씨)  

"입주 때면 더 오를테니, 청약 당첨되면 시세차익 얻고 파는 것도 생각한다" (개포동서 온 50대 중반 김씨)

이날 견본주택에는 59㎡A(구24평), 84㎡A(구33평), 114㎡C(구43평) 유니트가 마련됐다. 유니트를 관람하는 방문객들 대부분 평면을 마음에 들어했고, 유상옵션에 대한 거부감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실거주를 할 지 투자를 할 지 고민하는 눈초리였다.

114㎡C타입 유니트에서 만난 한 방문객은 "45평 치고 부엌이 넓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59㎡A타입 유니트를 구경중이던 50대 중반 김씨(개포동 거주)는 "안방이 무척 작아 보인다"며 "청약 당첨이 되면 실거주할 지는 생각해 볼 것이다"고 말했다. 다른 방문객은 "중도금 대출이 안 되는게 걱정이다"며 "당첨되면 좋은데 돈은 생각해보고 있다"고 전했다. 

청약 상담은 사전 예약석과 예약을 하지 못한 방문객들을 위한 스탠딩 청약 상담으로 구성됐다. 철저한 방문 사전예약제와 청약 상담석까지 미리 사전 예약한 사람들을 위해 진행됐다. 분양 관계자는 “한 시간에 300명에서 350명 정도 방문객들이 머무르는게 관람 쾌적성도 담보하고 많은 고객들을 끌어올 수 있다”며 “사전예약 경쟁률은 2:1이었다”고 밝혔다.   

▲ 이날 청약 상담은 예약제로 운영됐다. 예약제 상담 뒷편에는 미리 예약을 못한 방문객들을 위한 '스탠딩 청약 상담'이 마련됐다.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방문객 공통점 '강남 거주, 40~50대 중년층, 대출보단 청약 당첨 가능성'

사전예약 상담석을 찾는 방문객들에게는 '강남거주, 40~50대 중년층' 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날 기자가 확인한 8개의 사전예약 청약 상담석 중 대부분 "주로 대출에 대한 상담보다는 1순위 청약 당첨이 가능한 평수를 궁금해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12·16대책으로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 대출이 전면 금지됐지만, 사전예약 상담석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대출은 문제가 아니었다.

견본주택 오픈 첫날인 걸 미뤄봤을 때 분양 시작부터 높은 가점대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한 청약 상담사는 "몇 평을 청약해야 당첨 확률이 있는지를 많이 물어보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담사는 "상담을 도와드린 분들 대부분이 청약 가점이 52점 56점으로 최고 높은 점수는 69점이었다"고 답했다. 

이 분양소장은 “평균 당첨가점은 70점을 넘어야 할 수 있다”며 “대출이 안되는 아파트 단지를 보면 경쟁률과 가점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청약 상담사는 "1주택자는 강남구 거주하는 분들이 많다"며 "무주택자 분들은 용산이나 서울 지역 거주하는 분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상담석은 모르겠지만 지금 제가 한 상담에서 봤을 때 그런 분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왼쪽)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 공사 현장. (오른쪽) 지난 10월 입주한 개포주공3단지 '디에이치아너힐스'.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분양가가 전세가와 같으니 당첨되면 로또"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당첨만 되면 무조건 로또다"고 입을 모았다.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2단지 재건축 '래미안 블레스티지'가 33평이 26억~27억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포 프레스티지 자이'가 84㎡에 15억7300만원에 나온 것과 비교하면, 기존 개포주공 신축 단지보다 적어도 9억원은 저렴하다. 

개포주공 5단지 매매가도 비교적 많이 올랐다.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5단지가 34평에 22억원으로 거래가 됐다"고 말했다. "4단지 조합원 34평을 사려고 해도 20억원이다"며 "20억에서 5억원 정도 추가 분담금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15평 기준이 3억원 추가 분담금이다. 

공사현장 인근에 위치한 공인중개업소들을 확인한 결과, 견본주택을 보고 온 고객들이 많이 찾아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C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3단지 재건축 '디에이치 아너힐스' 30평 대 전세 가격이 14억원이다"며 "전세가와 같은 가격이니 로또인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12·16대책이 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 분양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강남권에서 하는 분양이고 대출이 막히기 때문에 가격에 맞춰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분들이 청약에 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포 주공 타 단지와 비교해서 저렴하게 분양되는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청약 가점도 상당히 높게 나올 것으로 예상이 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