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회사에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만큼 임직원들에게 큰 동기부여는 없다. 그 존중의 형태가 휴가든 급여든 혹은 복지시설의 운영이든 말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커머스 기업 이베이코리아는 모든 복지의 모토를 ‘존중과 배려’로 설정하고 이를 온전하게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원들이 업무에 있어 불편하다고 느끼는 점들을 충분히 복지에 반영하는 등으로 배려해 소속감과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것이다. 임직원 전용 어린이집부터 유연근무, 안식휴가 등 다양한 형태로 임직원들의 ‘행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해피컴퍼니 이베이코리아의 복지 시스템을 소개한다.

만족도 ‘최상’ 임직원 어린이집

이베이코리아는 회사에서 약 10분 거리에 있는 곳에 임직원들의 어린 자녀들을 맡아 돌보는 어린이집 ‘베이트리(Bay Tree)’를 운영하고 있다. 베이트리는 이베이코리아 임직원들의 만 1세에서 3세(3세에서 5세) 자녀들을 업무시간 동안 돌보는 어린이집으로 이베이코리아의 다양한 복지들 중 가장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최대로 돌볼 수 있는 어린이의 수는 47명이며 유아교육 전문 교육을 받은 6~7명의 교사가 근무하고 있어 교사 한 명이 돌볼 수 있는 아이는 7명을 넘지 않는다. 이는 일반 사립 유치원의 어린이 대 선생님 비율보다 높은 수준으로, 임직원들이 안심하고 자녀들을 맡길 수 있도록 한 이베이코리아의 배려다. 현재는 47명 정원에 약 36명의 어린이들이 베이트리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아울러 베이트리는 직장 내 어린이집이지만 일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수준에 이르는 교육 프로그램들을 제공한다. 매 주마다 다양한 교육 활동과 계절에 맞는 체험 프로그램 일정이 정해져 있어 많은 경험이 필요한 3세에서 5세 어린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주요 교육 프로그램은 글쓰기, 미술(만들기), 음악(노래부르기) 공부 등이 있으며 체험활동 프로그램은 계절의 변화를 어린이가 인지할 수 있는 것에 맞춰져 있다. 이에 여름이면 어린이집 마당에 소형 풀장을 설치해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게 하고 봄과 가을에는 소풍을 한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베이트리에 4살 딸 지연이를 맡기고 있는 이베이코리아의 한 임직원은 “무엇보다도 아이의 만족도가 높아서 좋다”라면서 “가끔은 어린이집이 운영되지 않는 주말에도 (어린이집에) 가고 싶다고 조를 정도”라고 말했다.

베이트리는 저녁 6시 이후에 야간 근무를 하는 임직원들을 위해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12시간 동안 어린이들을 돌본다. 그렇기 때문에 늦게까지 남아있는 어린이를 위해 저녁 급식까지 제공한다. 모든 식단에는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해 안전성 인증을 받은 유기농 식자재가 사용된다. 이러한 수준 높은 보육관리 체계를 자랑하는 베이트리는 무료로 운영된다. 그렇기에 베이트리는 매년 입학을 위한 높은 경쟁률이 형성된다. 모든 임직원들의 자녀들을 수용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해서는 현재 수준의 보육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에 무리가 있기에 이베이코리아는 매년 자녀의 등원을 희망하는 임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추첨을 한다.

<미니인터뷰> 이베이코리아 MyHR(인사) 담당 박선애 매니저

Q. 이베이코리아 복지제도의 목표는

A. 이베이코리아의 모든 복지는 다양성과 존중, 자율과 책임이라는 조직문화와의 연계를 지향한다. 궁극적 목표는 회사와 임직원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Great workplace to grow with)의 달성이다. 그렇기에 모든 복지의 기본 원칙은 ‘존중과 배려’다. 단순히 돈을 지급하거나 쉬게 해주는 것 이상으로 회사가 직원들을 위해 많은 것을 신경 쓰고 있다는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다.

Q. 새로운 복지의 아이디어들은 어떻게 얻는가?

A. 복지의 수혜자인 임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대화한다. 이베이 미국 본사에서 시행하고 있는 ‘인게이지먼트 서베이(Engagement Survey)’라는 설문조사를 연 최대 3회 실시해 모든 직원들에게 지금 필요한 복지가 무엇인지, 현재의 복지가 만족스러운지 그렇지 않다면 이유가 무엇인지를 꼼꼼하게 체크하고 인사 담당 부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그 외에는 각 부서의 팀별 리더인 ‘영 보드(Young Board)’들과 인사담당자, 고위 간부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소통하면서 의견을 수렴하기도 한다.

Q. 직원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았던(혹은 좋은) 복지는?

A. 다양한 복지들 중 임직원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은 복지는 유급 출산휴가·육아휴직(출산여성 20주, 남성 및 입양 부모 12주, 2020년부터 시행 예정), 안식휴가(5년 근속 1개월 유급휴가), 유연근무(2주 80시간 내 자율적 조정)와 직장어린이집 베이트리 등이 있다. 이처럼 굵직한 제도 외에도 소소한 배려가 담긴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테면 마사지실(근무시간 중 30분 월 1회) 운영, 난임시술휴가(3일 유급) 지급, 출산선물(기저귀세트), 자녀 입학선물(책가방), 가족기념일(10만원)과 생일(5만원) 선물, 선택적 복리후생(연간 160만원-스마일캐시 또는 복지카드로 이용) 등의 복지는 아마 동종업계 어떤 회사와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을 수준이다.

▲ 이베이코리아 임직원들에게 연간 120만원 상당이 지급되는 스마일캐시. 출처= 이베이코리아

세심한 배려 돋보이는

이베이코리아는 어린이집 운영 외에도 직원들의 만족스러운 근무를 위해 여러 가지 형태의 복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임직원들이 자신의 업무 형태에 따라 출퇴근과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가 있다. 유연근무제는 오전 7시에서 오후 10시까지의 범위에서 30분 단위로 하루 최대 8시간(집중 근무시간 오후 2시~3시를 반드시 포함하는)을 본인의 생활에 맞는 시간을 설정해 근무할 수 있는 제도다.

이를테면 아침 7시 30분까지 출근을 한 임직원은 3시 30분에 퇴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이베이코리아는 여성 직원과 남성 직원 모두에게 출산·육아 유급휴가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이베이코리아는 5년 이상 근속 근무자에게 최대 한 달의 유급휴가를 제공한다. 이 휴가는 각 임직원의 상황에 따라 기간을 분할해서 사용할 수도 있고 한꺼번에 한 달을 사용할 수도 있다. 자녀가 없는 임직원은 길게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기회로 쓰며, 자녀가 있는 임직원들은 어린이들의 방학기간과 맞춰 자녀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기회로 활용한다.

이와 같은 굵직한 복지제도 외에도 이베이코리아는 소소하게 직원들의 편의를 배려하는 복지제도들도 운영되고 있다. 업무 피로로 딱딱하게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실을 운영하는가 하면 이베이코리아 계열 오픈마켓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연간 120만원 상당의 캐시(스마일캐시)나 임직원 전용 할인쿠폰을 지급한다. 특히 여성 근무 비중이 높은 이베이코리아는 여성 직원들을 배려하는 특별한 복지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난임(難妊) 치료나 시술을 위한 휴가와 더불어 여성 전용 휴게실 운영 등은 대표적인 여성 배려 복지다.

지난 2019년으로 근속 5년이 된 이베이코리아 큐레이션 쇼핑몰 ‘G9’ 콘텐츠 큐레이션 팀 박윤지 매니저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이후에도 이처럼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있었던 것은 회사가 다양한 상황에 있는 직원들의 요구를 세심하게 듣고 배려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박 매니저는 “현재 딸은 베이트리에 다니고 있고, 지난해에는 5년 근속 유급휴가를 써 일주일 동안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데 썼다”면서 “이러한 복지들은 삶의 리프레시가 되며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